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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종이호랑이와 탱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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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옛날, 산과 강이 어우러진 조용한 마을에 탱구리라는 소녀가 살고 있었어. 탱구리는 호기심 많고 용감한 아이였지. 마을에서 벌어지는 작은 일에도 관심이 많았고, 무엇이든 직접 확인해야 직성이 풀렸어.

그런데 어느 날, 마을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어.

"산속에서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마을 어른들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지.

"우리 마을엔 호랑이가 없는데, 무슨 소리냐?"

그렇지만 아이들은 무서워했고, 밤이 되면 집 밖에 나가지 않으려고 했어. 탱구리는 그 이야기를 듣고 더욱 궁금해졌지.

"정말로 호랑이가 있는 걸까?"

탱구리는 결심했어. 마을 뒤쪽에 있는 대나무 숲으로 가서 그 소문의 진실을 직접 확인하기로!


비밀스러운 대나무 숲

그날 밤, 탱구리는 등에 작은 가방을 메고 몰래 집을 나섰어. 마을 밖 대나무 숲으로 들어가자, 바람에 스치는 소리가 났고, 어딘가에서 사각사각 하는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어.

"누구야?"

탱구리는 조심스럽게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갔어. 그러자 커다란 그림자가 나타났어.

"우와! 정말 호랑이야!"

하지만 이상했어. 그 호랑이는 바람이 불 때마다 몸이 흔들리고, 걷는 소리도 사각사각 했지.

탱구리는 용기를 내어 가까이 다가가 조심스럽게 호랑이를 만져봤어. 그러자 깜짝 놀라고 말았어.

"이건... 종이잖아!"

그렇다면, 소문의 호랑이는 진짜 호랑이가 아니라 종이로 만든 호랑이였던 거야!


종이호랑이의 비밀

그때, 종이호랑이가 입을 열었어.

"오랜만에 누군가 나를 보러 왔군."

탱구리는 깜짝 놀라 뒷걸음질쳤어.

"너, 말을 할 수 있어?"

종이호랑이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어.

"나는 오래전부터 이 숲을 지켜왔지. 하지만 사람들은 점점 나를 잊었고, 이제는 나도 힘이 점점 약해지고 있어."

탱구리는 궁금해서 물었어.

"그럼 넌 어떻게 태어난 거야?"

종이호랑이는 하늘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시작했어.

"옛날에 한 마을에서 한 할아버지가 살았단다. 그분은 무척이나 마음이 따뜻한 분이었지만, 마을에 호랑이가 나타나면서 걱정이 많아졌지. 그래서 마을을 지킬 방법을 고민하다가, 종이로 호랑이를 만들어 마을을 지켜달라고 빌었단다."

"그리고 정말로 그 종이호랑이가 살아나서 마을을 지켜줬어!"

탱구리는 신기했어.

"그럼 넌 그때부터 계속 여기 있었던 거야?"

"응.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을 사람들은 나를 잊어버렸고, 내 힘도 점점 사라지고 있어. 이제는 바람만 불어도 내 몸이 흔들릴 정도로 약해졌어."

탱구리는 마음이 아팠어. 종이호랑이가 마을을 지켜줬는데, 사람들이 그를 잊어버렸다니...


종이호랑이를 위한 선물

탱구리는 생각했어. "종이호랑이를 다시 강하게 만들어 줄 방법이 없을까?"

그리고 마침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종이호랑이를 다시 만들어주면 되는 거야!"

다음 날 아침, 탱구리는 마을의 아이들과 함께 힘을 모았어. 커다란 종이를 가져와서 새롭게 종이호랑이를 만들기 시작했지.

아이들은 정성껏 종이를 접고, 색을 칠하고, 튼튼한 다리를 만들어 붙였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탱구리는 종이호랑이의 눈을 그렸어.

"자, 이제 다시 살아날 거야!"

그 순간, 새롭게 만들어진 종이호랑이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어.

"고맙다, 탱구리. 덕분에 난 다시 힘을 얻었어."

종이호랑이는 예전보다 훨씬 더 튼튼하고 멋진 모습으로 변했어. 이제는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았지.

그날 이후, 종이호랑이는 다시 마을을 지키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그의 존재를 기억하게 되었어.

마을에서는 매년 종이호랑이를 새로 만들어 그를 기리는 축제를 열기로 했지.

탱구리는 뿌듯한 마음으로 종이호랑이를 바라보며 속삭였어.

"이제 다시는 널 잊지 않을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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