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매일 늦잠, 매일 모험
태연이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잠꾸러기인 아이였다.
“태연아~! 일어나야지~!”
엄마의 목소리는 매일 아침 동화책처럼 반복되었다.
“음... 다섯 분만... 아니, 열 분만 더 자고...”
그렇게 시작된 아침은 늘 지각과 허둥지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아무리 늦게 일어나도, 태연이는 꼭 하나의 꿈을 꾸었다.
언제나 알 수 없는 숲 속을 걷고, 뭔가를 찾거나 도망치거나, 말을 하는 동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꿈.
어느 날, 태연이는 유난히 생생한 꿈을 꿨다.
커다란 나무 위에 잠든 자신을 바라보며 하늘색 고양이가 말하는 꿈이었다.
“태연이, 너 이대로 자다간 진짜 꿈나라에서 못 돌아올지도 몰라.”
그리고 그 순간——
눈앞이 반짝이며 온 세상이 포근하고 이상한 기운에 휩싸였다.
제2장. 꿈꾸는 숲, 미루나무마을
“어... 여긴 어디야...?”
태연이는 눈을 떴다. 머리 위에는 별빛이 반짝이는 보랏빛 하늘, 발밑엔 몽글몽글한 구름이 깔린 숲.
그곳은 바로 꿈꾸는 숲이었다. 그리고 그 한복판에 위치한 마을, 이름은 미루나무마을.
“어서 와, 태연이. 여긴 ‘깊은 잠의 아이’만 올 수 있는 곳이야.”
하늘색 고양이는 이름이 미몽이였다.
그는 마을의 안내자이자 꿈의 기록자였다.
태연이는 곧장 미루나무마을의 사람들과 친구가 되었다.
잠자는 양 인형을 키우는 몽몽 할머니, 공기방울 마카롱을 파는 풍퐁 가게, 베개를 타고 하늘을 나는 요요 날다람쥐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놀라운 건, 매일 밤 이 마을이 조금씩 모양을 바꾼다는 것이었다.
“왜 이렇게 자꾸 변해요?”
“왜냐하면 꿈은 고정된 게 아니거든. 네 마음, 네 기억, 네 고민이 이 마을의 모양을 바꾸고 있어.”
미몽이의 말에 태연이는 처음으로 자신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다.
제3장. 꿈도둑, 졸로졸로
하지만 이 꿈의 마을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었다.
요즘 들어 사람들의 꿈이 점점 흐려지고 사라진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리고 마침내, 태연이 앞에도 이상한 생명체가 나타났다.
커다란 눈, 검은 연기 같은 몸, 조용히 다가오는 졸로졸로.
“저건 뭐야?!”
“졸로졸로는 꿈의 에너지를 훔쳐가는 존재야. 너처럼 꿈을 많이 꾸는 아이가 나타나면 더 세게 반응하지.”
졸로졸로는 태연이의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걱정과 두려움을 먹고 자랐다.
지각하는 것, 시험 망치는 것, 친구와 싸우는 것, 엄마한테 혼나는 것...
그런 생각이 많아질수록 졸로졸로는 더 커지고, 미루나무마을은 점점 어두워졌다.
태연이는 무서웠다. 하지만 무서움 속에서도 생각했다.
“나는 지금까지 늘 도망쳤어. 그냥 자고 피하려고만 했어. 하지만 이제는…”
그날 밤, 태연이는 자신이 가장 무서워했던 장면들을 떠올리며 졸로졸로 앞에 당당히 섰다.
“그래, 난 지각도 해보고, 혼나기도 해봤어. 그렇다고 내가 나쁜 애는 아니야!”
그 말과 함께, 그녀의 몸에서 은은한 빛이 퍼져나왔다.
하얀빛, 그리고 잠의 결정을 닮은 은별 수정구슬이 그녀의 손에 나타났다.
제4장. 꿈의 결정을 지켜라
미몽이는 말했다.
“저 수정구슬은 네 마음에서 나온 결정이야. 진짜로 자신을 이해할 때만 나타나는 거야. 그걸로 졸로졸로를 막을 수 있어.”
그러나 졸로졸로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이제 그는 미루나무마을 전체를 삼키려 했다. 태연이는 친구들과 힘을 합쳐 결계를 만들었다.
잠꾸러기 양 인형들, 공기방울 마카롱, 말하는 베개들, 심지어는 밤의 별가루도 도와주었다.
“빛을! 모아!”
태연이는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 순간——
하늘에서 커다란 별 하나가 떨어졌고, 졸로졸로는 눈부신 빛 속으로 사라졌다.
꿈꾸는 숲은 다시 평화를 되찾았다.
미몽이는 조용히 웃었다.
“이제 너, 꿈꾸는 법만이 아니라 깨어 있는 법도 배운 것 같구나.”
제5장. 아침은 언제나 다시 온다
다음날 아침, 태연이는 처음으로 알람이 울리자마자 눈을 떴다.
“어...? 지금 몇 시야?”
엄마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세상에, 태연아! 벌써 일어났어?”
태연이는 그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문득, 책상 위에 있는 작고 반짝이는 은별 구슬을 보았다.
“진짜였구나...”
그날 이후 태연이는 여전히 꿈을 꾸지만, 그 속에서 더 이상 도망치지 않았다.
마음을 들여다보고,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울면서,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여전히 잠꾸러기였다.
하지만 이제는——
깨어 있는 시간도 더 소중하다는 걸 아는 잠꾸러기가 되었다.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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