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반짝반짝 탄산별의 비밀》

newb1230 2025. 5. 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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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톡톡 마을의 작은 발명가

태연이는 늘 궁금한 게 많고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하는 초등학교 3학년 소녀였다. 특히 과학 시간에 배운 실험들이나 집에 있는 사소한 것들을 조합해서 자신만의 물건을 만들어내는 걸 무척 좋아했다. 태연이의 집엔 오래된 냉장고, 반쯤 고장난 믹서기, 달그락거리는 유리병들이 한가득이었다. 태연이는 그걸 "나만의 연구실"이라고 불렀다.

어느 날, 태연이는 탄산음료를 만들 수 있다는 비밀 레시피가 실린 오래된 책을 발견했다. 책 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별의 거품을 담은 자,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 것이다."

그 문장을 보는 순간, 태연이의 심장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2장. 탄산별의 조각

책에 나온 재료들은 평범한 게 아니었다.
달빛에 반사된 민트잎, 무지개 아래에서 자란 사과 껍질, 그리고 '탄산별의 조각'이라는 이상한 재료가 필요했다. 태연이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탄산별'이라는 게 실제로 있는 건지 고민했다.

며칠 뒤, 태연이는 밤하늘에서 반짝이며 떨어지는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자전거를 타고 전속력으로 숲속으로 달렸다. 그곳에는 이상하게 반짝이며 톡톡 튀는 돌멩이 같은 게 있었다. 손으로 만지자 미세한 탄산 거품이 튀었다.

"이게… 진짜 탄산별의 조각이야?"

태연이는 눈을 반짝이며 그것을 병에 담아 집으로 돌아왔다.


3장. 첫 번째 거품

다음 날, 태연이는 실험실처럼 꾸민 부엌에서 책에 나온 레시피대로 재료들을 조심스럽게 섞었다. 마지막으로 탄산별 조각을 넣는 순간, 투명한 유리병 안에서 반짝이는 거품이 피어오르며 아름다운 소리를 냈다.

"치이익… 퐁!"

병뚜껑이 살짝 열리자, 방 안에 환상적인 향기가 가득 퍼졌다. 시원하면서 달콤한, 뭔가 상상도 못한 별빛 냄새였다.

태연이는 조심스레 그 탄산음료를 한 모금 마셨다.

"으응…?"

세상이 눈부시게 빛나더니, 태연이의 발밑에서 갑자기 무지갯빛 문이 열렸다.


4장. 탄산세계 스파클라

태연이는 정신을 차렸을 때, 이상한 세계에 와 있었다. 하늘은 분홍빛 구름으로 가득했고, 나무에는 사탕이 열리고, 땅은 바닐라 아이스크림처럼 폭신했다. 그곳은 '스파클라'라는 이름의 탄산세계였다.

그리고 눈앞에는 작은 생물체가 둥실둥실 떠다니고 있었다. 그 생물은 크고 반짝이는 눈, 거품 같은 날개, 그리고 꼬물거리는 팔을 가지고 있었다.

"반가워! 나는 루루핑! 탄산의 요정이야!"

"탄산의… 요정?"

"너, 탄산별의 조각을 사용했지? 그래서 여기 온 거야. 스파클라에 온 건 처음이지?"

태연이는 어리둥절했지만, 곧 루루핑을 따라 탄산마을로 향했다. 그곳은 탄산버블로 굴러다니는 차, 콜라 폭포, 오렌지 소다강, 그리고 탄산캔의 모양을 한 집들이 줄지어 있었다.


5장. 거품왕국의 이상징후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전부 슬퍼 보였다. 루루핑은 설명했다.

"요즘 탄산세계에 이상한 일이 생기고 있어. 탄산기운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무탄산 안개’가 마을을 뒤덮고 있거든."

태연이는 바로 문제의 원인을 찾고 싶었다. 마을의 어르신 ‘콜라장로’는 말했다.

"탄산의 근원, 반짝거품샘이 멈춰버렸단다. 그것을 되살릴 수 있는 건 전설 속 '거품의 조율자'뿐이지."

"그게… 저일 수도 있어요."

"……그럼 너에게 마지막 탄산지도 조각을 맡기마. 스파클라의 중심, 탄산산으로 향하거라."


6장. 무탄산 안개의 정체

태연이와 루루핑은 오렌지탄산강을 건너고, 지하 사이다동굴을 지나 탄산산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곳엔 어두운 안개가 자욱했고, 아무것도 반짝이지 않았다.

"저건…?"

산 정상에는 거대한 기계가 있었다. 안개는 그 기계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낯선 인물이 서 있었다. 검은색 옷에 유리병을 목걸이처럼 달고 있는 그 인물은, ‘무탄 박사’였다.

“너희도 탄산을 망치는 데 동참하러 온 거냐?” 그는 말하며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

"왜 이러는 거예요?"

“탄산은 너무 들떠. 모두를 들뜨게 하고, 흥분시키지. 세상엔 차분함이 필요해. 그래서 난 이 세계에서 탄산을 없애려는 거야.”

태연이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 "흥분도, 즐거움도… 삶에 필요한 감정이에요! 당신은 이 세계에서 기쁨을 없애려는 거예요!"


7장. 반짝거품샘의 부활

무탄 박사는 기계를 작동시키려 했지만, 태연이는 책에서 배운 탄산 진동파를 사용해 맞섰다. 루루핑과 함께 마지막 탄산조각을 샘에 꽂자, 강력한 빛과 거품이 일어나며 탄산산 전체가 흔들렸다.

"샤아아아아아—!"

무지갯빛 거품이 하늘로 치솟으며 무탄 안개를 밀어냈다. 탄산마을에는 다시 환한 빛이 돌아왔고, 무탄 박사는 거품 속에 갇혀 조용히 사라졌다.


8장. 마지막 거품, 그리고 작별

마을 사람들은 태연이에게 고마움을 전했고, 루루핑은 작은 병 하나를 태연이에게 건넸다.

"이건 너만의 탄산이야. 힘들 때마다 한 모금 마셔봐. 이 세계를 기억나게 해줄 거야."

반짝이는 문이 다시 열리고, 태연이는 현실 세계로 돌아왔다. 실험실로 돌아온 태연이는 손에 든 병을 보며 조용히 웃었다.


9장. 다시 돌아온 톡톡 마을

그날 이후, 태연이는 더 많은 발명을 시도했고, 학교에서도 ‘작은 과학자’로 불렸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가 경험한 탄산세계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았다.

왜냐하면, 태연이의 책상 위엔 여전히 반짝이는 작은 병이 놓여 있었으니까.

그리고 가끔 밤이 되면 그 병 속에서 아주 작고 조용한 탄산 거품 소리가 들려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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