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태연이의 초록초록 잔디밭 모험

newb1230 2025. 5. 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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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풀잎 아래의 비밀

봄이 막 시작된 어느 날, 햇살은 부드럽게 대지를 감싸고, 나뭇가지 끝에는 연두빛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났다. 동네 놀이터 옆에는 넓디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었다. 그곳은 태연이의 비밀 놀이터였다.

태연이는 그 잔디밭을 “초록 나라”라고 불렀다. 나비가 춤추고, 개미들이 줄지어 행진하며, 바람은 풀잎을 쓰다듬는 곳. 오늘도 태연이는 작은 도시락 가방에 사과 한 조각과 물 한 병을 넣고, 수첩과 색연필도 챙겼다.

"오늘은 풀잎을 따라 누가 사는지 꼭 알아내고 말 거야!"

엄마에게 인사를 하고 잔디밭에 도착하자, 태연이는 바닥에 엎드려 풀 사이를 유심히 들여다봤다. 그 순간, 아주 작고 반짝이는 무언가가 풀잎 사이에서 깜빡였다.

“어? 저게 뭐지?”

태연이가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건드리자, 갑자기 눈앞이 반짝이며 커다란 초록빛 문이 열렸다!


제2장. 풀잎의 나라, 포푸리밭

눈을 뜨니 태연이는 자신이 아주 작아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풀잎 한 장이 얼굴보다 컸고, 민들레는 마치 나무처럼 보였다. 그녀 앞에 선 건 잔디 요정 ‘리리핑’. 리리핑은 작고 귀여운 요정으로, 머리에 클로버 왕관을 쓰고 있었다.

“너는 누구야?” 태연이가 묻자,

“나는 풀잎의 수호요정 리리핑! 넌 우리가 기다리던 특별한 친구야!”

리리핑은 태연이의 손을 잡고 풀잎 위를 톡톡톡 뛰어다녔다. 하늘엔 민들레씨가 흩날렸고, 땅 아래선 개미 기차가 씽씽 달렸다. 여기저기서 요정들이 반가워하며 “안녕, 태연!” 하고 손을 흔들었다.

“여긴 포푸리밭. 우리 풀잎 친구들이 사는 마법의 마을이야!”


제3장. 풀꽃 축제를 준비해요

포푸리밭에서는 곧 ‘풀꽃 축제’가 열릴 예정이었다. 일 년에 한 번, 잔디밭이 가장 초록초록해질 때 여는 특별한 날이다. 요정들은 노래 연습을 하고, 딱정벌레들은 무대 장식을 꾸몄다.

태연이는 자원봉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리리핑은 대답했다. “태연이는 사람 세계에서 온 아이니까 ‘하늘그림’을 도와줘!”

하늘그림은 축제를 알리는 하늘 광고로, 풀잎 마을 위에 거대한 그림을 그리는 행사였다. 태연이는 색연필을 꺼내 민들레 흰 씨앗 위에 무지개, 웃는 나비, 춤추는 도토리 그림을 그렸다. 바람이 불자 씨앗들이 하늘로 날아가, 그 그림들이 공중에 펼쳐졌다.

모든 요정들이 박수를 쳤다. “우와아! 태연이는 진짜 예술가야!”


제4장. 사라진 클로버 별

하지만 축제 하루 전날 밤, 사고가 일어났다. 하늘 위를 빛내주는 ‘클로버 별’이 사라진 것이다. 그 별은 풀잎 마을의 행운을 지켜주는 상징이었다.

“큰일이야!” 리리핑이 울상을 지었다.

요정 장로인 루루핑이 말했다. “예전에 클로버 별을 탐낸 그림자 도깨비, 검풍이가 돌아온 것 같구나.”

태연이는 당차게 말했다. “그럼 내가 되찾아올게요!”

태연이와 리리핑, 그리고 무당벌레 기사 ‘도도핑’이 힘을 합쳐 도깨비 숲으로 떠났다. 숲에는 길을 헷갈리게 하는 수수께끼 나무, 유혹하는 향기 꽃, 웃음이 멈추면 문이 닫히는 웃음 동굴 등 다양한 시련이 있었다.

태연이는 풀잎 친구들의 도움으로 모든 시련을 이겨냈다. 마지막엔 검풍이와 마주쳤고, 그에게 말했다.

“행운은 빼앗는 게 아니라 나누는 거야.”

태연이의 말에 검풍이는 잠시 멈췄고, 리리핑이 조용히 노래를 불렀다. 그러자 클로버 별이 빛나기 시작했다. 검풍이는 고개를 푹 숙이며, 별을 돌려주고 숲 속으로 사라졌다.


제5장. 축제의 날

다시 돌아온 클로버 별은 하늘 한가운데서 반짝였다. 축제가 시작되자 풀잎 악단이 연주를 하고, 반딧불이들이 조명처럼 날아다녔다. 리리핑은 태연이에게 초록빛 리본 목걸이를 걸어주었다.

“이건 우리 마을의 명예 친구에게만 주는 선물이야!”

태연이는 하늘을 보며 속삭였다.

“다시 와도 되지?”

리리핑은 웃으며 대답했다. “언제든 풀잎 향이 나는 날, 문이 열릴 거야.”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태연이는 잔디밭에 엎드려 있었다. 수첩 한쪽에 풀잎이 하나 살짝 꽂혀 있었고, 목에는 익숙하지 않은 초록빛 리본이 달려 있었다.

그날 이후 태연이는 잔디밭에 올 때마다 살금살금 풀잎 사이를 들여다보았다.

“오늘은 어떤 모험이 날 기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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