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이상한 굴 속으로
태연이는 호기심 많은 일곱 살 소녀다. 언제나 탐험을 좋아했고, 돌멩이 아래 숨어 있는 벌레를 관찰하거나, 마당 끝에 있는 작은 언덕에 올라가 상상의 왕국을 만들곤 했다. 어느 날, 아파트 단지 뒤편 놀이터에서 새로운 놀이터가 생겼다는 소문을 들었다. 태연이는 신발을 꽉 묶고, 가방에는 간식과 수첩을 챙겨서 단숨에 뛰어갔다.
하지만 놀이터는 없었다. 대신 작은 동굴 같은 굴이 하나 생겨 있었다.
"이상하네? 어제까지만 해도 여긴 그냥 흙이었는데..."
굴 안에서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왔다. 그 바람은 달콤한 과일 냄새와 섞여 있었고, 태연이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마치 누군가가 그녀를 부르는 듯했다. 망설임 없이 태연이는 굴 속으로 들어갔다.
굴 안은 점점 밝아졌고, 그녀는 어느새 미끄럼틀을 타듯 빠르게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텅! 하고 부드러운 잔디밭 위에 착지했다.
눈앞에는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제2장. 공룡이 사는 세상
태연이는 눈을 비볐다. 커다란 양치식물이 주위를 가득 메우고 있었고, 머리 위로는 날개 달린 익룡이 훨훨 날아다니고 있었다.
"진짜 공룡 시대야?!"
그때, 무언가 풀숲을 흔들며 다가왔다. 태연이는 겁을 먹고 뒤로 물러섰지만, 그 모습은 예상과 달랐다. 엄청나게 귀여운 파란색 공룡이 귀를 축 늘어뜨린 채로 나타난 것이다. 짧은 다리에 눈망울이 반짝거리는 공룡은 삐죽삐죽한 이마에 작고 반짝이는 노란 뿔 하나를 가지고 있었다.
"우… 우와… 넌 누구야?"
"난 로로야. 꼬마 브라키오사우루스!"
태연이는 깜짝 놀랐지만, 로로는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너 혹시… 사람?”
“응. 난 태연이야.”
“와아, 진짜 사람이다! 전설 속 친구!”
로로는 태연이를 등에 태우고 자신의 집인 "쥐라 마을"로 안내했다. 그곳은 꼬마 공룡들과 익룡, 심지어는 티라노사우루스 아기까지 모두 평화롭게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이었다.
제3장. 알이 사라졌어요!
쥐라 마을은 매년 ‘햇살 알 축제’를 연다. 각 공룡 가족이 보물처럼 여기는 알들을 선보이고, 춤과 노래로 새로운 생명을 축복하는 날이다. 태연이도 그 준비를 함께 도우며 공룡들과 금세 친구가 되었다.
하지만 축제를 하루 앞두고, 브라키오 마을의 알이 사라졌다!
“우리 가족의 소중한 알이야…!” 로로는 울먹였다.
태연이는 즉시 수첩을 꺼내 들었다.
“걱정 마, 내가 명탐정 태연으로 도와줄게!”
태연이는 알이 있던 장소를 샅샅이 조사했다. 잔디 위에 남은 미세한 발자국, 깨진 꽃병, 이상하게 휘어진 나뭇가지…
"이건 도둑이 익룡이란 증거야!"
하지만 익룡 친구들은 모두 날 수 있는 아이들이 아니었고, 의심은 무르익어갔다. 결국 태연이는 단서를 따라 커다란 동굴로 향했다. 그곳엔 사라졌던 알이 조심스럽게 보관되어 있었다.
그 알을 훔쳐간 건, 다름 아닌 외로운 스테고사우루스 꼬마 ‘토토’였다.
“난 가족이 없어. 알이 부화하면 친구가 생길 줄 알았어…”
태연이는 조용히 토토를 안아주었다.
“친구는 훔치는 게 아니라, 만들어가는 거야.”
알은 무사히 돌아왔고, 토토는 로로 가족의 입양을 받아 진짜 가족을 얻게 되었다.
제4장. 불꽃산의 용암괴물
며칠 후, 마을엔 또 다른 위기가 닥쳤다. 멀리 있는 불꽃산이 으르렁거리며 화산재를 뿜기 시작한 것이다.
“저 안에… 용암괴물이 깨어났대요!” 공룡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용암괴물은 전설 속 존재로, 세상이 불균형해지면 깨어난다고 알려져 있었다.
태연이는 로로, 토토, 그리고 불을 뿜는 작은 익룡 피피와 함께 불꽃산으로 향했다. 그곳은 용암이 여기저기 흐르고, 땅이 쿵쿵 울리는 무시무시한 장소였다.
그들은 조심스레 산 속 깊숙이 들어갔고, 마침내 커다란 불빛 속에서 용암괴물을 마주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용암괴물은 소리를 내며 아파하고 있었다. 눈 속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얘… 얘가 울고 있어?”
태연이는 다가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디가 아픈 거야?”
괴물의 몸 속엔 돌멩이 덩어리가 박혀 있었다. 태연이는 로로와 함께 그것을 꺼내주었다. 그 순간, 괴물의 몸이 천천히 식더니 따뜻한 붉은빛으로 바뀌었다.
“내 이름은 플레임. 난 세상의 균형을 지키는 수호자야.”
플레임은 공룡들의 배려와 태연이의 용기에 감동해 다시 잠들기로 했다.
“너는 이 세계를 구한 진짜 영웅이야, 태연.”
제5장. 돌아오는 길
태연이는 이제 쥐라 마을에서 완전히 유명 인사가 되었다. 모두가 그녀를 칭찬했고, 매일 새로운 공룡 친구들이 그녀를 찾아왔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야 할 시간이 왔다.
“난 다시 엄마 아빠한테 가야 해… 하지만 너희를 절대 잊지 않을 거야.”
로로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다. “우리도 안 잊을 거야, 태연이. 너는 언제든 올 수 있어. 하늘에 별이 무지개색으로 반짝일 때, 굴이 열릴 거야!”
태연이는 다시 굴 속으로 들어갔고, 눈을 떴을 땐 놀이터 벤치에 앉아 있었다.
주머니를 만지자, 반짝이는 브라키오사우루스 모양의 돌이 들어 있었다.
“진짜였어…”
그날 밤, 태연이는 무지개빛 별을 보며 작게 속삭였다.
“잘 자, 로로.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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