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이와 아기고양이 하꼬 ② — 하꼬를 찾아서》
제1장. 별빛 목걸이의 이상한 떨림
하꼬가 떠난 지 77일째 되는 날 밤,
태연이는 평소처럼 별빛 목걸이를 꼭 쥐고 잠이 들었어.
그런데 그날 밤, 목걸이가 따뜻하게 빛나더니 태연이의 꿈속에 목소리가 울렸어.
“태연아… 들려? 나… 도움이 필요해…”
그건 분명히 하꼬의 목소리였어.
태연이는 벌떡 일어나며 말했지.
“하꼬! 어디 있어? 무슨 일이야?”
대답은 없었지만, 목걸이 안의 별이 규칙적으로 떨리고 있었어.
마치 누군가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처럼.
제2장. 꿈 속 고양이 도시
그날 밤부터 태연이는 매일 이상한 꿈을 꾸었어.
바로 고양이만 사는 도시, ‘미오라’라는 세계였지.
그곳엔 눈이 푸른 고양이, 날개 달린 고양이, 음악을 연주하는 고양이…
각자의 특기를 가진 수많은 고양이들이 살고 있었어.
태연이는 처음엔 그저 꿈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세계에서 겪은 일들이 현실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어.
— 손에 고양이 발자국 자국이 남거나
— 이불 속에서 작고 반짝이는 고양이 털이 발견되거나
“이건… 단순한 꿈이 아니야. 하꼬가 저기 있어!”
제3장. 미오라로 가는 열쇠
태연이는 목걸이를 들고, 다시 꿈의 세계 미오라에 들어가기로 결심했어.
하지만 그곳에 들어가기 위해선 감정의 조율사라는 고양이를 만나야 했어.
그 고양이의 이름은 ‘미르벨’.
수염이 길고 눈빛이 부드러운 하얀 고양이였지.
“하꼬는 미오라의 별길을 넘다 길을 잃었단다.
그 아이를 구하려면, 너의 진짜 감정을 모두 꺼내어 보여줘야 해.”
“진짜 감정?”
“슬픔, 기쁨, 그리움, 외로움… 있는 그대로의 너.”
제4장. 감정의 숲을 지나
미르벨은 태연이에게 감정의 숲으로 가라고 했어.
그곳은 태연이의 마음을 비추는 숲이었지.
처음엔 기쁨의 나무들이 있었어.
— 하꼬와 함께 공원에서 뛰놀던 기억
— 둘이서 첫 간식을 나눠먹던 날
그러나 곧바로 슬픔의 늪이 나타났지.
— 하꼬가 사라지던 날
— 꿈에서 깨어났을 때의 외로움
태연이는 무릎을 꿇고 울기 시작했어.
“하꼬… 나 너무 그리워…”
그 눈물 속에서 빛나는 발자국 하나가 나타났고,
그건 분명 하꼬의 흔적이었어.
제5장. 길 잃은 하꼬
감정의 숲 끝에는 조용한 별길이 있었어.
그 끝자락에서 태연이는 드디어 하꼬를 보았어.
하지만… 하꼬는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어.
눈동자가 흐릿하고, 주변엔 검은 안개가 스멀스멀 피어나고 있었지.
“태연아… 나, 기억이 잘 안 나…”
그건 ‘잊힘의 저주’ 때문이었어.
별세계와 현실을 오가다 길을 잃은 영혼은 기억을 잃는다는 전설.
“기억은… 감정에서 태어나. 우리 추억을 떠올려 봐!”
태연이는 하꼬와 함께했던 순간을 하나씩 이야기했어.
— 상자에서 처음 만난 날
— 첫 밤을 함께 잤던 날
— 별문을 열었던 그 밤
조금씩, 하꼬의 눈에 빛이 돌아오기 시작했어.
제6장. 고양이 심판관의 등장
하꼬의 기억이 돌아오자, 하늘에서 거대한 고양이 형상이 내려왔어.
미오라의 수호자이자, 별고양이의 심판관 ‘루키온’이었지.
“별계를 어지럽히고, 인간 세상에 감정을 과하게 전한 죄…
하꼬는 이제 별의 감옥으로 돌아가야 한다.”
태연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외쳤어.
“그건 불공평해요! 하꼬는 감정을 앗아간 게 아니라… 나누어 준 거예요!”
하지만 심판관은 차가웠지.
“이 세계는 질서가 생명이다.”
그 순간, 미오라의 모든 고양이들이 나타났어.
“하꼬는 우리를 웃게 했어.”
“그 애 덕분에 세상을 따뜻하게 볼 수 있었어.”
그들의 목소리에 하늘이 흔들렸고,
심판관은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
“그렇다면… 감정을 완전히 이해할 기회를 주겠다. 단 하루. 이 세상에서 다시 살아갈 기회를.”
제7장. 하꼬와 다시 함께한 하루
그렇게 태연이에게 주어진 하루.
하꼬는 다시 태연이 품에 안겼고, 둘은 단 하루의 선물을 마음껏 누렸어.
— 함께 시장에서 생선을 구경하고
— 공원에서 피크닉을 하고
— 친구들에게 하꼬를 자랑하고
— 밤에는 별을 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지
“하꼬, 다시 돌아갈까봐 무서워…”
“태연아, 오늘 하루는 우리가 만든 별이야.
언제든, 이 마음이 빛나면 난 다시 올 수 있어.”
제8장. 또 다른 이별, 그러나…
하루가 끝나갈 무렵, 하꼬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어.
“이제 가야 해. 하지만 걱정 마.
넌 내 마음 속 가장 반짝이는 별이니까.”
그리고 하꼬는 태연이의 팔목에 새로운 팔찌를 남겼어.
그건 마음의 감정별 팔찌,
슬픔이 오면 빛나고, 기쁠 때 반짝이며,
그리움이 깊어질수록 따뜻해지는 팔찌였어.
“우린 이별했지만, 마음은 이어져 있어.”
에필로그. 마음 속 하꼬의 집
몇 달 후, 태연이는 작은 고양이 쉼터를 만들었어.
이름은 ‘하꼬의 집’.
길에서 헤매는 고양이들을 돌보고,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는 공간이 되었지.
그리고 밤이 되면, 태연이는 조용히 창밖을 바라봐.
“하꼬야, 듣고 있지? 오늘도 좋은 하루였어.”
그때마다 팔찌가 살짝 빛났어.
그리고 하늘의 어느 별 하나가 살짝 깜빡였지.
하꼬는 늘, 태연이 곁에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