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이는 밝고 호기심이 많은 10살 여자아이였다. 언제나 궁금한 것이 많았고, 무엇이든 직접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하지만 최근 태연이는 이상한 일을 겪고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엄마가 빨래를 개다가 혼잣말을 하셨다.
“이상하네… 왜 또 한 짝이 없지?”
태연이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엄마, 뭐가 없어졌어요?”
“너 양말이야. 분명 두 짝이 있었는데, 한 짝이 또 사라졌네.”
태연이는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요즘 들어 자꾸 양말이 한 짝씩 사라지고 있었다. 처음엔 그냥 세탁기 속에서 잃어버린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젠 뭔가 이상했다.
그날 밤, 태연이는 자기 전에 몰래 결심했다. 오늘 밤에는 반드시 범인을 잡고야 말겠다고.
1. 사라진 양말의 미스터리
태연이는 침대 맡에 양말 한 짝을 일부러 벗어놓았다. 그리고 이불 속에서 눈만 빼꼼 내밀고 가만히 지켜보았다. 시계 초침 소리만 들릴 뿐, 방 안은 조용했다.
그러다 새벽 2시가 되었을 때, 어디선가 작은 인기척이 들려왔다. 태연이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 순간, 어둠 속에서 조그마한 손이 나타나더니, 그녀의 양말을 살짝 집어 들었다.
‘잡았다!’
태연이는 이불을 걷어차며 벌떡 일어났다. 그러자 작은 그림자는 깜짝 놀라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태연이는 재빨리 따라갔다.
작은 그림자는 창문을 향해 뛰어올랐다. 그런데 놀랍게도 벽을 기어 올라가더니 창문을 통해 사라져버렸다.
“뭐야?! 사람이 아니야?”
태연이는 망설이지 않고 창문을 열고 그림자를 따라 나섰다. 그리고 좁은 골목길을 지나, 이상한 작은 문 앞에 도착했다.
2. 양말도둑의 세계로
태연이는 작은 문을 열었다. 그러자 계단이 아래로 길게 이어져 있었다. 호기심이 많던 태연이는 망설이지 않고 내려갔다.
계단을 내려가자, 커다란 underground 세계가 펼쳐졌다. 벽에는 반짝이는 버섯들이 빛을 내고 있었고, 작고 귀여운 생물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태연이의 눈에 띈 것은 바로, 작은 도둑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양말을 들고 다니고 있었다!
“저 녀석들이 범인이었어?!”
태연이는 그중 하나를 붙잡고 물었다.
“너희들, 왜 내 양말을 훔쳐간 거야?”
작은 도둑은 깜짝 놀라며 답했다.
“우리는 양말도둑이야. 양말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어.”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 마을은 양말로 만들어져 있어. 양말이 없으면 집도 무너지고, 옷도 만들 수 없고, 심지어 음식도 만들 수 없어.”
태연이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정말로 이 작은 마을은 온통 양말로 만들어져 있었다!
길바닥도, 집도, 심지어 다리까지 양말로 되어 있었다.
3. 양말왕과의 만남
태연이는 양말도둑들에게서 도망친 양말을 찾기 위해, 이곳의 왕을 만나기로 했다.
양말왕은 커다란 의자에 앉아 있었다. 몸을 감싸고 있는 망토조차도 형형색색의 양말로 만들어져 있었다.
“네가 인간 세상에서 온 아이로군.”
태연이는 당당하게 말했다.
“맞아요! 제 양말을 돌려주세요!”
양말왕은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말했다.
“너의 양말을 돌려줄 수는 있지만, 한 가지 부탁이 있다.”
“무슨 부탁이요?”
“우리 마을에 양말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 인간들은 더 이상 헌 양말을 내다 버리지 않으니, 우리도 더 이상 재료를 얻을 수가 없단다.”
태연이는 한참 고민하다가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러면, 제가 인간들에게 캠페인을 하겠어요! 헌 양말을 그냥 버리지 말고, 기부하도록 말이에요!”
양말왕은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훌륭한 생각이다. 그럼 네 양말을 돌려주마.”
4. 인간 세상으로 돌아온 태연이
태연이는 다시 지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곧바로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이야기를 전했다.
“이제부터 헌 양말을 버리지 말고, 특별한 상자에 모아두자!”
사람들은 처음에는 의아해했지만, 점차 태연이의 말에 동의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자, 더 이상 양말이 사라지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언젠가, 태연이는 창문을 통해 조그마한 쪽지를 발견했다.
“고마워, 태연아! 덕분에 우리 마을이 다시 살아났어!”
그 쪽지에는 작은 양말도둑들의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5. 후일담
그 후로도 태연이는 가끔 작은 문을 통해 양말도둑 마을을 들여다보았다. 그들은 여전히 평화롭게 살고 있었고, 양말로 만든 세상은 더욱 풍요로워졌다.
그리고 태연이도 깨달았다.
때로는 사라진 것들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어딘가에서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쓰이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그렇게, 태연이는 양말도둑들과 함께 작은 기적을 만들어낸 소녀로 남게 되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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