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초콜릿상자의 비밀

newb1230 2025. 4. 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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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이 나오는 상자》

제1장. 낡은 골동품 가게에서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어느 날, 태연이는 골목길을 걷다가 이상한 가게 하나를 발견했다. 오래된 간판에는 '시간의 조각들'이라고 적혀 있었고, 유리 창에는 먼지가 켜켜이 쌓여 있었다. 태연이는 문득 무언가에 이끌리듯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가게 안은 조용하고, 오래된 시계들이 똑딱이는 소리만이 공간을 메우고 있었다. 골동품, 오래된 책, 반짝이는 보석, 그리고 빛바랜 인형들 사이에서 태연이는 작고 네모난 나무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 상자는 작은 자물쇠로 잠겨 있었고, 뚜껑에는 희미하게 초콜릿 그림이 새겨져 있었다.

"그 상자, 그냥 가져가도 돼. 버려진 물건이니까."

가게 주인의 말에 태연이는 깜짝 놀랐다. 소녀는 상자를 조심스럽게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제2장. 달콤한 마법

집에 돌아온 태연이는 상자를 살펴보다, 자물쇠에 손가락이 살짝 스치자 마치 오래 기다렸다는 듯이 찰칵, 열리고 말았다. 그리고 상자 안에서 달콤한 초콜릿 향이 퍼져 나왔다. 작고 반짝이는 은색 포장지에 싸인 초콜릿이 하나 들어 있었다.

태연이는 조심스레 초콜릿을 꺼내어 입에 넣었다. 그 순간, 방 안의 공기가 달라졌다. 초콜릿이 입에서 사르르 녹자, 태연이는 눈앞에 펼쳐진 새로운 세계를 보게 되었다. 벽지가 초콜릿 강으로 변하고, 바닥은 마시멜로 구름처럼 푹신해졌으며, 하늘에서는 사탕비가 내렸다.

꿈이 아닐까 싶었지만, 태연이는 자신의 손에 들린 상자를 다시 바라보았다. 상자 안에는 또 다른 초콜릿이 들어 있었다. 그것도 다른 모양, 다른 포장지로.

그날 이후, 태연이는 하루에 한 번씩 상자에서 초콜릿을 꺼내 먹으며 매일 다른 세계로 모험을 떠났다.

제3장. 초콜릿 나라의 주민들

어느 날, 태연이는 초콜릿을 입에 넣고 눈을 뜨자, 커다란 초콜릿 성이 보이는 마을 한가운데 서 있었다. 그곳은 '쇼코랜드'라는 이름의 마법 세계였고, 주민들은 전부 다양한 디저트로 이루어진 귀여운 생명체들이었다.

마카롱 요정, 젤리 곰돌이, 크림 롤러가 함께 살고 있었으며, 모두 태연이를 반갑게 맞이했다. 태연이는 쇼코랜드의 왕인 '다크초코 대왕'도 만나게 되었다.

"이 세계는 아주 오랜 옛날, 마음이 순수한 자의 상상에서 만들어진 곳이란다. 그리고 네가 바로, 그 마법을 다시 깨운 아이란다."

태연이는 놀랐다. 자신이 상상한 것들이 진짜 세계를 만들 수 있다니.

제4장. 사라지는 단맛

그러나 몇 번의 여행 후, 태연이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초콜릿을 먹고 들어간 세계가 점점 어두워지고, 디저트 생명체들이 슬퍼 보였다. 심지어 달콤했던 초콜릿 강도 점점 쓰고 짙어졌다.

쇼코랜드의 빛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태연이는 다크초코 대왕을 다시 찾아갔다.

"이 세계는 너의 기쁨에서 만들어진다, 태연아. 그런데 요즘 너의 마음이 복잡하고 슬퍼졌지?"

태연이는 고개를 떨궜다. 최근 친구와 다툰 일, 시험에 대한 걱정, 그리고 외로움이 쌓여 있었던 것이다.

"초콜릿 상자는 단순한 마법이 아니라, 네 감정을 담아내는 상자란다."

제5장. 달콤함을 되찾기 위해

태연이는 상자를 꼭 안고 현실 세계로 돌아왔다. 그녀는 먼저 친구에게 진심으로 사과했고, 엄마와 함께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며 오랜만에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매일 감사한 일 세 가지를 공책에 써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마음이 조금씩 따뜻해지자, 다시 상자에서 초콜릿이 나왔다. 이번에는 무지갯빛 포장지에 싸여 있었다. 태연이는 그것을 조심스레 입에 넣었고, 다시 쇼코랜드에 도착했다.

이전보다 더 화려해진 세계. 빛나는 마시멜로 구름, 반짝이는 젤리 나무, 그리고 웃음을 되찾은 주민들. 다크초코 대왕은 태연이에게 왕국의 열쇠를 건넸다.

"이제부터 너는 쇼코랜드의 수호자야. 이 상자는 너의 마음을 담는 거울이기도 하니까, 늘 마음을 잘 돌봐줘야 한단다."

제6장. 마음의 맛

시간이 흐르고, 태연이는 자라났다. 어린 시절의 초콜릿 상자는 그녀의 책장 한쪽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었다. 가끔 마음이 답답할 때, 그녀는 상자를 열어보곤 했다. 그때마다 다른 맛의 초콜릿이 나왔고, 그것은 그녀가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알려주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태연이는 어느 날 작은 도서관을 열었다. 그곳은 아이들이 꿈을 키우고 상상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었고, 한쪽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당신의 마음이 달콤할수록, 세상도 달콤해져요.』

그리고 그 옆에는 작고 낡은 상자가, 조용히 빛을 내고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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