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구름 위의 초대장
태연이는 하늘을 무척 좋아하는 아이였어.
맑은 날이면 햇님을 보며 손을 흔들고,
밤이 되면 달님에게 속삭이듯 인사를 했지.
별님들에게는 마음속 비밀을 말하곤 했어.
“햇님, 오늘 내가 시험 잘 봤어.”
“달님, 내일은 친구랑 화해할 거야.”
“별님들, 나 무서운 꿈 안 꾸게 지켜줘.”
그러던 어느 날,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
태연이의 창문 앞에 작고 반짝이는 봉투 하나가 놓여 있었지.
📜 태연이에게
오늘 밤, 구름다리를 건너
하늘의 세 친구를 만나러 오렴.햇님, 달님, 별님
“진짜 하늘로 초대받은 거야?!”
태연이는 눈을 반짝이며 잠옷을 갈아입고, 창문을 활짝 열었어.
그리고 구름으로 만들어진 다리가 펼쳐졌지!
2장. 햇님의 시간마을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은 찬란하게 빛나는 마을이었어.
사방이 황금빛으로 반짝이고, 시계들이 하늘을 둥둥 떠다니고 있었어.
거기서 기다리고 있던 건—
커다란 눈과 따뜻한 미소를 가진 햇님이었지!
“어서 와, 태연아! 난 햇님이야! 시간을 돌보는 존재지!”
햇님은 태연이에게 마을을 소개했어.
여긴 ‘시간마을’이라 불리며, 세상의 모든 시간이 이곳에서 조율되고 있었어.
커다란 모래시계에서 흘러내리는 모래는, 아이들이 자라는 속도를 조절했고,
풍차처럼 도는 태엽들은 해가 뜨는 순서를 알려줬지.
“그런데 왜 저 시계는 멈춰있어요?” 태연이가 물었어.
햇님은 살짝 슬퍼졌어.
“그건 누군가 시간이 멈추기를 바랐기 때문이야.
지금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하고 말이지.”
태연이는 멈춘 시계를 보며 생각했어.
‘정말로 어떤 순간을 멈추고 싶은 마음, 나도 이해해…’
하지만 햇님은 말했지.
“시간은 멈추면 썩는단다.
기쁜 순간도, 아픈 순간도 흘러야 다음 빛이 찾아오거든.”
태연이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어.
햇님은 웃으며 반짝이는 시계 목걸이를 건넸지.
“이건 너만의 시간. 가끔 잊고 싶을 때, 여길 기억하렴.”
3장. 달님의 그림자정원
두 번째로 도착한 곳은 조용하고 신비로운 장소였어.
하늘은 어두운데 무섭지 않았고, 모든 것이 은빛으로 빛났지.
그곳엔 크고 둥근 얼굴의 달님이 앉아 있었어.
부드러운 달빛이 태연이를 감싸줬지.
“어서 와, 작은 방문자야.
너도 그림자를 안고 있지?”
태연이는 조금 긴장했어.
달님이 손짓하자, 땅에서 태연이의 그림자가 올라와 작은 태연이 되었어.
“이게… 내 그림자예요?”
“그래. 너의 마음속 걱정, 부끄러움, 두려움이 담겨 있단다.”
달님은 태연이를 ‘그림자정원’으로 데려갔어.
거긴 사람들의 그림자들이 나무처럼 자라고 있었어.
어떤 그림자는 분노로, 어떤 그림자는 외로움으로 자라나 있었지.
“그림자를 억지로 없애면 마음이 메말라.
하지만 들여다보면, 그건 너의 일부가 되어줘.”
태연이는 그림자 태연을 안아주었어.
그림자는 점점 투명해지며, 다시 태연이의 발밑으로 돌아갔지.
달님은 조용히 별빛 병을 건넸어.
“무서운 꿈을 꿀 때, 이걸 열어.
너의 마음을 달래줄 거야.”
4장. 별님의 소원극장
마지막으로 태연이가 도착한 곳은,
밤하늘 전체가 극장처럼 펼쳐진 별의 세계였어.
수많은 별들이 무대 위에서 반짝이고 있었고,
관객석엔 눈망울 큰 별님들이 태연이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지!
“태연이! 어서 와! 넌 오늘의 주인공이야!”
별님은 말했어.
“우린 세상의 모든 소원을 연극으로 만들어 보여주는 별이야.”
무대에 태연이의 이름이 떴고,
어릴 적 친구를 잃어버렸던 장면,
엄마에게 혼났던 날,
그리고 처음 피아노 연주를 성공한 순간이 무대에 펼쳐졌어.
태연이는 깜짝 놀랐지만, 이내 눈물을 흘렸어.
“이렇게 다시 보니까… 나 참 많이 자랐구나.”
별님은 말했지.
“소원은 마음이 흘리는 빛이야.
우린 그 빛을 기억해, 그리고 너에게 다시 보여주지.”
태연이는 자신만의 별을 선택했어.
그리고 속으로 하나의 소원을 말했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오래오래 지켜주세요.”
5장. 사라지는 구름다리
이제 태연이는 다시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어.
햇님, 달님, 별님은 각자 선물을 들고 배웅해주었지.
햇님: “시간은 멈추지 않지만, 넌 언제나 새로운 하루를 만들 수 있어.”
달님: “어두운 밤이 와도, 넌 그 안에서 빛날 수 있어.”
별님: “소원을 잊지 마. 넌 네 우주의 주인공이야.”
구름다리는 점점 사라졌고,
태연이는 다시 자신의 방 침대 위에서 눈을 떴어.
창밖엔 해가 뜨고 있었고,
어제의 봉투는 사라졌지만,
시계 목걸이, 별빛 병, 그리고 손에 쥔 작은 별 하나가 남아 있었지.
6장. 다시, 세상을 걷는 태연이
그날 이후, 태연이는 뭔가 달라졌어.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게 되었고,
자기 마음속 감정들도 솔직히 바라볼 수 있게 되었어.
그리고 매일 밤, 별을 보며 작은 소원을 빌었지.
태연이는 이제 알았어.
햇님은 용기,
달님은 이해,
별님은 희망을 뜻한다는 걸.
세 친구는 늘 하늘에서,
그리고 태연이 마음속에서 함께하고 있었어.
“나는 하늘이 나에게 보내준,
작은 빛의 조각들이야.”
그리고 어느 날, 또 누군가의 창문에
반짝이는 봉투 하나가 놓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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