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서 떨어진 원숭이》🍌

세상에서 가장 높고 넓은 정글, ‘까까 정글’에는 전설처럼 알려진 나무 한 그루가 있었어. 그 이름은 바로 하늘바나나나무. 보통 나무는 몇 미터쯤 되지만, 이 하늘바나나나무는 자그마치 300미터나 되는 거대한 나무였지! 그 꼭대기에는 구름보다 부드럽고, 꿀보다 달콤한 전설의 바나나가 열린다고 했어. 단, 그 바나나는 용기 있는 자만이 딸 수 있었대.

이 이야기를 들은 꼬마 여자아이, 태연이는 눈을 반짝였어. “그 바나나… 꼭 먹어보고 싶어!”

태연이는 사자 가면도 쓰고, 도깨비 우산도 써본 대단한 아이야. 뭐든 궁금하면 직접 가서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지. 그래서 이번에도 단단히 마음을 먹고 까까 정글로 향했어.

정글 입구에 도착하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어.

“꽥꽥! 그 나무에 오르다 떨어진 원숭이 또 있어!”
“아이고, 또 다쳤대요. 왜들 자꾸 오르려는 거야?”
“전설의 바나나 때문이지~ 하지만 매번 떨어지잖아!”

태연이는 호기심에 발끝까지 힘을 주며 조심조심 나아갔어. 그곳에는 커다란 바위 위에서 다리를 감싸 안고 눈물을 뚝뚝 흘리는 원숭이 한 마리가 있었어. 이름은 몬몽이.

“너무 아프다아아아… 우우…”

태연이는 다가가서 조심스럽게 말했어.

“안녕? 괜찮아? 많이 다쳤어?”

몬몽이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어. 커다란 눈망울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지.

“난… 하늘바나나를 따고 싶었는데… 항상 중간쯤 가다가 떨어져…”

태연이는 몬몽이의 붕대를 감싸며 말했어.

“같이 해보자. 이번엔 내가 도와줄게!”

몬몽이의 눈이 번쩍 커졌어. “진짜? 나랑 같이?”

태연이는 고개를 끄덕였어. 그리고 바로 다음 날, 태연이와 몬몽이는 아주아주 길고 험한 등반을 시작했지.

첫 번째 날. 나무 밑둥에는 커다란 개미들이 지키고 있었어. 그 개미들은 자기보다 열 배나 큰 몬몽이를 보고도 당당하게 외쳤어.

“여기를 지나려면… 바나나 퀴즈에 맞춰야 한다!”

태연이는 바로 대답했어.
“바나나는 어떤 색일까요? 노랑이요!”

개미 대장: “하하, 그건 첫 번째 질문! 두 번째, 바나나는 어떤 모양일까요?”

태연이: “반달처럼 휘었죠!”

개미 대장: “세 번째! 바나나는 껍질을 벗기면 미끄러워질까요?”

태연이: “네! 그래서 조심해야 해요!”

개미들은 깜짝 놀라 길을 내주었어. “통과!”

둘째 날. 나무 중간쯤 올라가자 굉장히 까칠한 앵무새 마리오가 있었어. “이곳은 내 노래 연습장이야! 조용히 하려면 내 노래에 화음을 넣어봐!”

태연이는 목청을 가다듬었어.

🎵 “노오란 바나나~ 달콤한 바나나~”
🎵 “하늘 위에 바나나~ 날아가는 바나나~”

태연이의 노래에 감동한 마리오는 깃털을 펄럭이며 외쳤어.

“우와! 이렇게 예쁜 목소리는 처음이야! 길을 내줄게!”

셋째 날. 구름을 지나며 추운 공기가 둘을 덮쳤어. 손이 얼어붙고 바람이 세차게 불었어. 몬몽이는 다시 주저앉으려 했지만, 태연이가 손을 꼭 잡았지.

“우리… 꼭대기에 가면 가장 달콤한 바나나를 먹을 수 있어. 꼭 먹어보자.”

태연이의 따뜻한 미소에 몬몽이도 고개를 끄덕였어. “응… 나도 이젠 그만 떨어지고 싶어.”

마침내 나흘째 되는 날. 하늘바나나나무의 꼭대기, 바람이 멈추고 햇살이 눈부시게 퍼지며 황금빛 바나나가 모습을 드러냈어.

“와… 정말 있구나…”

두 사람은 동시에 숨을 삼켰어. 바나나는 구름 위에 떠 있었고, 그 위에는 큐브처럼 반짝이는 별가루가 떨어지고 있었지. 조심스럽게 바나나를 딴 태연이는 몬몽이와 함께 첫 입을 베어 물었어.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

바나나를 먹는 순간, 나무가 흔들렸고 수많은 열매들이 주르륵 떨어졌어. 그 열매는 정글 아래로 둥실둥실 떠내려가며 모든 동물들에게 나눠졌지.

그날 이후, 몬몽이는 더 이상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정글의 모두는 태연이를 “바나나 용사”라 불렀대.

태연이는 마지막으로 정글 꼭대기에서 외쳤어.

“무서워도, 넘어진 적 있어도, 다시 해보면 돼! 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