★탱구리와 손톱 먹은 쥐
옛날옛날, 높은 산과 넓은 들판이 어우러진 작은 마을에 탱구리라는 씩씩하고 영리한 여자아이가 살았어요. 탱구리는 항상 할머니를 도와 밥을 짓고, 빨래를 널고, 마당을 쓸며 부지런히 생활했어요. 하지만 탱구리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이야기 듣기였어요.
마을 어귀에 사는 할아버지는 옛날이야기를 참 잘해 주셨지요. 하루는 탱구리가 할아버지를 찾아가 이야기 하나를 들려 달라고 했어요.
“할아버지, 오늘은 무서운 이야기 하나만 해 주세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허허 웃으며 말씀하셨어요.
“무서운 이야기라… 그러면 ‘손톱 먹은 쥐’ 이야기를 해 주마.”
탱구리는 눈을 반짝이며 기대했어요.
손톱을 먹는 쥐의 전설
아주 먼 옛날, 어느 마을에는 이상한 소문이 돌았어요. 밤마다 집안의 손톱이 사라진다는 것이었어요. 사람들이 깎아 놓은 손톱이 없어지고, 심지어는 자는 사이에 손톱이 사라지는 사람도 있었어요.
마을 사람들은 겁을 먹었어요.
“대체 누가 사람들의 손톱을 가져가는 거지?”
어느 날, 용감한 나그네가 마을을 지나가다가 그 이야기를 들었어요.
“흠… 이건 분명 평범한 일이 아니군.”
그는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절을 찾아가 스님에게 물었어요.
스님은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어요.
“이건 보통 도둑의 소행이 아니다. 전설 속에 등장하는 ‘손톱 먹는 쥐’가 다시 나타난 것이야.”
마을 사람들은 깜짝 놀랐어요.
“손톱 먹는 쥐라니요?”
스님은 깊은 한숨을 쉬며 설명했어요.
“옛날옛날, 이곳에 쥐 한 마리가 살았는데, 이 쥐는 남몰래 사람들의 손톱을 모아 먹었지. 손톱에는 그 사람의 운명이 깃들어 있다고 하지 않느냐? 그래서 손톱을 먹은 쥐는 점점 강해지고, 마침내 인간이 될 수 있다고 했단다.”
사람들은 더욱더 두려워했어요.
“그럼 우리 마을에 사는 쥐도 인간이 되려는 걸까요?”
스님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래, 하지만 손톱을 너무 많이 먹은 쥐는 결국 괴물이 되어 마을을 해치게 될 것이야.”
마을 사람들은 덜덜 떨며 물었어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스님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말했어요.
“손톱 먹는 쥐를 잡을 용감한 사람이 필요하지.”
탱구리의 결심
탱구리는 이 이야기를 듣고 눈을 반짝였어요.
“그렇다면 내가 손톱 먹는 쥐를 찾아야겠어요!”
할아버지는 깜짝 놀라며 손을 저었어요.
“아이고, 탱구리야. 그건 너무 위험하지 않겠니?”
하지만 탱구리는 용감한 아이였어요. 그녀는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몰래 집을 나와 쥐를 찾기 시작했어요.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던 탱구리는 작은 발자국 소리를 들었어요.
“삐긋, 삐긋.”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 소리를 따라갔어요. 그러다 오래된 창고 근처에서 이상한 그림자를 발견했어요.
조용히 숨을 죽이고 살펴보니, 작은 쥐 한 마리가 바닥에 떨어진 손톱 조각을 집어 들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 쥐는 보통 쥐와는 달랐어요.
등은 번쩍거렸고, 눈은 붉게 빛났으며, 몸집도 평범한 쥐보다 훨씬 컸어요.
탱구리는 깜짝 놀랐지만, 용기를 내어 나무 막대를 움켜쥐고 말했어요.
“너야말로 손톱을 훔쳐 간 쥐구나!”
쥐는 탱구리를 보고 크르릉 소리를 내더니, 놀라서 도망치기 시작했어요.
손톱 먹는 쥐의 정체
탱구리는 쥐를 쫓아 숲속까지 달려갔어요. 쥐는 결국 낡은 바위굴 속으로 들어갔고, 그곳에는 수많은 손톱 조각들이 쌓여 있었어요.
탱구리는 눈을 동그랗게 떴어요.
“이걸 다 네가 먹은 거야?”
쥐는 갑자기 몸을 부풀리더니, 점점 커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어느새 사람 크기만큼 커져 버렸어요!
쥐는 비명을 지르며 몸을 뒤틀더니, 점점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나 완전히 변하지 못하고, 얼굴은 쥐의 모습 그대로였어요.
“크르르… 나는 인간이 된다…!”
탱구리는 놀라지 않고 말했어요.
“손톱을 먹으면 인간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너는 이제 괴물이 되었을 뿐이야!”
쥐는 눈을 번뜩이며 탱구리를 덮치려고 했어요. 하지만 탱구리는 준비한 것을 꺼냈어요.
그것은 바로 쑥과 마늘이었어요!
손톱 먹는 쥐의 최후
“으악! 이건…!”
쥐는 마늘 냄새를 맡자 괴로워하며 비명을 질렀어요.
탱구리는 재빨리 쑥과 마늘을 던지며 외쳤어요.
“손톱을 먹고 사악한 힘을 얻으려 했지만, 결국 네가 얻은 것은 저주뿐이야!”
쥐는 점점 작아지더니, 결국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마침내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어요.
마을 사람들은 탱구리의 용감한 행동을 듣고 모두 기뻐했어요.
“탱구리가 우리 마을을 구했어!”
탱구리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어요.
“앞으로는 손톱을 아무 데나 버리지 않도록 해요!”
그날 이후로 마을에서는 손톱을 함부로 버리지 않게 되었어요. 그리고 탱구리는 ‘용감한 소녀’로 불리며 모두의 사랑을 받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