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오래된 옷장 속 이야기
태연이는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예요. 머리엔 리본을 묶는 걸 좋아하고, 손재주도 좋아해 종이접기를 무척 잘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태연이는 할머니 댁의 다락방에서 낡은 옷장을 발견하게 돼요.
“이건 뭐지?”
태연이는 조심스레 옷장의 문을 열었어요. 거기엔 오래된 옷들이 가지런히 걸려 있었고, 그 가운데 하나… 예쁘고도 신기한 핑크색 원피스가 있었어요. 색은 바래 있었지만, 마치 빛을 담은 것처럼 은은한 광채가 느껴졌죠.
할머니는 말씀하셨어요.
“그건 네 증조할머니가 소녀였을 때 입었던 드레스란다. 아주 특별한 옷이었지.”
하지만 더 특별한 건 그날 밤이었어요. 태연이가 원피스를 품에 안고 잠들자, 꿈속에서 원피스가 말을 걸어온 거예요!
“태연아, 나랑 함께 꿈을 짓는 모험을 떠나지 않을래?”
제2장. 드레스월드의 초대
다음 날 아침, 태연이는 눈을 떴지만 침대가 아니었어요. 눈앞엔 하늘이 분홍색으로 빛나고, 바닥은 솜사탕처럼 푹신했어요. 주변에는 레이스 달린 드레스들이 공중을 날고 있었고, 머리 위로 반짝이는 리본이 춤을 추었죠.
“여기는… 어디지?”
“여긴 드레스월드야!” 누군가 경쾌하게 말했어요.
핑크색 원피스가 말을 했어요! 이름은 ‘핀디’였고, 오래된 마법의 드레스라고 했죠.
“넌 선택받았어, 태연. 진심으로 꿈을 꿀 줄 아는 아이만이 이 세계의 문을 열 수 있거든.”
드레스월드는 마법의 재봉틀, 말하는 단추, 날아다니는 실타래들이 사는 세계였어요. 이곳의 주인은 ‘꿈꾸는 드레스’들이었죠. 아이들의 소원과 감정이 옷에 담기면, 그것이 살아 움직이는 존재가 되는 세계.
“하지만 지금 드레스월드에 위기가 왔어. 검은 실의 마법사 '시그문'이 꿈을 삼키고 있어. 그가 실을 엉키게 하고, 바느질을 망쳐서 꿈의 드레스들이 흩어지고 있지.”
태연이는 말했어요.
“그럼… 내가 도와줄게. 핀디, 같이 가자!”
제3장. 꿈의 실을 찾는 여정
태연이와 핀디는 세 가지 실을 찾기 위한 모험을 시작했어요. 이 실은 각각 꿈, 용기, 우정을 상징하는 마법의 실이었어요. 이 실이 없으면 드레스를 완성할 수 없고, 드레스월드는 점점 흐려지게 되죠.
첫 번째는 꿈의 실.
그건 ‘잠꾸러기 구름섬’에 있었어요. 늘 잠만 자는 구름 요정들이 있었는데, 그 중 가장 게으른 ‘쿠쿠’를 깨워야만 실이 나타났어요.
“난 그냥 자고 싶어… 꿈도 힘들어…”
태연이는 쿠쿠의 손을 꼭 잡고 말했어요.
“꿈이 있다는 건, 살아 있다는 거야. 쿠쿠, 네가 꾼 꿈은 분명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거야.”
그 말에 감동한 쿠쿠는 하품을 하면서도 눈을 번쩍 떴고, 그 순간 하늘에서 반짝이는 파란 실 하나가 뚝 떨어졌어요. 그것이 바로 ‘꿈의 실’이었어요.
두 번째는 용기의 실.
이 실은 ‘실타래 미궁’ 속에 숨겨져 있었어요. 무서운 바늘 괴물들이 길을 막고 있었죠. 태연이는 무서웠지만, 핀디가 말했어요.
“무서워도 괜찮아. 그걸 인정하는 게 진짜 용기야.”
태연이는 눈을 꼭 감고 앞으로 걸어갔어요. 괴물들은 사라지고, 바닥에서 금빛의 실이 빛나기 시작했죠. 용기의 실을 찾은 거예요!
세 번째는 우정의 실.
마지막은 '찢어진 리본 숲'. 그곳엔 과거에 서로 다투고 돌아선 드레스들이 흩어져 있었어요. 서로에게 삐쳐서 실이 끊긴 아이들처럼요.
태연이는 그들에게 손을 내밀었어요.
“서로 달라도, 함께할 수 있어요. 우리가 함께 있으면 어떤 상처도 꿰맬 수 있어요.”
그 순간, 찢어졌던 리본들이 하나둘 다시 연결되었고, 보라빛 우정의 실이 숲 위로 떠올랐죠.
제4장. 마법의 재봉틀
세 가지 실을 얻은 태연이는 핀디와 함께 드레스월드의 중심 ‘루미나 아틀리에’로 향했어요. 그곳엔 전설의 마법 재봉틀이 있었어요. 이 재봉틀은 오직 진심으로 실을 꿰는 자만이 사용할 수 있다고 했어요.
태연이는 실들을 조심스레 꿰기 시작했어요.
꿈의 실, 용기의 실, 우정의 실.
‘딸깍, 딸깍, 달칵—’
기계음이 울릴수록, 핀디는 점점 더 빛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마지막 실이 박음질되자, 핀디는 눈부시게 변했어요!
핑크빛의 드레스는 더욱 화려해졌고, 태연이 몸에 꼭 맞게 변했죠. 그리고 핀디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렸어요.
“이제 너는 드림 디자이너야, 태연. 이 세계의 새로운 수호자야.”
제5장. 시그문의 공격
하지만 기쁨도 잠시. 드레스월드가 흔들렸어요.
검은 실의 마법사, 시그문이 나타난 거예요.
“희망? 우정? 다 헛된 환상일 뿐! 아이들의 꿈은 이젠 더 이상 자라지 않아!”
시그문은 거대한 가위 마법으로 드레스들을 자르고, 마법의 실을 엉키게 했어요. 태연이는 무서웠지만, 핀디가 말했어요.
“이제 네가 나를 입고, 날아올 시간이야!”
태연이는 핀디를 입고, 하늘로 날았어요. 핑크빛 날개가 펼쳐졌고, 손엔 반짝이는 바늘 지팡이가 생겼어요.
태연이는 외쳤어요.
“꿈을 짓는 건… 바로 우리 마음이야!”
마법의 바늘이 공중을 그리자, 엉킨 실들이 풀리고, 시그문의 어둠이 깨졌어요. 시그문도 결국 무너지고 말았죠.
그의 눈에서 작게 눈물이 맺혔어요.
“어릴 땐… 나도 분홍 드레스를 좋아했는데…”
제6장. 다시 현실로
모든 것이 끝났을 때, 드레스월드는 찬란히 빛났어요. 핀디는 말했죠.
“이제 너는 돌아가야 해. 하지만 기억해. 네가 원하면 언제든 돌아올 수 있어.”
태연이는 아쉬웠지만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리고 눈을 떴을 때, 다시 할머니 댁의 다락방이었어요. 손에는 핑크색 원피스가 조용히 누워 있었죠.
태연이는 그날부터 조금 달라졌어요. 꿈을 꾸는 걸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고, 용기 있는 말을 자주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학교에선 친구들이 고민이 있으면 태연이에게 먼저 다가왔죠.
왜냐하면… 태연이는 늘 부드럽고 따뜻한 핑크빛 미소로 말해줬거든요.
“너의 마음에도… 멋진 드레스가 자라고 있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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