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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마법의 연필과 태연이의 무한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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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조용한 소녀의 방

작은 마을 구름동네에는 조용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여자아이, 태연이가 살고 있었어요. 태연이는 말수가 적지만 눈빛에는 언제나 호기심이 반짝였고, 그림 그리기를 무척 좋아했어요. 학교에서 돌아오면 늘 자기 방 구석에 앉아 그림을 그렸어요. 태연이의 연필은 늘 짧아져 있었고, 스케치북은 꿈으로 가득 찬 낙서들로 빼곡했어요.

어느 비 내리는 저녁, 태연이는 학교 근처 오래된 문방구 앞에서 멈춰 섰어요. 간판은 오래돼 글자가 다 지워졌고, 안은 어두웠지만 문이 살짝 열려 있었죠. 안으로 들어가자 은은한 향과 함께, 주인 할아버지가 웃으며 말했어요.

“찾고 있던 게 있을지도 모르지, 작은 예술가야.”

태연이는 무심코 연필꽂이에 꽂힌 이상한 연필 하나를 꺼냈어요. 은빛과 보랏빛이 섞인 몸체에 반짝이는 별무늬, 끝은 마치 펜처럼 빛났어요. 이름도 없고 브랜드도 없는 연필. 할아버지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죠.

“그건 특별한 연필이란다. 절대 지우지 말고, 꼭 마음으로 그려보렴.”

제2장. 첫 번째 생명

태연이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새 연필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처음 그린 건, 꼬마 고양이였어요. 작고 폭신한 고양이, 이름은 ‘루루’라고 붙였죠. 그런데 그림을 다 그리자, 연필 끝이 살짝 반짝이더니… 그림 속 루루가 스르르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진짜 고양이가 되어 퐁당! 스케치북 밖으로 튀어나왔어요.

“냐옹~”

태연이는 너무 놀랐지만, 동시에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어요. 눈 앞에서 그림이 살아난 거예요. 루루는 따뜻하고 부드러웠고, 방 안을 휘젓고 다녔죠. 태연이는 마법 연필의 힘을 알게 되었어요.

그날 밤, 태연이는 수십 가지를 그려봤어요. 풍선, 작은 정원, 빵 냄새 나는 빵집… 하지만 오직 진심을 담아 그린 것만이 진짜가 되었어요. 그게 바로 연필의 첫 번째 룰이었어요.

제3장. 상상 세계로의 문

며칠이 지나, 태연이는 아주 큰 종이에 상상의 성을 그려봤어요. 하늘에 떠 있는 구름 위 궁전, 달빛으로 반짝이는 연못, 그리고 마법의 나무가 가득한 숲. 연필 끝이 반짝이더니, 종이 속으로 이 열렸어요.

“루루… 우리, 들어가볼까?”

종이의 문 안으로 들어서자, 태연이는 자신이 그린 상상의 나라에 서 있었어요. 그곳에는 웃는 해바라기, 말하는 물고기, 별빛 사탕이 열리는 나무들이 있었어요. 아이들이 꿈에서나 볼 법한 세상이 눈앞에 펼쳐졌죠.

이 세계는 “드로니아”라고 불렸어요. 태연이의 마음 속 그림들이 만들어낸 세계였죠. 드로니아의 주민들은 태연이를 “창조자 태연님!”이라 부르며 반겼어요.

하지만 그곳에는 어둠의 그림자도 있었어요. 그림 속 **지워진 괴물 ‘블랭크’**가 점점 드로니아를 덮고 있었어요. 누군가, 태연이의 그림을 지우려 하고 있었던 거죠.

제4장. 블랭크의 등장

“드로니아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아…”

달빛 요정 미스텔라는 태연이에게 말했어요. 누군가 드로니아의 가장 깊은 곳, 잊혀진 도서관에서 마법의 연필을 복제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 복제품으로 모든 색과 생명을 빼앗고 있었죠.

태연이는 루루와 함께 미스텔라, 구름 병정 코코와 모험을 떠났어요. 잃어버린 색을 되찾고, 블랭크를 막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 거예요. 길을 따라 만난 낙서 괴물, 지워진 강, 사라지는 별들…

태연이는 점점 연필의 두 번째 룰을 알게 되었어요.
“마음이 흐려지면, 연필도 흐려진다.”

태연이의 불안과 의심이 생길수록 연필은 흐려지고, 블랭크는 강해졌어요.

제5장. 친구의 그림자

드로니아의 중심, 반짝이 탑에 도착했을 때, 태연이는 뜻밖의 인물을 만났어요. 옛날 친구 윤슬이였죠. 태연이와 다퉜던 친구. 윤슬이는 혼자 외로웠고, 질투심에 마법 연필을 훔쳐 블랭크를 불러낸 거였어요.

“나는… 네가 부러웠어, 태연아. 너만 그림을 좋아하고, 너만 특별했어…”

윤슬이의 연필은 짙은 회색으로 물들어 있었고, 블랭크는 점점 더 커져 드로니아를 삼키려 했어요. 태연이는 울음을 참으며 말했어요.

“내가 널 몰라봐서 미안해. 윤슬아, 다시 함께 그리자.”

그 말과 함께 태연이는 두 손으로 마법 연필을 꽉 쥐고, 하늘을 향해 커다란 하트를 그렸어요. 그 안에는 윤슬이와의 추억, 웃음, 함께한 나날이 담겨 있었어요. 그 순간, 윤슬이의 연필도 빛을 되찾았어요.

제6장. 마지막 색, 우정

둘이 함께 손을 잡고 그린 마지막 그림은 거대한 무지개였어요. 드로니아 전체를 감싸는 무지개. 블랭크는 그 빛에 녹아 사라졌고, 잃어버린 색은 모두 돌아왔어요.

마법의 연필은 하늘로 올라가며 말했어요.

“진짜 마법은, 네 마음 속에 있었단다.”

드로니아는 평화를 되찾고, 태연이와 윤슬이는 현실로 돌아왔어요. 할아버지의 문방구는 그날 이후 사라졌지만, 연필의 힘은 마음속에 남아 있었죠.

제7장. 현실 속의 드로니아

그 뒤로 태연이는 다시 평범한 학교생활로 돌아왔지만, 이제는 달랐어요. 말수가 적던 태연이는 그림으로 친구들과 마음을 나눴고, 윤슬이와도 다시 단짝이 되었어요.

루루는 이제 태연이 방의 쿠션 위에서 매일 낮잠을 자고 있었고, 태연이의 그림은 학교 전시회에서 모두를 감동시켰어요.

어느 날 밤, 하늘을 올려다본 태연이는 별들 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는 무지개 성을 보며 살짝 웃었어요.

“드로니아… 아직도 거기 있지?”

그리고 책상 위엔, 짧아졌지만 여전히 반짝이는 마법의 연필이 놓여 있었답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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