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조용한 마을 골목길, 달빛이 비치는 밤이면 신비로운 일들이 벌어지곤 했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바로 ‘도둑고양이 대장, 깜돌이’에 대한 것이었죠. 하지만 아무도 깜돌이를 본 적이 없었어요. 마을의 고양이들이 깜돌이를 따른다는 소문만 있었을 뿐이었어요.
탱구리의 고양이 사랑
탱구리는 고양이를 너무너무 좋아하는 열 살짜리 소녀였어요. 집에서도 길고양이들을 위해 사료를 챙겨 주고, 비 오는 날이면 작은 상자를 가져다 놓아 고양이들이 비를 피할 수 있도록 했어요.
“엄마! 우리 집에 고양이 한 마리만 키우면 안 될까?”
탱구리는 매일같이 엄마에게 조르고 또 졌어요. 하지만 엄마는 단호했어요.
“우리 집엔 강아지 뽀삐가 있잖니. 고양이와 강아지를 같이 키우기 어려워.”
탱구리는 실망했지만, 포기하지 않았어요. 마을 골목길에 나가면 길고양이들을 만나 먹을 것도 주고,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 쓰다듬어 주곤 했어요.
수상한 검은 고양이
어느 날 밤, 탱구리는 집 근처 공터에서 검은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어요. 보통 길고양이들은 사람을 보면 후다닥 도망가기 마련인데, 이 고양이는 탱구리를 빤히 바라보았어요.
“어? 너 혹시 깜돌이 아니야?”
검은 고양이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금빛 눈동자가 반짝였어요.
탱구리가 가까이 다가가자 고양이는 몸을 돌려 달아났어요. 하지만 그냥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마치 ‘따라와!’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탱구리는 망설였지만, 호기심을 참을 수 없었어요.
“그래, 한 번 따라가 보자!”
도둑고양이들의 비밀 아지트
깜돌이를 따라간 탱구리는 마을 끝자락에 있는 오래된 창고 앞에 도착했어요. 창고 안에는 무언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조심스럽게 문을 밀어보니…
와르르르르!
어두운 창고 안에서 수십 마리의 고양이들이 한꺼번에 흩어졌어요! 탱구리는 깜짝 놀라 뒷걸음질 쳤어요.
그때, 그 검은 고양이가 탱구리 앞에 나섰어요.
“너, 정말 깜돌이 맞구나.”
깜돌이는 천천히 걸어와 탱구리 앞에 앉았어요. 마치 대장이 신입 단원을 심사하는 것처럼요.
그리고 그 순간, 탱구리는 무언가 이상한 걸 발견했어요.
고양이들의 기묘한 보물들
창고 구석에는 고양이들이 모아놓은 온갖 물건들이 있었어요. 반짝이는 동전, 빛나는 구슬, 반짝이는 열쇠고리 같은 것들이 가득했어요.
“이건… 뭐지?”
바로 도둑고양이들이 몰래 모아둔 ‘보물’이었던 거예요!
탱구리는 기가 막혔어요. 고양이들이 이런 걸 왜 모으는 걸까?
깜돌이는 천천히 보물 더미 위에 올라가 몸을 둥글게 말았어요. 그리고 눈을 감았어요.
그 순간, 다른 고양이들도 하나둘씩 모여들어 보물 근처에 앉았어요.
그 모습을 보니 탱구리는 알 것 같았어요.
“이건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너희한테 소중한 것들이구나.”
깜돌이가 눈을 뜨고 탱구리를 바라보았어요. 마치 ‘이제야 이해했구나’ 하는 표정이었어요.
마을을 떠나야 하는 고양이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였어요. 창고는 곧 허물어질 예정이었어요. 마을에서 새 건물을 짓기로 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럼… 너희들은 어디로 가?”
깜돌이와 도둑고양이들은 대답할 수 없었지만, 그 눈빛이 슬퍼 보였어요.
탱구리는 고민 끝에 결심했어요.
“좋아! 내가 너희를 위한 새 집을 만들어 줄게!”
새로운 보금자리
탱구리는 마을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요.
“고양이들이 갈 곳이 없대! 우리 힘을 모아서 새로운 집을 만들어 주자!”
친구들은 모두 함께 나섰어요. 마을의 빈터 한쪽에 작은 고양이 쉼터를 만들었어요.
나무 상자를 가져다 따뜻한 담요를 깔고, 작은 집처럼 꾸몄어요.
그리고 깜돌이와 고양이들은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편히 쉴 수 있게 되었어요.
도둑고양이 대장의 선물
어느 날 밤, 탱구리는 깜돌이를 보러 갔다가 깜짝 놀랐어요.
고양이 쉼터 앞에 반짝이는 금빛 구슬이 놓여 있었어요.
“이건… 네가 준 선물이야?”
깜돌이는 작게 울며 탱구리의 다리에 몸을 비볐어요.
탱구리는 알 수 있었어요.
이제 깜돌이는 더 이상 도둑고양이가 아니라, 친구가 되었다는 걸요.
그날 이후, 깜돌이와 도둑고양이들은 마을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게 되었어요.
그리고 탱구리는 매일 밤, 도둑고양이 친구들과 함께 달빛 아래에서 웃으며 놀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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