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뽀뽀 문어와 태연이》

newb1230 2025. 4. 2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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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보랏빛 조개

태연이는 여름 방학을 맞아 외딴 바닷가 마을에 놀러 가게 되었어. 외할아버지가 혼자 사시는 그곳은 작은 등대가 있는 조용한 마을이었지.
하루는 태연이가 바닷가에서 조개껍데기를 줍다가 보랏빛으로 빛나는 작은 조개 하나를 발견했어. 신기하게도 그 조개는 작게 심장이 뛰는 듯 ‘두근두근’ 거렸지.

“뭐지? 살아 있는 조개인가?”

그 순간, 조개가 스르르 열리더니, 안에서 작은 문어 한 마리가 삐죽 튀어나왔어. 문어는 머리에 작은 별 모양 반창고를 붙이고 있었고, 태연이를 보자 깜짝 놀라 팔을 바둥거렸어.

“안녕? 넌 누구야?”

“...뽀뽀!”

“뽀뽀...? 그게 네 이름이야?”

문어는 대답 대신 다리로 태연이의 뺨에 뽀뽀를 ‘쪽!’ 하고 날렸어. 그 따뜻한 촉감에 태연이는 웃음을 터뜨렸고, 그렇게 태연이와 뽀뽀 문어의 특별한 여름이 시작됐어.


2장. 숨겨진 바다 동굴

태연이와 뽀뽀 문어는 금세 친구가 되었어. 태연이는 매일같이 바닷가로 나와 뽀뽀를 만났고, 뽀뽀는 작은 조개껍데기나 해초 머리띠를 태연이에게 선물로 가져다주었지.

그러던 어느 날, 태연이는 뽀뽀의 다리에 이상한 문양이 새겨진 걸 보았어. 그것은 조개 모양과 달, 그리고 물결이 겹쳐진 아주 오래된 마법 기호였지.

“이건 뭐야?”

뽀뽀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태연이를 등에 태우고 바닷속으로 들어갔어. 그리고는 바위 밑, 아무도 몰랐던 숨겨진 바다 동굴로 태연이를 데려갔지.

그 안엔 오래된 해적의 배, 무지갯빛 산호, 그리고 바닷속 생물들이 만든 비밀의 벽화가 있었어. 그리고 그 벽화엔 뽀뽀 문어와 닮은 문어가 나타나 사랑을 퍼뜨리는 전설이 새겨져 있었지.

“이 문어가... 너야?”

뽀뽀는 살짝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어.


3장. 분홍 구름의 저주

전설에 따르면, 옛날 옛적 사랑의 섬이라 불리는 곳이 있었고, 그 섬엔 ‘뽀뽀 문어족’이 살고 있었대. 이 문어들은 세상에 사랑을 퍼뜨리는 힘이 있었고, 만나는 이마다 다정한 마음을 나누게 만들었지.

하지만 어느 날, 하늘에서 내려온 ‘분홍 구름 마녀’가 그들을 질투해 저주를 걸었대. 그 후 뽀뽀 문어들은 모습이 작아지고 힘도 사라져, 세상으로 흩어지게 되었지.

“그럼... 너는 마지막 남은 뽀뽀 문어야?”

뽀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어. 그리고 태연이에게 말없이 팔 하나를 건넸어. 그 안엔 별 조개 부적이 있었지.

“이 부적은 네가 사랑을 전할 때마다 힘을 얻는대. 함께 마녀를 막아 줄 수 있어?”

“물론이지. 나, 뽀뽀와 꼭 지켜줄 거야!”


4장. 마음을 잃은 마을

그날부터 태연이와 뽀뽀는 함께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되찾는 일을 시작했어.
첫 번째는 등대지기 할아버지.
혼자 외롭게 지내며 말을 하지 않았던 그분에게 뽀뽀가 ‘쪽!’ 하고 뺨에 뽀뽀를 하자, 그 눈빛이 부드럽게 풀렸고, 할아버지는 오랜만에 웃으며 말했지.

“고맙다, 작은 문어 친구야.”

다음은 아이들과 놀지 않고 혼자 있던 유리. 태연이가 같이 놀자고 손을 잡고, 뽀뽀가 다정하게 감싸 안자, 유리는 처음으로 태연이와 놀이터에서 웃으며 놀게 되었지.

그럴 때마다 별 조개 부적은 반짝였고, 뽀뽀의 색도 점점 선명한 보랏빛으로 돌아왔어.

하지만 분홍 구름 마녀는 이를 지켜보고 있었어. 그리고 마침내 하늘에서 거대한 분홍 안개를 몰고 나타났지.


5장. 하늘 위의 전투

“너희가 또 사랑을 퍼뜨리고 있구나...”

분홍 구름 마녀는 하늘에서 내려와 마을을 뒤덮었고, 사람들의 마음은 다시 어두워졌어. 웃음은 사라지고, 조용한 기운만이 돌았지.

태연이는 무서웠지만, 뽀뽀가 꼭 껴안아주었어.

“태연이… 괜찮아. 우리가 함께잖아.”

둘은 마을 광장에 서서, 모두가 보도록 손을 꼭 잡았어. 태연이는 외쳤지.

“사랑은 절대 사라지지 않아! 우리가 다시 전할 거야!”

그 순간, 별 조개 부적에서 강한 빛이 터져 나왔고, 하늘로 솟아올라 마녀의 안개를 갈랐어.
뽀뽀 문어는 거대한 모습으로 변하며 하늘을 헤엄쳤고, 다리 끝에서 ‘쪽쪽쪽’ 사랑의 뽀뽀들을 퍼뜨렸지.

분홍 마녀는 소리치며 물러갔고, 하늘은 다시 파란색으로 되돌아왔어.


6장. 이별의 진주

모든 게 끝나고, 마을은 다시 평화를 되찾았어. 사람들은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사랑의 힘이 퍼졌지.
하지만 뽀뽀는 태연이에게 마지막 선물을 건넸어. 그것은 작은 투명 진주, 안에 조그맣게 빛나는 하트가 들어 있었지.

“이건…?”

“이제 나는 다시 바다로 돌아가야 해. 다른 곳에도 사랑이 필요하거든.”

태연이는 울고 싶었지만, 뽀뽀의 따뜻한 눈을 보며 웃었어.

“꼭 또 만나자. 약속이야!”

“쪽!”

뽀뽀는 태연이의 이마에 마지막 뽀뽀를 해주고, 조개껍데기 속으로 스르륵 들어가 바닷속으로 사라졌어.


7장. 진주는 웃는다

그 후로 태연이는 종종 바닷가에 나와 조용히 바다를 바라보며 뽀뽀를 그리워했어.
가끔 바다에서 보랏빛 물방울이 튀면, 태연이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지.

“뽀뽀야, 잘 지내지?”

태연이의 책상엔 언제나 진주 구슬이 있었고, 그건 태연이의 마음을 지켜주는 사랑의 부적이 되어주었어.

어느 날 밤, 진주가 살짝 흔들렸고 그 안에서 ‘쪽!’ 소리가 들린 듯했어.
그리고 태연이는 말했지.

“응, 나도 너한테 뽀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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