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생쥐와 큰 용기

작은 생쥐와 큰 용기

옛날 아주 먼 옛날, 푸른 들판과 고요한 숲 사이에 작은 마을이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어울려 살고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지 않는 존재는 작고 소심한 생쥐, 미미였습니다. 미미는 회색빛 털을 가진 조그만 생쥐로, 항상 다른 동물들의 그림자에 가려져 조용히 살아가고 있었어요.

다른 동물들은 미미를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사자는 자신의 갈기를 뽐내며 우렁찬 소리를 내고, 토끼는 빠른 다리로 자랑하며 뛰어다녔으며, 까마귀는 하늘을 날며 다른 동물들에게 높은 곳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미미는 너무 작고 조용해서 누가 말을 걸어오지도 않았고, 자신도 다른 동물들에게 다가가지 않았어요.

미미는 늘 혼자였지만, 사실 마음 한구석에는 큰 꿈을 품고 있었습니다. "내가 언젠가 용감한 일을 해내면, 다른 동물들도 나를 인정해 주겠지?" 하지만 그의 작은 체구와 약한 힘은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들었어요.

숲 속의 소문

어느 날, 숲 속에 이상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숲 가장 깊은 곳에 무시무시한 괴물이 나타났다는 것이었어요. 괴물은 거대한 몸집과 날카로운 이빨을 가졌고, 밤마다 무서운 소리를 내며 숲을 돌아다닌다고 했습니다. 몇몇 동물들은 직접 괴물을 본 뒤 겁에 질려 마을로 돌아왔습니다.

사자는 으르렁거리며 말했습니다. "그 괴물은 내가 처리하겠다. 나는 이 숲의 왕이니까!" 토끼도 나섰습니다. "내 빠른 다리로 괴물을 유인해 숲 밖으로 쫓아내겠어!" 까마귀는 하늘에서 괴물을 감시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미미에게는 의견을 묻지 않았습니다.

미미는 숲 가장자리의 작은 구멍에 앉아 동물들의 대화를 들으며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내가 이렇게 작고 힘이 없는데... 하지만 모두가 두려워하는 그 괴물이 정말 어떤 존재인지 궁금해."

미미의 결심

그날 밤, 미미는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자꾸만 괴물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어요. "아무도 괴물이 정말 어떤 존재인지 정확히 알지 못해. 내가 직접 가서 확인해 본다면?"

처음에는 자신도 그 생각에 놀랐습니다. "내가? 작은 생쥐인 내가?" 하지만 미미는 곧 결심했습니다. "그래, 나도 뭔가 할 수 있을 거야. 아무도 나를 주목하지 않으니, 조용히 다가가서 괴물을 알아볼 수 있겠지."

미미는 작은 보따리에 치즈 조각 몇 개와 물 한 방울이 든 잎사귀 병을 챙기고, 숲 속 깊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의 작은 발소리는 낙엽 소리에 묻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괴물과의 첫 만남

숲 속은 점점 어두워지고, 기이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멀리서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들려왔어요. 미미는 두려움에 떨었지만,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미미는 괴물이 있다는 소문이 난 동굴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동굴 안에서는 무거운 숨소리가 울려 나왔습니다. "후우... 후우..."

미미는 조심스럽게 동굴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곳에는 정말로 거대한 존재가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커다란 눈, 날카로운 이빨, 그리고 길고 거친 꼬리를 가진 괴물이 미미를 내려다보았습니다.

괴물이 으르렁거리며 말했습니다. "누구냐? 누가 감히 나를 방해하러 왔느냐?"

미미는 두려움에 몸을 떨었지만, 용기를 내어 대답했습니다. "저는 작은 생쥐 미미예요. 당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고 싶어서 왔어요. 왜 숲 속의 동물들을 두렵게 하는 거죠?"

괴물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나는 사실 동물들을 두렵게 하려는 게 아니다. 나는 다친 몸을 숨기고 쉴 곳을 찾고 있었을 뿐이다."

괴물의 비밀

미미는 괴물의 말을 듣고 조금 놀랐습니다. 그리고 괴물을 자세히 보니, 그의 거대한 몸 여기저기에 상처가 나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한쪽 다리는 심하게 다쳐 있었어요.

"이 상처는 어떻게 난 거예요?" 미미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괴물은 슬픈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나는 한때 이 숲의 보호자였단다. 숲 밖에서 온 사냥꾼들이 이곳을 침략하려 했을 때, 나는 그들을 막아냈지.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이렇게 다치고 말았다. 이제는 걸을 수도, 싸울 수도 없는 몸이 되어버렸단다. 그래서 숲 가장 깊은 곳에 숨어 지낼 수밖에 없었다."

미미는 괴물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우리를 해치려는 게 아니라 숲을 지키려던 거군요."

괴물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숲을 지킬 힘이 없으니, 다른 동물들이 나를 무서워하며 내게서 멀리 떨어지기만 한다."

미미의 계획

미미는 괴물을 도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는 작은 몸으로 동굴을 빠져나와 숲 속의 약초를 찾아다녔습니다. 작은 발로 들꽃을 밟으며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약초들을 모았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개울에서 물을 퍼왔습니다.

다시 동굴로 돌아온 미미는 괴물의 상처를 정성스럽게 치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작은 손이지만, 정성껏 약초를 으깨고 상처 위에 바르며 괴물의 고통을 덜어주려 했습니다.

괴물은 처음에는 의아해했지만, 점점 미미의 진심을 느끼고 고맙게 여겼습니다. "작은 생쥐야, 너처럼 작은 존재가 어찌 이리 큰 용기를 가질 수 있는지 놀랍구나."

미미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저도 제가 이렇게 용감할 줄은 몰랐어요. 하지만 숲을 지키기 위해서는 서로 돕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숲의 평화

시간이 흐르며 괴물의 상처는 점차 나아졌습니다. 미미는 괴물과 함께 지내며 숲의 다른 동물들을 설득하기로 했습니다. 그는 까마귀에게 부탁해 동물들에게 소식을 전했고, 토끼와 사자에게도 직접 찾아가 괴물이 악당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도 미미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그의 진심과 용기에 점차 마음을 열게 되었습니다. 결국 모든 동물들이 괴물이 있는 동굴로 찾아왔고, 괴물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며 오해를 풀었습니다.

그 후로 동물들은 괴물을 다시 숲의 보호자로 받아들였습니다. 괴물은 힘이 회복된 뒤에도 미미와 함께 숲을 지키는 일을 계속했어요. 미미는 더 이상 숨어지내는 작은 생쥐가 아니라, 숲에서 가장 용감하고 지혜로운 존재로 모든 동물들에게 사랑받게 되었습니다.

영원히 기억될 이야기

숲 속 동물들은 미미의 용기와 따뜻한 마음을 오래도록 기억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세대를 넘어서도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