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할머니의 서랍장
태연이는 할머니 댁에 놀러 갔다가 오래된 서랍장을 뒤지던 중, 앙증맞은 곰 모양 머리핀 하나를 발견했다.
"이거 뭐야? 너무 귀여워!"
머리핀은 부드러운 벨벳 느낌으로, 귀여운 곰 얼굴이 웃고 있었다.
"그건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집에 전해져 내려온 거란다," 할머니가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 머리핀은... 마음을 담으면 특별한 일이 일어난단다."
태연이는 별생각 없이 머리핀을 머리에 꽂았다.
그 순간, 세상이 회오리처럼 빙글빙글 돌더니 온몸이 반짝이는 빛 속에 휩싸였다.
제2장. 곰의 숲으로
눈을 뜬 태연이는 자신이 커다란 나무 위에 앉아 있다는 걸 알았다.
주위를 둘러보자, 하늘은 라벤더색으로 물들어 있었고, 바닥은 솜사탕처럼 폭신했다.
그리고, 나무 아래엔 수많은 곰들이 서 있었다. 진짜 곰들! 하지만 크기가 작고 귀여운 인형 같았다.
"안녕, 태연!" 한 마리 곰이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난 퐁퐁곰. 네가 곰 머리핀을 꽂는 순간, 곰의 숲 문이 열렸어!"
태연이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주변의 곰들이 하나같이 다정하게 웃고 있어서 금세 마음이 편해졌다.
"네가 이 머리핀의 주인이 된 이상, 우리 곰들의 세계에 위기가 찾아오면 너만이 해결할 수 있어!"
제3장. 사라진 곰별
곰들의 숲 하늘에는 항상 곰 모양의 별이 떠 있었는데, 며칠 전부터 그 별이 사라졌다고 했다.
별이 사라진 후로 곰들 사이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 털이 빠지기 시작한 곰
- 목소리가 작아진 곰
- 잠만 자는 곰
- 빛이 반짝이지 않는 곰꽃
이 모든 현상은 곰별의 마법이 사라지면서 시작된 일이었다.
퐁퐁곰은 말한다.
"곰별은 곰들의 마음을 비춰주는 거울이야. 하지만 그 거울이 검은 안개 속에 갇혀버렸지."
태연이는 도와주겠다고 약속한다.
"나, 곰별을 되찾고 말 거야!"
제4장. 젤리 숲과 바람의 굴
곰별을 되찾기 위해서는 세 가지 보석을 모아야 했다.
첫 번째는 '젤리의 심장'. 그것은 젤리로 이루어진 숲 한가운데에 숨겨져 있었다.
젤리 숲은 알록달록하고 맛있는 향기로 가득했지만, 숲 속 길은 쉽게 녹아내려 태연이의 발이 빠지기 일쑤였다.
곰 친구 중 하나인 '츄츄곰'이 딸기 젤리 우산을 들고 함께 해주었다.
두 사람은 젤리늪을 건너며 조심스럽게 나아갔다.
가장 깊은 곳, 태연이는 '마음의 노래'를 불러야만 보석이 나타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태연이가 부드럽게 동요를 부르자, 숲 중앙의 젤리 꽃잎이 열리며 첫 번째 보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두 번째는 '바람의 깃털'. 바람의 굴은 바람이 휘몰아치고 날씨가 계속 바뀌는 지역이었다.
태연이는 파란 망토를 입고, 바람곰 '휘리리곰'과 함께 언덕을 올랐다.
강풍을 버텨내며 무지개 회오리 안에서 깃털을 발견했다. 그것은 공중에 떠 있는 투명한 곰의 날개 안에 숨겨져 있었다.
제5장. 눈물의 호수
세 번째 보석은 ‘순수한 마음의 눈물’에서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곰의 숲 남쪽, 고요한 ‘눈물의 호수’에 도착한 태연이는 거기서 ‘도리도리곰’을 만났다. 도리도리곰은 말도 없고 웃지도 않았지만, 손에 오래된 낡은 곰 머리핀을 들고 있었다.
“이건… 내 언니가 쓰던 머리핀이야. 언니는 날 두고 숲을 떠났어…”
도리도리곰의 슬픔에 태연이는 말없이 손을 잡아주었다.
그 순간, 호수에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고, 수면 위에 순수한 하얀색 보석이 떠올랐다.
세 보석이 모두 모이자, 머리핀이 반짝이며 본래의 힘을 되찾기 시작했다.
곰 머리핀은 마법의 열쇠가 되어 곰별이 갇힌 검은 안개의 문을 열 준비를 마쳤다.
제6장. 검은 안개의 성
곰별은 북쪽 끝, 검은 안개의 성 안에 갇혀 있었다.
그곳은 시간도 멈추고 색깔도 잿빛으로 변하는 무시무시한 곳이었다.
태연이는 퐁퐁곰, 휘리리곰, 츄츄곰, 도리도리곰과 함께 성에 입장했다.
검은 안개는 태연이의 머리핀을 보고 물러서려 했지만, 곧 강한 거울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그 그림자 안엔 ‘검은 태연’이 있었고, 실제 태연이를 시험하기 시작했다.
"너도 외롭고 속상할 때 많잖아. 그럴 땐 누가 네 맘을 알아줘?"
“그래, 나도 그랬어. 혼자서 울고 싶을 때도 있었고, 머리핀 하나로 괜찮은 척하기도 했지. 하지만… 내 곁엔 나를 믿어주는 친구들이 있어. 이 곰 친구들이!”
태연이가 외치자, 머리핀에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왔고, 검은 태연은 사라졌다.
곰별은 반짝이며 떠올랐고, 온 숲에 별빛이 흩날렸다.
제7장. 돌아온 별빛
곰 머리핀은 반짝이는 고유의 마법으로 돌아왔고, 곰들의 세계는 다시 밝아졌다.
털을 잃었던 곰들은 다시 말랑말랑해졌고, 꽃들은 다시 빛났으며, 도리도리곰은 활짝 웃었다.
"이제… 곰의 숲은 네가 있을 곳이야, 태연!"
그러나 태연이는 고개를 저었다.
"곰의 숲은 정말 아름답지만, 나는 돌아가야 해. 엄마랑 아빠, 내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곰 머리핀은 태연이의 결심을 지지하며 하늘을 향해 떠오르기 시작했다.
곰별은 태연이 머리 위로 내려와 부드럽게 속삭였다.
“언제든 머리핀을 꽂으면, 우리는 너의 편이야.”
제8장. 현실의 하루
눈을 뜬 태연이는 다시 할머니 집. 손에는 곰 머리핀이 그대로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어젯밤보다 머리핀이 더 반짝이는 것 같았다.
그날 이후 태연이는 매일 그 머리핀을 머리에 꽂았다.
학교에서 친구가 울 때, 놀이터에서 아이가 넘어졌을 때, 머리핀은 따뜻한 빛을 내며 그녀를 도와주었다.
“이 머리핀은 그냥 장식이 아니야. 진짜 마음의 마법이 깃든 거야.”
그리고 태연이는 알았다.
진짜 마법은, 누군가를 위해 마음을 쓰는 것.
곰 머리핀은 그 마음을 가장 잘 알아주는 친구였다는 것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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