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운동화의 약속》🌟
제1장. 낡은 신발장 속에서
태연이는 운동장을 누구보다도 좋아하는 아이였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가방을 휙 멘 채 운동장으로 달려가 뛸 준비부터 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달리기가 예전처럼 잘 되지 않았다. 왜일까? 늘 신던 운동화가 발목을 쪼이고, 밑창도 닳아 미끄럽기만 했다.
“엄마, 운동화 새 거 사면 안 돼요?”
“아직 신을 수 있어. 조금만 더 신자, 태연아.”
엄마의 말에 태연이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상한 마음은 지울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안 대청소를 하던 중 낡은 신발장 구석에서 희고 반짝이는 운동화 한 켤레를 발견했다.
“이게 뭐지?”
운동화는 마치 새것처럼 깨끗했지만, 태연이의 발에 꼭 맞았다. 태연이는 이유도 모른 채 그 운동화를 신고 뛰어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눈앞 세상이 휘익 바뀌더니, 그녀는 전혀 다른 장소에 서 있었다.
제2장. 운동화의 세계, ‘달리니아’
태연이가 도착한 곳은 거대한 경기장으로, 땅은 탄력 있고 하늘은 반짝였다. 그곳은 달리니아라는 세계로, 세상에서 가장 빠르고 즐겁게 달리는 아이들만 초대된다고 했다.
“어서와, 태연아! 네가 전설의 하얀 운동화를 신은 아이구나!”
분홍빛 털을 가진 작고 귀여운 토끼 친구가 폴짝 다가왔다. 이름은 핑핑이, 달리니아의 안내자였다.
“네가 신은 운동화는 ‘약속의 신발’이야. 마음이 순수하고 진심을 담아 달리면 놀라운 힘을 낼 수 있어.”
태연이는 운동화의 힘을 실감하며, 핑핑이와 함께 달리기 모험을 시작했다. 그곳엔 구불구불한 무지개 길, 솜사탕 구름 다리, 초코강을 건너는 부스터 언덕도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코스를 통과해야 별빛 결승선에 도달할 수 있었다.
제3장. 질투의 아이, 비우
달리니아에는 다른 아이들도 있었다. 그 중 한 명, 까만 운동화를 신은 아이 비우는 항상 2등이었다. 그는 태연이에게 적대감을 품었다.
“네가 온 뒤로 모두가 널 응원해. 하얀 운동화는 나에게도 와야 했어!”
비우는 태연이의 운동화에 몰래 ‘슬로우 젤리’를 뿌려 놓았다. 다음날 경주에서 태연이는 속도가 느려지고 넘어지기까지 했다. 모두가 놀랐고, 핑핑이는 조용히 태연이의 신발을 닦아주며 속삭였다.
“운동화의 힘은 겉모습이 아니야. 네 마음이 다시 달리기를 사랑할 수 있다면, 운동화는 다시 빛날 거야.”
태연이는 슬펐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조용히 신발을 껴안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나는 달리기를 좋아해. 이 신발도 좋아. 그리고… 난 다시 달릴 거야.”
제4장. 불꽃 결승선과 마지막 시험
별빛 결승선까지는 단 하나의 코스가 남았다. 거센 바람과 미끄러운 얼음이 뒤섞인 소원의 트랙. 아이들은 한 명씩 포기했고, 끝까지 남은 건 태연이와 비우뿐이었다.
비우는 여전히 태연이를 이기려 했지만, 태연이는 달랐다. 이번엔 경쟁이 아닌 약속을 지키기 위한 달리기였다. 자기 자신과의 약속, 그리고 운동화에게 했던 마음속 약속.
“함께 달려보지 않을래?” 태연이가 손을 내밀었다.
비우는 당황했지만, 그 손을 잡았다.
두 아이는 함께 결승선을 향해 달렸다. 하얀 운동화와 까만 운동화가 나란히 달릴 때, 하늘에서 별빛이 쏟아졌다. 두 신발은 반짝이며 하나의 빛으로 감싸였고, 소원의 트랙은 꽃길로 바뀌었다.
그리고——
“딩동! 축하합니다! 약속의 신발이 진정한 마음을 만났습니다!”
핑핑이의 목소리가 울렸고, 태연이와 비우의 발밑에서 운동화가 황금빛으로 반짝이며 마지막 도장을 받았다.
제5장. 돌아온 운동장
눈을 떴을 때, 태연이는 학교 운동장에 있었다. 손엔 낡았지만 소중한 운동화가 들려 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발엔 반짝이는 새로운 하얀 운동화가 신겨져 있었다. 핑핑이의 작은 발자국 스티커도 함께.
“태연아!” 친구들이 달려왔고, 태연이는 웃으며 운동장을 달렸다.
누가 빠르든 늦든, 함께 달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날 밤, 태연이의 운동화는 살짝 반짝이며 그녀에게 마지막 말을 전했다.
“약속을 지켜줘서 고마워.”
이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