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태연이와 별을 닮은 목 — 기린왕국의 비밀》

728x90
728x90

제1장. 긴 목, 긴 그림자

태연이는 작은 숲 마을에서 엄마와 함께 살고 있었어. 집 뒤에는 커다란 나무들과 작은 호수가 있었고, 태연이는 매일 나무에 기대어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곤 했지. 하지만 요즘 태연이는 이상한 꿈을 꾸고 있었어.

그 꿈 속에서, 엄청나게 긴 목을 가진 기린 한 마리가 별빛 아래 태연이를 내려다보며 말했어.

“태연아, 별을 본 적 있니? 난 매일 보고 있단다.”

현실로 돌아오면 꿈 같았지만, 이상하게도 그 기린의 눈빛과 목소리는 따뜻했고, 계속 마음에 남았어.


제2장. 별의 편지

어느 날, 태연이는 마당에서 반짝이는 이상한 편지를 발견했어. 편지는 별 모양으로 접혀 있었고, 펼치자 이렇게 적혀 있었어.

“긴 목은 높은 곳을 보기 위함이 아니야. 더 멀리 들여다보기 위한 마음의 다리지.
기린왕국으로 와줘. 별이 사라지고 있어.
— 아루, 기린왕국의 마지막 별지기”

태연이는 망설이지 않았어. 다음날 밤, 가장 밝게 빛나는 별 아래 서자 눈부신 빛이 그녀를 감싸며 공중으로 끌어올렸지. 그리고, 눈을 뜬 곳은… 구름보다 높은 하늘 숲이었어.


제3장. 구름 위의 왕국

태연이 앞에는 황금빛의 긴 다리들이 잔잔히 흔들리고 있었고, 하늘색 줄무늬가 있는 기린 무리가 나타났어.
그들은 모두 우아하고, 표정은 슬펐어. 그중 가장 긴 목을 가진 기린이 다가왔어.

“넌 바로… 그 아이. 별지기가 부른 인간이구나. 나는 기린왕국의 지도자, 샤피란다.”

샤피는 태연이를 데리고 별지기 아루를 만났어. 아루는 태연이의 꿈에 나왔던 바로 그 기린이었지.
“기린은 목이 길어서 별과 더 가까웠고, 별에서 온 속삭임을 전해 들을 수 있었어. 그런데, 별빛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어.”

“왜요?”

“누군가 하늘로 올라오는 빛의 사다리를 훔치고 있어. 별을 잃는다는 건, 세상이 방향을 잃는다는 뜻이야.”


제4장. 기린 수련 학교

아루는 태연이에게 기린들의 능력을 배우게 했어.
"넌 인간이지만, 너의 마음은 우리와 닮았단다. 너도 긴 마음을 가질 수 있어."

태연이는 구름을 딛고 걷는 법, 하늘빛을 읽는 법, 그리고 **‘목심 감각’**이라 불리는 능력을 배웠어.
그건 멀리 있는 마음을 느끼는 감각이었지.

그리고 태연이만의 도구도 생겼어. 별빛 청진기!
그걸로 하늘의 미세한 별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지.


제5장. 별도둑의 흔적

기린들은 높은 하늘의 길을 따라 순찰했지만, 사라진 별은 찾을 수 없었어.
그러던 어느 날, 태연이는 청진기를 통해 아주 낮은 소리를 들었어.

“…아무도 나를 몰라줘… 난… 그림자뿐이야…”

그건 목이 짧아 왕국에서 쫓겨난 기린, 이름은 노르였어. 노르는 별의 사다리를 질투해 어둠의 천장을 뚫고 별빛을 감추고 있었어.

“왜 별을 훔쳤어?” 태연이가 물었을 때, 노르는 울먹였어.
“난 아무리 목을 쭉 뻗어도 별이 안 보였어… 그래서 별은 내 것이 아니라 생각했어…”

태연이는 손을 내밀었어.
“별은 모두의 거울이야. 너도 보고 싶다면, 함께 되찾자.”


제6장. 하늘의 균열

노르의 어둠은 이미 왕국의 하늘에 균열을 만들어 두었어. 별들이 줄줄이 사라지고, 기린들의 힘도 약해지고 있었지.

태연이는 아루와 샤피, 그리고 노르와 함께 별의 심장이라 불리는 장소로 향했어.
그곳은 하늘과 별이 직접 이어지는 연결점, 수많은 빛줄기가 얽힌 성역이었지.

하지만 균열은 너무 커져 있었고, 기린들의 힘만으론 회복시킬 수 없었어.
태연이는 마지막으로 청진기를 가슴에 대고, 모든 별에게 속삭였어.

“이 목소리를 들어줘. 나 혼자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소망이야. 다시 빛나줘.”

그러자, 별 하나가 대답했어.
“기억할게. 우리를 믿어주는 너의 긴 마음을.”

그리고 하나둘씩 별이 다시 켜지기 시작했어. 균열은 천천히 닫혔고, 하늘은 회복되었지.


제7장. 별을 본 기린

왕국은 축제 분위기였고, 노르도 다시 받아들여졌어.
“이제 난 매일 별을 볼 수 있어. 목이 아니라, 마음으로.”

태연이도 이제 고개를 들지 않아도 별이 보였어.
청진기를 목에 걸고, 별들을 하나하나 기억했지.

샤피는 태연이에게 가장 아름다운 선물을 건넸어.
“넌 우리 중 가장 긴 목을 가졌단다. 안녕, 태연이. 언젠가 다시 별에서 만나자.”


제8장. 다시 숲으로

집으로 돌아온 태연이는 다시 작은 숲 마을에서 일상을 살기 시작했어.
하지만 밤이면 항상 별을 올려다보며 속삭였지.

“오늘은 누구의 별이 반짝이는 걸까?”

그녀의 청진기엔 아직도 별의 미세한 속삭임이 담겨 있었고, 기린왕국의 기억은 마음속에 선명히 남아 있었지.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