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시계탑 위의 이상한 꽃
태연이는 오래된 시계탑 근처에 살고 있었어. 시계는 늘 같은 시간—오전 9시 9분—에 멈춰 있었고,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그 이유를 알지 못했지. 하지만 태연이는 늘 궁금했어. “왜 이 시계는 멈춘 걸까?”
어느 날 아침, 태연이는 시계탑 아래에서 금빛으로 빛나는 아주 작은 꽃을 발견했어. 이상하게도 그 꽃은 시계 바늘이 멈춘 자리, ‘9시 9분’을 향해 미소 짓는 것처럼 보였지. 태연이가 손을 뻗자, 꽃에서 부드러운 꽃가루가 피어올랐고, 그녀의 손에 이상한 문양이 새겨졌어.
제2장: 시간의 문이 열릴 때
그날 밤, 문양에서 희미한 빛이 나더니 시계탑이 조용히 울리기 시작했어. “딸깍… 딸깍…” 정지했던 바늘이 천천히 움직이자, 탑 위 시계 안에서 환한 빛의 문이 열렸고, 그 안에서 웅크리고 있던 고양이만 한 요정이 나타났지.
“드디어 깨어났군. 나는 꽃가루 마녀 ‘플로니아’. 네가 이 시간을 움직일 수 있을 줄 알았어.”
플로니아는 시간과 꽃가루를 조종할 수 있는 마지막 마녀였지만, 아주 오래 전 마법이 봉인되며 세계의 시간이 멈췄다고 했어. 그리고 태연이는 그 봉인을 풀 수 있는 ‘꽃가루의 숨결’을 지닌 단 하나의 인간이었지.
제3장: 꽃가루로 만든 시계정원
플로니아는 태연이를 시간정원으로 데려갔어. 그곳은 모든 꽃이 시계처럼 피고 지는 환상적인 세계였어. 해가 뜨면 해바라기가, 정오에는 장미가, 해 질 무렵에는 라벤더가 피어났지. 하지만 지금 그 정원은 회색빛에 뒤덮여 있었어.
“시간이 멈췄기 때문이야. 꽃가루가 더 이상 흐르지 않아.” 플로니아가 말했어.
태연이는 마음을 모아 시든 꽃잎 위에 손을 얹었고, 그 순간 꽃잎들이 다시 천천히 피어났어. 시계정원이 숨을 쉬듯 깨어나기 시작했지.
제4장: 꽃그림자와 시간 괴물
하지만 태연이의 힘이 세질수록, 정원 한쪽에서는 검은 연기를 뿜는 ‘꽃그림자’가 자라났어. 그것은 시간을 멈추고 영원한 정적 속에 살고 싶어 하는 존재였지. 그들은 말했어.
“변화는 고통이야. 시간은 슬픔을 만들어. 피어나는 순간 지는 것이 운명이라면, 우리는 영원히 피지 않겠어.”
태연이는 혼란스러웠어. 꽃그림자의 말도 일리가 있었거든. 하지만 플로니아는 조용히 말했지.
“슬픔도, 기쁨도 시간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야. 그리고 그건 살아있다는 증거지.”
제5장: 과거의 정원, 미래의 꽃
태연이는 정원의 중심으로 향했어. 그곳에는 태어나기도 전 세상의 기억을 담은 ‘과거의 꽃’과, 아직 피지 않은 ‘미래의 꽃’이 있었어. 그녀는 손에 피어난 꽃가루 문양을 두 꽃 사이에 대고, 마음을 담아 노래했어.
그 노래는 마치 시계의 초침처럼 시간을 흘러가게 했고, 정원의 모든 시계꽃들이 다시금 자기의 시간을 살아가기 시작했지. 그 빛에 꽃그림자들도 스르르 녹아 사라졌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어.
“네가 옳았어… 피어나는 건… 아름다운 일이야…”
제6장: 시계탑의 마지막 종소리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온 순간, 시계탑의 종이 크게 울렸어. “땡—땡—땡—” 그리고 시계는 드디어 10시를 향해 움직였지. 태연이는 플로니아에게 작별 인사를 했어.
“넌 이제 우리 세계를 기억할 마지막 아이야. 때가 되면, 너도 또 다른 ‘시간의 꽃’을 피워야 해.”
태연이는 눈을 감았고, 다시 시계탑 아래 꽃이 있던 자리로 돌아왔지. 작은 금빛 꽃만이 미소 짓고 있었어.
제7장: 태연이의 시계가 다시 간다
그날 이후, 태연이의 시계는 멈추지 않았어. 그녀는 매일 들판을 산책하며 시계처럼 피고 지는 꽃들을 보며 속삭였지.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난 알아.”
그녀의 숨결이 닿는 곳마다, 시간은 다시 흐르고, 꽃들은 다시 피어났어.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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