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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거미줄에 걸린 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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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어느 날, 숲속에서

태연이는 숲속에서 산책을 하던 중 이상한 소리를 들었어. “우르릉… 훌쩍… 끄응…” 누군가 울고 있는 소리였지. 태연이는 풀숲을 헤치며 소리를 따라갔고, 그곳에서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았어.

거대한 코끼리가 나무 사이에 걸린 커다란 거미줄에 엉켜버린 거야!

“어어… 나 움직일 수가 없어…”

태연이는 깜짝 놀라 가까이 다가갔어. 코끼리는 회색 피부에 둥글둥글한 귀, 커다란 눈망울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어.

“너 정말 코끼리 맞아? 어떻게 거미줄에 걸렸어?” 태연이가 물었어.

“나… 나는 하르라고 해. 꿈을 꾸다 보니 어느덧 여기에 있었어… 그런데 이 거미줄, 이상하게 강해… 전혀 찢어지질 않아…”

태연이는 하르를 도와주기로 마음먹었어.

2장. 거미의 숲

거미줄은 평범한 것이 아니었어. 그건 마법의 거미줄이었고, 이 숲 깊숙한 곳에 사는 '거미왕 아르크'의 작품이었지. 아르크는 보통 생물들이 숲에 들어오면 장난삼아 거미줄을 늘어뜨려 그들을 가로막곤 했어.

“그럼 우리가 거미왕을 찾아가야 해. 직접 가서 이야기하자!”

하르와 태연이는 거대한 숲의 중심을 향해 걸어갔어. 코끼리 하르는 여전히 거미줄의 일부가 몸에 감겨 있었기에 조심조심 걸었고, 태연이는 손에 작은 나뭇가지를 들고 거미줄을 치워가며 앞으로 나아갔지.

그러다 둘은 기묘한 생물들을 만났어. 날개 달린 도마뱀, 말하는 이끼, 웃는 버섯… 모두들 거미왕의 장난에 지쳐 있었지.

3장. 거미왕 아르크

숲의 중심에는 무지갯빛 실로 짜인 궁전이 있었어. 그곳엔 검은색과 보랏빛이 섞인 아름다운 털을 가진 거미, 아르크가 기다리고 있었지.

“음? 이번엔 코끼리와 인간 아이? 재미있군.”

태연이는 용기 있게 말했어.

“거미왕 아르크님! 하르를 풀어주세요. 이건 실수였잖아요.”

아르크는 실룩거리며 웃었어.

“나는 모두가 나의 아름다운 거미줄을 알아줬으면 해서 장난을 쳤을 뿐이야. 그런데 말이지… 이 거미줄은 그냥 실이 아니야. 마음을 담은 실이야. 풀고 싶다면, 네 마음을 보여줘야 하지.”

태연이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어. 그리고 하르에게 말했지.

“우리 함께 해보자!”

4장. 마음의 실

아르크는 태연이와 하르에게 ‘마음의 실’을 찾는 시련을 주었어. 그 실은 숲 어딘가에 숨겨져 있으며, 사랑과 용기, 우정이 담긴 기억을 떠올릴 때에만 보인다고 했지.

그들은 먼저 ‘용기의 실’을 찾아 거친 협곡으로 갔어. 거센 바람 속, 태연이는 하르의 등을 타고 절벽을 넘었고, 손을 내밀어 작은 새끼 여우를 구했어. 그 순간, 은빛 실 하나가 반짝이며 나타났어.

다음은 ‘우정의 실’. 둘은 숲의 작은 호수에서 싸움 중인 두 마리 수달을 화해시켰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눈을 맞추자, 분홍빛 실이 하늘에서 내려왔지.

마지막은 ‘사랑의 실’. 태연이는 집에 두고 온 가족을 떠올렸고, 하르 역시 자기 엄마 코끼리를 생각하며 눈을 감았어. 따스한 마음이 퍼져나가자, 금빛 실이 그들 앞에 떨어졌어.

5장. 실을 엮는 시간

태연이와 하르는 세 개의 마음의 실을 가지고 아르크에게 돌아왔어.

“이제 네가 실을 엮어야 해.” 아르크가 말했지.

태연이는 두 손으로 하나하나의 실을 엮기 시작했어. 손끝은 떨렸지만, 마음은 단단했어. 실이 얽힐 때마다 하르가 부드러운 코로 태연이의 등을 토닥였지.

마침내 세 개의 마음의 실은 하나로 이어졌고, 그 빛은 아르크의 거미줄에 닿아 조용히 풀어지기 시작했어.

“우와… 풀린다!”

하르의 몸을 감고 있던 모든 실이 사르르 녹아내렸어.

아르크는 감탄하며 말했지.

“정말… 아름다운 마음이구나.”

6장. 다시 숲을 걷다

코끼리 하르는 자유로워졌고, 태연이와 함께 숲을 거닐었어. 이제 그 숲엔 더 이상 사람이나 동물이 걸려 넘어질 거미줄은 없었어. 아르크는 자신의 재주를 다른 방식으로 쓰기로 결심했지.

그는 아름다운 실로 숲의 구석구석을 장식했어. 밤마다 그 실은 별처럼 반짝이며 길을 밝혔고, 길 잃은 생명체들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왔어.

7장. 꿈을 꾸는 아이

태연이는 다시 현실의 크기로 돌아와 집으로 돌아왔어. 그리고 그날 밤, 침대에 누운 태연이는 코끼리 하르와 함께 숲속을 달리는 꿈을 꾸었지.

“태연아, 너는 정말 특별한 아이야. 너의 마음이 나를 자유롭게 해줬어.”

“하르, 나도 널 만나서 정말 좋았어. 우리가 함께 엮은 실, 절대 잊지 않을게.”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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