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이와 시간 속 레몬타르트》🍋
1장. 새콤달콤한 비밀
태연이는 과자를 무척 좋아했어요. 그중에서도 레몬타르트를 제일 좋아했죠. 엄마가 만들어주는 레몬타르트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새콤달콤해서, 한입 먹으면 얼굴이 절로 환해졌거든요.
그날도 태연이는 작은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에 앉아 있었어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요. 엄마가 반죽을 꺼내오는 사이, 식탁 위에 놓인 레몬 하나가 깜박이며 말을 하기 시작한 거예요.
"도와줘요, 태연이! 시간의 레몬타르트가 사라졌어요!"
태연이는 깜짝 놀랐지만, 두려움보다 호기심이 더 컸어요.
"누구야? 시간의 레몬타르트가 뭐야?"
"난 시트론 왕국의 파수꾼, 르몽이에요. 레몬타르트는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에요. 시트론 왕국의 시간 균형을 유지해주는 마법의 중심이에요. 누군가가 그것을 훔쳐간 거예요!"
그 말을 들은 순간, 태연이의 눈앞에 반짝이는 포탈이 열렸고, 순식간에 레몬빛 세계로 빨려 들어갔어요.
2장. 시트론 왕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태연이가 도착한 곳은 온통 노란 빛으로 물든 세계였어요. 하늘은 레몬색 구름으로 뒤덮여 있었고, 나무엔 레몬사탕이 달려 있었죠. 향긋한 레몬 향기가 공기를 채우고 있었어요.
“어서오세요, 태연 공주님.”
머리에 레몬잎 왕관을 쓴 요정들이 태연이를 향해 절했어요.
“공주님이라니요?” 태연이가 물었어요.
“당신은 전설 속 ‘바깥 세계의 레몬마스터’의 후계자예요. 시간의 레몬타르트를 다시 완성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존재죠.”
태연이는 멍해졌어요. 자신이 그런 대단한 존재라고는 생각도 못했거든요. 하지만 요정들이 보여준 오래된 책 속엔 분명히 ‘태연’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어요.
3장. 레몬의 사계절을 지나야 해
시간의 레몬타르트를 다시 만들기 위해선 사계절을 통과해 네 가지 재료를 모아야 했어요.
- 봄의 레몬꽃 꿀
- 여름의 태양 레몬껍질
- 가을의 반짝이는 설탕가루
- 겨울의 얼음우유
“단순한 레시피가 아니네요…” 태연이는 중얼였어요.
“맞아요. 각각의 재료는 계절의 수호자들이 지키고 있어요. 진심과 용기 없이는 얻을 수 없죠.”
그래서 태연이와 르몽은 봄의 숲으로 향했어요.
4장. 봄의 레몬꽃 꿀을 찾아서
봄의 숲은 연둣빛으로 빛나고 있었고, 부드러운 꽃향기가 가득했어요. 레몬꽃 요정인 미엘이 그들을 반겼어요.
“레몬꽃 꿀을 원한다면, 진짜 봄의 마음을 이해해야 해.”
미엘은 시험을 내렸어요.
“겨울잠에서 깨어난 새싹들을 도와서 새 숲을 가꾸어야 해.”
태연이는 작은 삽을 들고 요정들과 함께 일을 했어요. 삐죽 솟은 새싹들에게 따뜻한 물을 주고, 나비들을 불러 꽃가루를 퍼뜨려 줬어요.
며칠 뒤, 숲은 연한 레몬빛으로 물들었고, 미엘은 투명한 병에 꿀을 담아 건넸어요.
“진심이 담긴 손길은 언제나 봄을 불러와.”
5장. 여름의 껍질 속에 숨겨진 용기
여름의 평원은 뜨거운 햇살과 번개가 동시에 내리치는 변덕스러운 땅이었어요. 여긴 썬썬이라는 태양 레몬 수호자가 지키고 있었어요.
“레몬껍질은 태양의 겁 없는 열기에서만 만들어진다. 용기를 보여줘야 해.”
태연이는 용기의 증명을 위해 무서운 번개 벌레 떼가 날아다니는 사막을 지나가야 했어요. 두려웠지만, 르몽이 말했어요.
“겁이 나도 걸음을 멈추지 않는 게 진짜 용기야.”
태연이는 심호흡을 하며 사막을 지나갔고, 번개벌레 무리 속에서도 도망치지 않았어요. 그러자 번개벌레들이 노란빛으로 바뀌며 길을 열어줬고, 그곳에 태양에 구워진 레몬껍질이 놓여 있었어요.
6장. 가을의 기억을 담은 설탕가루
가을 숲엔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었어요. 수호자 노스타르는 커다란 책을 들고 있었죠.
“설탕가루는 너의 소중한 기억에서 만들어져. 네가 지키고 싶은 기억을 이야기해 봐.”
태연이는 잠시 생각했어요.
“엄마가 아픈 날, 내가 만든 레몬차를 마시고 웃었어요. 그 웃음을 지키고 싶어요.”
노스타르는 고개를 끄덕이며 기억을 수정구슬에 담았어요. 구슬이 설탕처럼 부서져 반짝이는 가루로 바뀌었죠.
“사라지지 않는 기억, 그것이 가을의 마법이지.”
7장. 겨울의 얼음우유와 눈의 진실
마지막 겨울 계곡은 차갑고 조용했어요. 얼음 속에는 태연이의 모습이 비쳐 있었어요.
여긴 거울의 수호자 아이시스가 있었죠.
“자신을 속이지 않고 마주보는 이만이 순수한 얼음우유를 얻을 수 있어.”
태연이는 얼음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을 들여다봤어요.
겁쟁이였던 순간, 화내고 후회했던 날들, 질투했던 기억까지 다 떠올랐어요.
태연이는 눈물을 흘렸어요.
“이런 모습도 나인 걸 인정할게요.”
그 순간 얼음이 녹아내리며 우윳빛 액체가 흘러나왔어요.
“진짜 자신을 마주한 자에게 주는 겨울의 선물이란다.”
8장. 시간의 레몬타르트를 완성하다
네 가지 재료를 들고 시트론 왕국의 중심, 타르트 성전에 도착한 태연이. 커다란 오븐이 하늘 위에 떠 있었고, 모두가 숨을 죽이고 기다렸어요.
태연이는 직접 반죽을 펼치고, 꿀을 바르고, 레몬껍질을 갈아 넣고, 설탕가루를 흩뿌린 뒤, 마지막으로 얼음우유를 떨어뜨렸어요.
그리고 ‘용기, 진심, 기억, 진실’을 담아 오븐을 닫았어요.
시간이 지나며 황금빛 레몬타르트가 완성되었고, 왕국의 시계탑이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어요.
9장. 돌아온 태연이
“잘했어요, 태연 공주님.”
르몽이 말했어요. “이제 당신은 진짜 마스터가 되었어요.”
포탈이 다시 열렸고, 태연이는 현실의 주방으로 돌아왔어요. 엄마는 반죽을 들고 돌아오며 말했어요.
“어머, 태연아. 레몬 향이 왜 이렇게 진하지?”
태연이는 웃으며 레몬을 하나 들었어요. 그 레몬은 아주 조용히 반짝이고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