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태연이와 말하는 전화기 마을

newb1230 2025. 4. 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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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오래된 물건들

태연이는 열두 살의 조용한 여자아이예요.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아했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더 사랑했어요. 특히, 할머니 댁에 놀러 가는 걸 좋아했죠. 할머니 댁에는 오래된 물건들이 많았거든요.

"할머니, 이거 뭐예요?"

"그건 다이얼 전화기란다. 예전엔 저걸로 전화를 했지."

태연이는 동그란 다이얼을 신기한 듯 돌려 보았어요. “삐-삐-삐-” 하는 소리가 무척 낯설고도 재미있었죠.

그날 밤, 태연이는 할머니 방 안, 오래된 책상 위에 있던 전화기를 조용히 바라보다가 잠이 들었어요.


제2장. 전화기 마을에 가다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새벽, 태연이는 갑자기 책상 위에서 깨어났어요. 그런데 주위가 이상했어요. 전화기들이 다리와 팔을 갖고 움직이고 있었죠!

“여긴… 어디야?!”

"어서 와! 여기는 전화기 마을이야!"
눈앞에 다가온 건, 핑크색 전화기였어요. 말랑한 몸에 크고 둥근 다이얼이 있었죠.

"난 롤라야. 네가 다이얼을 돌렸지? 그게 이 마을의 초대장이었어!"

태연이는 믿기 힘들었지만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너무 생생했어요. 전화기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종이 울리면 전화를 받는 모습도 있었어요.


제3장. 새로운 친구들

롤라는 태연이를 전화기 마을 구경시켜 줬어요. 거기엔 여러 종류의 전화기가 있었죠.

  • 다이얼기족은 차분하고 예의를 중시했고,
  • 버튼기족은 실용적이며 단체생활을 좋아했어요.
  • 그리고 한쪽엔 소외된 핸드폰족이 조용히 모여 있었죠.

“왜 핸드폰족은 저쪽에만 있어?”

롤라는 안타까운 얼굴로 말했어요.

“요즘 모두가 핸드폰만 쓰잖아. 다이얼기와 버튼기는 점점 잊혀지고 있어. 그러다 보니 서로 서먹해졌지.”


제4장. 핸드폰족의 리더 ‘스냅’

태연이는 핸드폰족이 있는 곳으로 가서 인사를 건넸어요.

“안녕! 난 태연이야.”

그중에서 반짝이는 화면과 매끄러운 디자인을 가진 스마트폰이 다가왔어요.

“난 스냅. 최신형 스마트폰이지. 여기선 좀 튀지…”

스냅은 슬픈 눈으로 웃었어요.

“우린 다 같은 ‘통신기기’인데, 서로 너무 멀어졌어. 예전엔 협력도 했는데…”

태연이는 안타까운 마음에 중얼였어요.

“함께 이야기 나누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텐데…”


제5장. 통신 대축제를 준비하다

전화기 마을에는 해마다 한 번, 모든 전화기들이 소리를 모아 만드는 통신 대축제가 열려요.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좋지 않았어요.

"다이얼족과 핸드폰족이 서로 말을 안 해서 하모니가 안 나와…"
버튼기족 대표인 ‘삐삐’가 한숨을 쉬었어요.

태연이는 손을 들었어요.

"그럼 제가 도와볼게요.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서로를 이해하게 만들면 되잖아요."

모두가 깜짝 놀랐지만, 결국 태연이의 용기에 감동했죠.


제6장. 다이얼기와 핸드폰의 진심

태연이는 다이얼기족에게 말했어요.

"핸드폰은 너희를 싫어하는 게 아니에요. 새로운 방식이 필요했을 뿐이에요."

그리고 스냅에게도 말했죠.

"다이얼기와 버튼기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너희가 있는 거예요."

그날 밤, 다이얼기족 장로 ‘회전님’과 스냅이 조용히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처음엔 어색했지만 점점 웃음이 나오기 시작했죠.


제7장. 대축제의 날

통신 대축제 날, 다이얼기, 버튼기, 핸드폰들이 모두 모여 각자의 벨소리를 연주했어요. 다이얼의 느긋한 회전음, 버튼의 경쾌한 삐삐음, 핸드폰의 맑은 알림소리까지.

그리고 마지막에는 태연이의 목소리도 함께 했어요.

“다른 모습이어도, 우리는 모두 ‘연결’을 위한 존재잖아요.”

그 순간, 하늘 위에서 무지개 파동이 퍼졌고, 전화기 마을 전체가 따뜻한 빛으로 감싸였어요.


제8장. 작별과 연결

축제가 끝난 뒤, 롤라가 말했어요.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이야, 태연아. 넌 이 마을의 첫 인간 손님이었어."

스냅도 다가왔어요.

"우릴 잊지 마. 전화기의 가치는 모습이 아니라 마음이야."

태연이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나도 언제나 너희 목소리를 기억할게.”


에필로그

아침에 깨어난 태연이는 다시 할머니 집 책상 위에 있었어요. 전화기는 조용했지만, 이상하게 다이얼이 반짝이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리고 스마트폰을 꺼내 문자를 보냈죠.

“할머니, 다음에 전화기 얘기 더 해줘요. 그거, 너무 멋진 친구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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