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 《태연이와 해마경주 대회》

newb1230 2025. 5. 2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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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조개편지의 초대

여름방학이 시작된 어느 날, 태연이는 바닷가를 산책하다가 이상한 조개 하나를 발견했어. 그 조개껍데기는 반짝이는 무지갯빛을 띄고 있었고, 입을 열자 작은 물방울이 솟아올랐지. 그 속엔 아주 특별한 편지가 담겨 있었어.

『바다 밑 마레아쿠아 왕국에서 태연 양을 해마경주에 초대합니다.』

편지엔 해마 모양 도장이 찍혀 있었고, 마지막 줄엔 이렇게 쓰여 있었지.

『참가자는 진심으로 바다를 사랑하는 이여야 하며, 두려움 없이 바닷속으로 걸어들어올 것.』

태연이는 눈을 반짝였어. 바다를 사랑하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거든! 망설임 없이 맨발로 파도 속을 걸어들어갔어. 그러자 바닷물이 소용돌이치며 그녀를 휘감았고, 눈을 뜬 태연이는 깊은 바닷속, 마레아쿠아 왕국의 입구에 도착했지.


2장. 해마 아카데미

마레아쿠아 왕국은 수천 개의 산호성과 조개집들로 이루어진 바닷속 도시였어. 이곳에서는 모든 생명체가 말할 수 있었고, 반짝이는 해파리 택시와 바다거북 버스가 바삐 움직이고 있었지.

“오, 바로 너구나! 태연이 맞지?”
산호초에서 나타난 작은 조개요정 ‘핑포’가 태연이의 손을 잡았어.

“어서 해마 아카데미로 가자! 해마들과 짝을 지으려면 훈련이 필요해!”

아카데미엔 각양각색의 해마들이 있었어. 붉은 비늘의 불꽃 해마, 파도처럼 푸른 바다 해마, 별무늬 해마, 반짝이 해마, 심지어 투명한 유령 해마도 있었지.

태연이의 눈길이 머문 곳엔 작고 눈이 반짝이는 보라빛 해마가 있었어. 수줍게 다가온 해마가 말했지.

“나는… 포링이야. 느려서 아무도 나를 고르지 않거든….”

하지만 태연이는 웃으며 말했어.
“포링, 너와 함께 달릴래!”

그렇게 태연이와 포링은 짝이 되었어. 모두가 놀란 눈치였지만, 태연이는 포링의 눈동자에 무언가 특별한 것을 본 듯했지.


3장. 첫 훈련, 물결 속 균형잡기

훈련은 아주 혹독했어. 가장 먼저 배운 건 ‘균형’이었지. 바닷속에서는 어느 방향으로도 떠다닐 수 있어서 중심을 잡는 게 중요했거든.

“몸을 내맡기되, 흐름을 느껴야 해.” 핑포가 설명했어.

포링은 자주 뒤집혔고, 태연이는 물방울을 맞으며 웃었어. 그래도 하루하루 훈련하며 조금씩 호흡을 맞춰갔지.

어느 날 밤, 포링이 태연이에게 물었어.

“태연아… 나랑 정말로 이길 수 있을까?”

태연이는 조용히 손을 얹으며 대답했어.
“우리는 함께니까. 그게 중요한 거야.”


4장. 경쟁자들

경기장에 도착한 날, 다른 참가자들도 하나둘 나타났어.

  • 루카와 바람 해마 ‘스톰’: 번개처럼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최고 인기 조합.
  • 로이와 철갑 해마 ‘아르곤’: 방어력이 엄청나고, 부딪히면 누구든 튕겨나가.
  • 루루와 무지개 해마 ‘코루’: 화려한 색으로 주위를 혼란스럽게 만들어.

모두 화려한 훈련복과 첨단 수중장비를 갖추고 있었지만, 태연이와 포링은 아무런 장비 없이 서로를 믿고 있었지.

“약해 보이는데… 벌써 포기한 건 아니겠지?”
루카가 비웃었지만, 태연이는 미소로 받아쳤어.

“누구보다 즐겁게 달릴 거예요.”


5장. 개막! 제117회 마레아쿠아 해마경주

드디어 경주가 시작되었어.
스타디움은 산호초 관중들로 가득했고, 해파리 드론들이 방송 중계까지 하고 있었지. 코스는 다섯 가지 구역으로 이루어졌어.

  1. 소용돌이 회랑 – 방향 감각을 잃게 만드는 회전터널
  2. 산호미로 정글 – 빠른 판단력과 협동이 요구되는 복잡한 산호지대
  3. 깊은 바다 그늘 – 시야가 거의 없는 어둠의 구간
  4. 말미잘 협곡 – 끊임없이 흔들리는 장애물을 피해 가야 해
  5. 빛의 직선로 – 마지막 스퍼트로, 순수한 속도와 근성의 싸움

“준비— 출발!”

각 해마들이 물살을 가르며 튀어나갔고, 포링도 태연이와 함께 힘껏 출발했지.


6장. 위기의 소용돌이

첫 번째 코스에서 스톰이 선두를 달렸고, 아르곤은 파도를 튕기며 그 뒤를 이었어. 포링은 중간쯤에서 겨우 따라붙고 있었지.

하지만 갑자기 거대한 회오리가 코스를 뒤흔들었어!
코루가 흔들리며 벗어날 뻔했고, 태연이와 포링도 회오리에 말려들기 시작했지.

“포링! 네가 길을 찾아줘!”
포링은 눈을 꼭 감고, 파도 소리를 들었어. 그리고 천천히 꼬리를 흔들며 반대 방향으로 헤엄쳤지.

“거꾸로! 회오리의 중심으로 가자!”

모두가 벗어나려 할 때, 태연과 포링은 회오리 안쪽의 조용한 틈을 뚫고 앞으로 나아갔고, 순식간에 2위로 올라섰어!


7장. 산호미로의 퍼즐

산호미로에 들어서자 미로는 매번 모양을 바꿨어. 코루는 마법처럼 미로를 비틀며 길을 바꾸려 했고, 스톰은 무작정 돌파하려 했지.

하지만 태연이는 포링과 함께 노래를 불렀어.

“♪ 따라가, 따라가, 빛나는 산호꽃 길을… ♪”

그 노래에 반응하듯, 산호들이 길을 열어주었고, 포링은 잔잔한 호흡으로 좁은 길을 무사히 빠져나왔어.

그곳에서 두 번째로 통과했을 때, 관중들이 일제히 환호했지.


8장. 어둠의 바다에서

다음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의 바다. 스톰도, 아르곤도 잠시 멈칫했어.

포링이 작게 말했다.

“태연아… 무서워…”

태연이는 조용히 손을 잡아줬어.

“우린 함께 있어. 그리고 네 마음이 나를 이끌어줄 거야.”

그 순간, 포링의 몸에서 부드러운 보랏빛이 퍼졌고, 어둠 속을 은은히 비췄어. 태연이는 눈을 감고, 그 빛을 따라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갔어.

아무도 못 봤지만, 포링의 빛은 세상을 바꿀 수 있을 만큼 아름다웠어.


9장. 막판 역전, 그리고 마지막 선택

마지막 직선로에서 루카와 스톰이 앞서가고 있었어. 포링은 지쳐 있었고, 태연이도 숨이 가빴지.

그런데 아르곤이 균형을 잃고 루루를 향해 돌진했어!

“위험해!!”

태연이는 순식간에 포링을 틀어 루루와 코루를 밀어냈고, 대신 속도를 잃고 말았어.

“너 왜 멈춘 거야!” 포링이 울먹였어.

“친구를 구한 거야. 경주보다 소중한 건 그거니까.”

그 말을 들은 포링이 눈을 반짝이며 외쳤어.

“그럼, 우리 마음대로 달리자!”

포링은 꼬리를 강하게 흔들며 마지막 빛의 직선로를 가르며 날아갔고, 태연이는 미소 지으며 꼭 안겼어.

“포링, 최고야!”


10장. 포링, 별이 되다

결과는… 공동 1위였어.
결승선에서는 스톰과 포링이 동시에 도착했지만, 모두가 박수를 보냈지.

왕국의 대왕이 나타나 말했어.

“태연과 포링, 너희의 우정과 용기는 이 바다를 밝히는 별이 되었구나.”

그리고 포링은 작은 별비늘을 얻었고, 해마 중 가장 빠르게 별빛을 내는 바다의 별 해마로 인정받았어.

태연이는 눈을 감고 말했어.

“정말 즐거웠어. 포링, 언제든 다시 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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