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태연이와 피리의 별노래》🎶

newb1230 2025. 5. 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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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달빛 아래의 피리

태연이는 산속 마을에 사는 열두 살 소녀였어요.
사람들은 그녀를 "조용한 아이"라고 불렀어요.
하지만 사실 태연이는 말수가 적을 뿐, 마음속엔 온갖 멜로디가 흐르고 있었죠.

그녀의 유일한 친구는 외할머니가 물려준 오래된 나무 피리였어요.
그 피리는 연한 연분홍색에 가까운 나무결이 살아 있고, 불면 마치 바람이 노래하는 듯한 소리가 났죠.

밤마다 태연이는 마당에 앉아 달빛 아래 피리를 불었어요.
그러면 멀리서 반딧불이 몰려오고, 고양이들이 나란히 앉아 태연이를 바라봤어요.

“넌 정말 신기한 피리를 부는구나.”
고양이 ‘무이’가 어느 날 말을 걸었죠. 물론 꿈이었을지도 몰라요.

“이 피리는 할머니의 피리야. 하지만… 할머니는 한 번도 피리를 불지 않았어.”
“그건… 언젠가 너만의 노래를 찾으라고 남기신 걸 거야.”

그리고 그날 밤, 하늘에서 별 하나가 뚝 떨어졌어요.
태연이는 고개를 들었고, 별이 떨어진 곳에서 바람이 부는 소리를 들었어요.


제2장. 별의 계곡으로 가는 문

다음 날 아침, 태연이는 숲 가장자리에서 낯선 돌문을 발견했어요.
아무도 본 적 없는 문이었죠. 그리고 문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어요.

"피리의 노래로 문을 열어라."

태연이는 조심스럽게 피리를 꺼내 입에 댔어요.
가장 좋아하던 선율을 불었고, 그러자 돌문은 서서히 열리며 빛나는 길을 드러냈어요.

길 끝에는 별빛이 쏟아지는 계곡이 있었고, 그곳에서 다양한 악기 요정들이 연주를 하고 있었어요.
작은 드럼 요정, 트라이앵글 요정, 리본처럼 긴 바이올린 요정까지!

“어서 오세요, 별의 계곡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작은 피리 요정이 반짝이며 태연이 앞에 섰어요.

“나는 ‘엘르’. 이곳은 진심의 멜로디를 지닌 자만이 들어올 수 있어.”

“진심의… 멜로디?”

“네 피리는 아주 오래전, 별노래를 불러내던 자들의 피리야. 하지만 이제 별노래는 잊혀졌지.”

“내가 그걸 다시 불 수 있을까요?”

엘르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건 너의 마음에 달렸어.”


제3장. 소리의 바다, 감정의 시련

엘르는 태연이를 ‘소리의 바다’로 데려갔어요.
그곳은 눈으로 볼 수 없는 멜로디가 흐르고, 파도는 감정의 높낮이에 따라 넘실거렸어요.

“이곳에서 피리를 불면, 네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 무서운 진실이 드러날 수도 있어.”

태연이는 두려웠지만 용기를 냈어요.
피리를 입에 대고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음을 불었죠.

🎵
슬픔, 외로움, 기다림…
엄마가 돌아오지 않았던 날,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손을 잡아주던 그 밤…
🎵

피리 소리에 맞춰, 파도가 거세게 밀려왔어요.
태연이는 눈물을 흘리며도 불기를 멈추지 않았죠.

“괜찮아. 다 괜찮아. 난 이제 도망치지 않을 거야.”

바다가 조용해졌을 때, 바닷물 위에 작은 별 하나가 떠올랐어요.

“이건… 너의 첫 번째 별노래야. 감정을 이겨낸 너의 진심.”


제4장. 어둠의 무음 숲

엘르는 말했어요.

“이제 남은 건 마지막 시련, ‘무음 숲’이야. 거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말도, 마음도 전해지지 않아.”

“그럼… 피리도 소용없다는 거야?”

“아니. 피리만이 유일한 길이야. 진짜 소리란 귀가 아닌 마음으로 듣는 거니까.”

태연이는 깊은 안개 속의 숲으로 들어갔어요.
처음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죠.
그녀는 두려움 속에서도 피리를 불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무 소리가 나지 않았어요.
“왜지? 왜 아무 소리도 안 들려?”

그때, 숲속에서 검은 그림자가 다가왔어요.
“진심은 무의미해. 아무도 네 마음을 듣지 않아.”

그건 바로 태연이의 불안과 두려움이 만든 그림자였어요.
태연이는 눈을 감고, 할머니의 목소리를 떠올렸어요.

“태연아, 소리는 언제나 네 안에 있어. 그것을 믿어.”

그녀는 다시 피리를 불었고, 이번엔 소리가 아닌 빛이 퍼져나갔어요.
숲이 점점 투명해지고, 그림자는 사라졌어요.

“소리를… 내 마음으로 불었어.”


제5장. 피리의 별노래

마지막 장소는 ‘하늘 무대’였어요.
별빛이 춤추는 그곳엔 작은 단상이 있었고, 수많은 요정들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이제, 별노래를 부를 시간입니다.”

태연이는 하늘을 바라보며 피리를 꺼냈어요.
그리고 그녀의 마음 속 이야기를 담아 불기 시작했죠.

🎵
잃어버린 시간, 지워진 웃음
그 모든 걸 안고 나는 노래해
내 피리 속엔 너의 이야기,
별이 되어 다시 불러낼게…
🎵

그 순간, 하늘에서 무수한 별들이 쏟아졌어요.
각 별은 누군가의 잊힌 이야기였고, 피리 소리에 반응하며 다시 빛났어요.

하늘이 반짝였고, 별노래는 전 우주에 울려 퍼졌어요.

엘르가 다가왔어요.

“너는 이제 진정한 피리소녀야. 이 세계의 멜로디를 지킬 수 있는 자.”

“하지만… 이제 돌아가야 해요.”

“그래. 현실에서도 네 피리는 누군가의 마음을 열 수 있을 거야.”


제6장. 돌아온 마을, 그리고 새로운 시작

아침이 밝았어요.
태연이는 자신의 방에서 깨어났지만, 손엔 여전히 피리가 있었어요.

그리고 창문 밖에는 반짝이는 작은 별이 떠 있었죠.
고양이 무이가 말했어요.

“넌 이제 혼자서도 음악을 만들 수 있어.”

학교 음악 시간, 태연이는 자신의 피리를 꺼내 연주했어요.
친구들은 처음엔 놀랐지만, 곧 조용히 귀를 기울였어요.

“태연이 연주 들으면… 마음이 편해져.”

“신기해. 난 울 뻔했어.”

태연이는 웃었어요.
그건 피리 속에 담긴 별노래였고, 사람들의 마음에 진심을 심는 멜로디였어요.

그리고 매일 밤, 그녀는 달빛 아래 피리를 불었어요.
별의 계곡과 요정들, 그리고 자신만의 노래를 떠올리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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