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태연이와 파도냄새의 비밀

newb1230 2025. 6. 4.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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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할머니의 편지

바닷가 마을에서 살고 있는 태연이는 어느 날, 아주 오래된 편지를 발견했어. 편지는 바닷가 할머니의 낡은 찬장에서 나왔는데, 노란 종이엔 이렇게 적혀 있었지.

“파도 냄새는 단순한 냄새가 아니란다. 그건 바다의 기억이야. 그 냄새 속에는 아주 특별한 비밀이 숨겨져 있지.”

태연이는 편지를 품에 꼭 안고 바닷가로 나갔어. 바람이 불어오자, 바다의 짭조름한 향기가 코끝에 스쳤어. 하지만 이번엔 그냥 바다냄새가 아니었어.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따뜻한 기운이 태연이의 마음 깊숙한 곳을 간질였지.

제2장: 파도소리의 문

태연이는 바위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다가 문득 이상한 소리를 들었어. 파도소리 사이에 누군가의 속삭임 같은 소리.

“...이리로 와... 파도냄새를 따라와...”

놀란 태연이는 조심스레 모래사장을 걸어가기 시작했어. 그러자 물결이 발끝을 간질이다 말고, 서서히 마법처럼 갈라지더니, 파도 속에서 커다란 조개 문이 열리는 거야!

문 안에서는 반짝이는 물방울들이 하늘로 떠오르고 있었어. 마치 별빛처럼 빛나는 그 물방울 사이로 태연이는 한 발, 한 발 걸음을 옮겼지.

제3장: 향기의 바다

문 너머에는 ‘향기의 바다’가 있었어. 이곳은 우리가 알고 있는 바다와는 전혀 다른 세계였어. 눈부시게 빛나는 물결, 파도 위를 미끄러지듯 떠다니는 향기 구름들, 그리고 몸 전체가 말풍선으로 된 생명체들.

“너는 ‘냄새여행자’구나!”

풍선 생명체 하나가 반가운 듯 날아왔어. 그는 자신의 이름이 ‘솔솔핑’이라고 말했지. 그는 ‘향기의 사서’로, 바다의 냄새를 기록하는 존재였어.

“파도 냄새는 과거의 기억이야. 사람들의 기쁨, 슬픔, 바람, 사랑… 모두 이 바다에 녹아 있어. 그 냄새를 따라가면, 잊힌 이야기들을 다시 볼 수 있어.”

제4장: 첫 번째 파도 – 웃음의 향기

솔솔핑은 태연이를 향기 한 줌 속으로 이끌었어. 순간, 태연이는 어느 오래전 해변으로 이동했지. 작은 아이가 모래성 위에서 까르르 웃고 있었어. 그건 바로 어릴 적의 자신, 그리고 곁에 있는 젊은 엄마와 아빠였어.

“이건... 나의 기억...?”

“그래, 태연아. 파도냄새 속엔 너의 웃음이 담겨 있었어.”

그 장면은 찰나였지만, 태연이의 가슴엔 따뜻한 파문이 번졌지.

제5장: 두 번째 파도 – 눈물의 향기

다음으로 태연이가 마주한 파도냄새는 아주 짙고 묵직했어. 향기 속엔 물비린내와 함께, 울음소리가 섞여 있었지.

그곳에서 태연이는 어릴 적, 할머니가 돌아가신 날을 다시 보게 됐어. 모든 가족이 슬픔에 잠겨 있었고, 어린 태연이는 혼자 방구석에서 조용히 울고 있었지.

“이건... 보고 싶었지만 꺼내기 무서운 기억이야...”

“모든 파도는 아름답지 않아. 하지만 그 기억도 네 일부야.”

태연이는 무겁지만 그 장면을 꼭 껴안았어. 냄새는 마음속 깊은 상자 하나를 여는 열쇠였던 거야.

제6장: 세 번째 파도 – 바람의 향기

이번엔 달콤하고 시원한 풀냄새가 풍겼어. 그건 ‘꿈꾸는 여름 바람’의 향기였지. 태연이는 언덕 위에서 하늘을 향해 소리치던 기억으로 옮겨졌어.

“나중에 커서 바다를 구하는 사람이 될 거야!”

그때의 태연이는 누구보다 용감했고, 바람처럼 자유로웠어. 그 향기를 다시 맡자, 잊고 있던 열정이 피어올랐지.

제7장: 향기의 폭풍

하지만 향기의 바다에도 위기가 찾아왔어. 갑작스럽게 거대한 향기 폭풍이 몰아치며, 과거의 냄새들이 마구 뒤섞이고 있었지. 슬픔, 분노, 그리움, 두려움이 엉켜버리면서, 바다 전체가 흔들렸어.

“이대로라면 기억들이 사라져버릴 거야!”

솔솔핑은 태연이에게 부탁했어. “너는 냄새여행자. 이 바다를 구할 수 있어!”

태연이는 눈을 감고, 가슴 깊이 파도냄새를 끌어안았어. 그리고 온몸으로 외쳤지.

“바다는 모든 기억의 집이야! 나는 그걸 지킬 거야!”

제8장: 파도꽃의 피어남

태연이의 외침에 응답하듯, 바다 밑에서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어. 그건 ‘파도꽃’이라 불리는 향기 결정체였어. 각각의 꽃은 하나의 냄새, 하나의 기억, 하나의 감정이었지.

파도꽃들이 피어나는 순간, 향기의 폭풍은 서서히 가라앉았고, 바다는 다시 고요해졌어.

솔솔핑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어. “너는 바다의 수호자가 됐어, 태연아.”

제9장: 돌아온 현실, 그러나 달라진 세상

태연이가 눈을 떴을 땐, 다시 바닷가 모래 위였어. 조개 문도, 향기의 바다도 사라져 있었지만, 태연이의 손엔 작고 투명한 파도꽃 하나가 쥐어져 있었지.

그날 이후, 태연이는 파도냄새를 더 깊이 느낄 수 있게 되었어. 그리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때면, 항상 물었지.

“지금 이 냄새, 너한테 어떤 기억이 떠올라?”

그 질문은 사람들의 마음을 열게 했고, 바다처럼 깊은 이야기들이 피어나게 했어.

태연이는 이제 냄새여행자이자, 기억을 지키는 바다의 친구가 되었어.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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