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단팥빵 속의 비밀 마을》

newb1230 2025. 5. 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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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따끈따끈 단팥빵 한 봉지

5월의 바람이 따뜻하게 불어오던 어느 날, 태연이는 집 앞 단골 빵집 ‘호호 베이커리’에 들렀다.
“단팥빵 하나만 주세요.”
태연이는 뽀얀 얼굴에 웃음을 띠며 외쳤다.

빵집 할머니는 늘 그렇듯 부드러운 미소로 말했다.
“오늘은 특별한 단팥빵이 나왔단다. 비밀이 담긴 빵이지.”
할머니는 작고 포근한 봉투에 단팥빵을 하나 담아주며 눈을 찡긋했다.
“꼭 따뜻할 때 먹어야 해. 안 그러면 마법이 사라지거든.”

태연이는 갓 구운 단팥빵을 손에 들고 집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갑자기 바람이 세차게 불더니, 종이봉투가 손에서 미끄러졌다.
“어, 안 돼!”

단팥빵은 땅에 떨어지지 않고, 공중에 둥둥 떠오르더니 마치 문처럼 두 쪽으로 갈라졌다.
그리고 그 안엔… 조그마한 계단이 나타났다.

“으… 이게 뭐야?”
단팥빵 안으로 들어가는 계단이었다.
태연이는 숨을 삼키며 말했다.
“이건 그냥 빵이 아니야… 가볼 수밖에 없잖아!”

그리고 태연이는 계단을 따라 단팥빵 속으로 들어갔다.


제2장. 팥마을의 인사

태연이가 도착한 곳은 ‘팥마을’이라는 이름의 신비로운 세계였다.
하늘은 고운 분홍빛이고, 길은 고소한 밀가루 가루로 덮여 있었다.
구름은 설탕처럼 보송보송했고, 집들은 모두 단팥빵 모양이었다.

“어서 오세요!”
조그마한 팥요정들이 태연이를 둘러싸며 외쳤다.
“태연이 왔다! 전설의 아이가 왔다!”

태연이는 깜짝 놀랐다.
“내가 전설의 아이라고?”

팥요정 중 하나가 앞에 나섰다.
“난 달콩이야. 이 마을의 기록지기지. 오래전 예언서에 나와 있었어.
‘진심을 가진 아이 하나, 단팥을 녹이고 마을을 구하리라.’”

“마을을 구한다고?”
“응! 여긴 지금 단팥이 점점 굳고 있어. 마법의 단팥이 굳으면 마을이 무너지고 말아.
그걸 풀 수 있는 사람은 단 하나, ‘단맛을 기억하는 아이’뿐이야.”

태연이는 눈을 깜빡이며 생각했다.
'내가 정말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

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뭔가가 ‘할 수 있어!’라고 속삭이는 듯했다.


제3장. 단팥의 비밀 지도

달콩이는 태연이를 마을 한가운데 ‘찐빵 나무’ 아래로 데려갔다.
나무의 열매는 다 증기처럼 김이 났고, 나뭇가지에는 오래된 지도가 걸려 있었다.

“이건 ‘단팥의 근원’을 찾는 지도야. 전설에 따르면, 진짜 단맛은 네 가지 조각으로 흩어졌대.”
“네 가지?”
“응. 첫 번째는 ‘기억의 팥’, 두 번째는 ‘용서의 팥’, 세 번째는 ‘나눔의 팥’, 그리고 마지막은 ‘희망의 팥’이야.”

태연이는 지도에 표시된 네 개의 빛나는 점을 바라보며 다짐했다.
“좋아. 꼭 다 찾을게!”

달콩이는 태연이의 가방에 작은 단팥빵을 하나 넣어줬다.
“이건 너를 지켜줄 ‘진심의 빵’이야. 위기가 닥치면 꼭 꺼내.”

그리고 태연이의 단팥 여정이 시작되었다.


제4장. 기억의 숲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은 ‘기억의 숲’이었다.
이곳은 나무마다 추억이 깃들어 있었고, 누군가의 웃음소리, 울음소리가 바람에 실려 들려왔다.

태연이는 길을 따라 걷다가 어린 시절 자신의 기억이 담긴 나무를 보았다.
어렸을 때 외롭게 먹었던 단팥빵, 엄마가 처음 만들어준 따뜻한 빵 냄새.

“단팥은… 추억이야.”

그 순간, 나무에서 붉은 보석처럼 빛나는 팥알이 떨어졌다.
“첫 번째 팥, 기억의 팥을 얻었어요!”


제5장. 용서의 동굴

다음 장소는 ‘용서의 동굴’.
이곳엔 마음속 상처를 안고 있는 이들이 조용히 머무르고 있었다.

태연이 앞에 한 소녀가 나타났다.
“내 이름은 여리야. 친구가 내 소중한 인형을 망가뜨렸는데… 미워서 용서 못했어.”

태연이는 여리의 손을 잡고 말했다.
“나도 그랬어. 나도 친구에게 속상했던 적 있었어.
하지만 마음을 열면, 단팥처럼 따뜻해져.”

눈물이 맺힌 여리의 눈에서 빛이 흘렀고, 바위 틈에서 붉은 팥알이 솟아올랐다.
“두 번째 팥, 용서의 팥을 얻었어요!”


제6장. 나눔의 시장

세 번째 장소는 활기찬 시장.
하지만 시장은 텅 비어 있었고, 상인들은 서로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태연이는 가방에서 진심의 빵을 꺼내 반으로 잘라 어떤 상인에게 나눠줬다.
“혼자 먹는 것보다 함께 나눠 먹으면 더 맛있어요.”

그 말을 들은 상인들이 하나둘 빵을 서로 나누기 시작했다.
시장은 다시 활기를 되찾았고, 중앙 분수대에서 세 번째 팥알이 솟아올랐다.
“세 번째 팥, 나눔의 팥을 얻었어요!”


제7장. 희망의 언덕

마지막 목적지는 구름이 깔린 황량한 언덕.
이곳엔 팥마을의 옛 지도자 ‘검은단팥령’이 잠들어 있었다.

“희망 따위, 오래전에 사라졌다!”
그는 고함쳤다.
“세상은 이기적이야. 따뜻한 마음 같은 건 의미 없어!”

태연이는 조용히 말했다.
“그렇지 않아요. 난 오늘 팥마을에서 따뜻함을 느꼈어요.
추억, 용서, 나눔, 그리고 이 말을 전하는 지금… 바로 ‘희망’이에요.”

그 순간, 태연이의 가슴에서 밝은 빛이 퍼졌고
마지막 팥알이 빛을 내며 하늘로 떠올랐다.

“네 번째 팥, 희망의 팥을 얻었어요!”


제8장. 완성된 단팥

네 가지 팥알이 하나로 모이자
팥마을 중심에 거대한 단팥빵이 피어났다.
마치 꽃처럼, 부풀어 오르고, 향긋하고 따뜻한 향이 퍼졌다.

“이제 마법의 단팥이 완성됐어!”
달콩이가 외쳤다.

태연이는 그 빵을 조심스럽게 나누어 먹었다.
마을 사람 모두가 한입씩 베어 물 때마다 웃음소리와 포근함이 퍼졌다.

그리고 그 빛은 태연이를 감싸며, 현실 세계로 데려왔다.


제9장. 다시 돌아온 아침

태연이는 눈을 떴다.
자기 방이었다.
책상 위엔 처음에 받았던 단팥빵 봉투가 놓여 있었다.
그 속에는 작은 메모가 있었다.

“진심은 사라지지 않아요. 단팥처럼 마음속에서 천천히 녹아요.”

태연이는 단팥빵을 한입 베어 물며 조용히 웃었다.
“정말 따뜻하다… 어쩌면 오늘은 정말 마법 같은 날이었는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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