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얼음왕관과 눈꽃성의 비밀》

newb1230 2025. 5. 3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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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눈 내리는 날의 초대장

태연이는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날을 가장 좋아했어. 하얗게 덮인 세상은 마치 다른 나라 같았고, 눈꽃이 손에 닿는 순간마다 무언가 마법이 일어날 것만 같았지. 그날도 하늘에서는 조용히 눈이 내리고 있었어. 태연이는 집 앞 눈밭에 작은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지.

“태연아—!”

바람 속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렸어. 놀라서 고개를 든 태연이는 눈사람 옆에 떨어진 하얀 봉투 하나를 발견했어. 금빛 실로 봉해진 봉투엔 반짝이는 얼음 문양이 새겨져 있었지.

『눈꽃성의 얼음왕관이 사라졌습니다. 얼음나라를 지킬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자, 지금 바로 찾아와 주세요.』

태연이는 봉투를 들고 주위를 둘러보았어. 그러자 눈사람의 눈이 반짝이며 말했다.

“어서 와, 태연이. 이제 넌 얼음나라의 마지막 희망이야.”


2장. 얼음 포털을 지나

눈사람이 입을 열자 발밑의 눈이 휘몰아치며 커다란 고리 문을 만들었어. 차가운 기운과 함께 포털이 열렸고, 태연이는 조심스레 그 안으로 발을 들였어.

눈을 뜨자 태연이는 마치 동화 속 세상 같은 풍경을 마주했어. 모든 것이 얼음으로 이루어진 성, 수정처럼 맑은 나무들, 반짝이는 얼음 폭포까지. 여기는 바로 ‘눈꽃성’이었어.

태연이를 맞이한 건 작은 펭귄 요정 ‘프리르’였어. 푹신한 귀마개를 쓴 프리르는 말했다.

“얼음왕관은 얼음나라를 지탱하는 마법의 심장이야. 그런데 누군가 그걸 훔쳐갔어! 성은 무너지고, 눈꽃들은 사라지고 있어. 왕관을 찾기 위해선 세 가지 얼음 시험을 통과해야 해!”

태연이는 용기를 내어 고개를 끄덕였어. 왕관을 찾아야만 이 아름다운 세상이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


3장. 얼어붙은 호수의 시련

첫 번째 시험은 ‘얼음의 호수’. 겉보기엔 평온했지만, 그 위를 건너기 위해선 두려움 없는 발걸음이 필요했어. 호수 위엔 얇은 얼음 다리가 하나 있었고, 그 다리는 태연이의 마음이 흔들릴수록 갈라졌어.

“무서워… 떨어질지도 몰라…”

프리르는 말했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 너는 할 수 있어.”

태연이는 눈을 감고 한 걸음, 또 한 걸음 내디뎠어. 무서움이 마음을 파고들었지만, 끝까지 자신을 믿었지. 그러자 얼음 다리는 점점 단단해졌고, 무사히 반대편에 도착할 수 있었어.

다리 끝엔 맑고 푸른 얼음 결정이 있었고, 그 안엔 희미하게 빛나는 심장이 담겨 있었어. ‘용기의 결정’을 얻은 순간, 얼음 호수 위로 무지갯빛이 퍼졌지.


4장. 눈보라의 미로

두 번째 시험은 ‘눈보라의 미로’. 눈이 사방에서 몰아치고, 방향을 알 수 없게 만드는 곳이었어. 미로 안에는 ‘거울얼음’이라 불리는 함정이 있었고, 그 안엔 태연이의 나쁜 감정이 반사되어 나타났어.

“왜 엄마는 항상 바빠서 나랑 놀아주지 않아?”
“왜 나는 혼자 있어야 하지?”

거울 속의 태연이는 울고 있었고, 화도 나 있었어. 태연이는 거울 앞에 무릎을 꿇고 조용히 속삭였어.

“그래도 나는 엄마를 사랑해. 나도 나를 좋아하고… 괜찮아, 울어도 돼.”

그 순간 거울은 조각조각 부서졌고, 하얀 눈꽃 하나가 손 위로 떨어졌어. 바로 ‘이해의 꽃눈’. 두 번째 시험을 통과한 거야.

프리르는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진짜 마음을 마주하는 건 가장 어려운 일이야. 잘했어, 태연아.”


5장. 얼음폭포의 목소리

세 번째 시험은 ‘얼음폭포’. 이곳에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오직 ‘진심의 목소리’만이 폭포를 멈출 수 있었어.

태연이는 두 손을 모으고 조용히 말했어.

“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이 세상이 계속 따뜻하길 바라요. 그리고… 혼자가 아니란 걸 잊지 않게 해 주세요.”

그 순간 얼음폭포가 멈췄고, 뒤에서 작은 문이 열렸어. 그 문 안에는 눈꽃의 여왕이 쓰던 ‘얼음왕관’이 놓여 있었지. 그런데 태연이가 왕관을 잡으려는 순간, 갑자기 그림자 속에서 까만 눈의 늑대가 나타났어!


6장. 마음을 전하는 빛

늑대는 말했다. “왕관은 이 세상을 얼어붙게 할 힘이 있어. 나는 이 세계를 멈추게 하고 싶었다. 슬픔도, 외로움도… 다 사라지게 하고 싶어서.”

태연이는 조용히 왕관을 품에 안고 말했다.

“슬픔이 사라지면, 기쁨도 사라져. 추운 겨울이 있기에 따뜻한 봄이 오듯이, 우리는 모든 감정을 안고 살아가야 해.”

늑대는 태연이의 말에 눈을 감았고, 서서히 작은 얼음 조각으로 변하더니 하늘로 사라졌어. 그 순간 왕관이 하얗게 빛났고, 하늘에서 수천 송이 눈꽃이 내려왔어.

태연이는 왕관을 눈꽃성의 꼭대기 탑에 올렸어. 그와 동시에 얼음나라는 다시금 생기를 되찾았고, 얼음나무들이 자라났으며, 수정의 바람이 온 세상에 퍼졌지.


7장. 돌아오는 길

눈꽃성은 축제 분위기였어. 펭귄 요정들은 반짝이는 눈송이 케이크를 만들고, 얼음유니콘들은 궁전 앞을 빙글빙글 돌며 축하 노래를 불렀지.

프리르는 작게 속삭였어.

“넌 얼음나라의 진짜 수호자야. 이제 언제든 이곳에 올 수 있어.”

태연이는 눈을 감았고, 다시 눈을 떴을 땐 집 앞 눈밭이었어. 눈사람은 조용히 웃고 있었고, 손에는 작고 반짝이는 눈꽃핀 하나가 놓여 있었어.

그날 이후, 태연이는 눈이 내릴 때마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웃었어. 마음속의 얼음왕관은 언제나 태연이를 지켜주고 있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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