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걷는 소녀, 탱구리

옛날 옛적, 아니, 아주 먼 옛날은 아니지만, 그래도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멋진 이야기가 시작되는 어느 마을이 있었어. 그 마을은 높은 산이 둘러싸고 있었고,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흘렀지. 사람들은 모두 평화롭게 살아가며 서로 돕고 나누는 따뜻한 곳이었어.

그 마을에는 특별한 소녀가 있었어. 이름은 탱구리. 탱구리는 누구보다 활발하고 용감한 아이였어. 마을 친구들이 나무 위를 오를 때면 제일 높이 올라갔고, 징검다리를 건널 때는 발끝으로만 건너며 아슬아슬한 묘기를 부렸지.

어느 날, 마을 광장에서 큰 행사가 열렸어. 바로 전국에서 가장 뛰어난 줄타기 장인들이 모여 공연을 펼치는 날이었지! 광장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였고, 모두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어.

첫 번째로 등장한 줄타기 장인은 한 발로 줄을 타고 가볍게 뛰어오르더니 공중제비를 돌며 착지했어. 사람들은 탄성을 질렀지. 두 번째 장인은 손에 부채를 들고 줄 위에서 춤을 추었고, 마치 바람을 타는 듯한 우아한 동작에 박수갈채가 쏟아졌어.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사람은 바로 백발의 줄타기 대가, 천운 할아버지였어. 그는 나이가 많았지만 누구보다 유연하고 재빠르게 움직였어. 마치 하늘을 걷는 것처럼 가볍고도 우아하게 줄 위를 걸었지.

탱구리는 넋을 잃고 바라보았어. '나도 저렇게 줄을 탈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줄타기의 첫걸음

행사가 끝난 뒤, 탱구리는 천운 할아버지를 찾아갔어.

"할아버지! 저도 줄타기를 배우고 싶어요!"

천운 할아버지는 탱구리를 가만히 바라보며 빙그레 웃었어.

"줄타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란다. 엄청난 인내심과 끊임없는 연습이 필요하지."

"저는 인내심도 있고, 연습도 할 수 있어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할아버지는 탱구리의 반짝이는 눈빛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어.

"좋다! 하지만 아주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워야 한다. 먼저 땅 위에서 줄을 타는 연습부터 시작하자."

그날부터 탱구리는 마을의 커다란 나무 사이에 줄을 묶고 연습을 시작했어. 처음에는 줄 위에 발을 올리는 것조차 어려웠어. 발을 올리는 순간 줄이 흔들리면서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지.

하지만 탱구리는 포기하지 않았어.

매일매일 연습했어.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고, 균형을 잡으며 한 걸음씩 내디뎠어.

그리고 마침내!

"할아버지! 저 줄 위에서 걸을 수 있어요!"

천운 할아버지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다, 이제는 조금 더 어려운 기술을 배워야겠구나."

바람을 타는 법

탱구리는 점점 줄 위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게 되었어. 이제는 두 발로 걷는 것뿐만 아니라 한 발로도 버틸 수 있었고, 심지어 줄 위에서 살짝 뛰어오를 수도 있었지.

하지만 아직 한 가지 부족한 점이 있었어. 바로 마음의 두려움이었어.

어느 날, 천운 할아버지는 탱구리를 높은 절벽 근처로 데려갔어.

"자, 오늘부터는 바람을 타는 법을 배울 거야."

"바람을 탄다고요?"

"그래. 바람이 불 때마다 몸을 가볍게 움직여야 해. 줄을 강제로 밟고 버티는 게 아니라, 바람과 함께 움직여야 하지."

탱구리는 줄 위에 섰어. 그런데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어왔고, 순간 균형을 잃을 뻔했어.

"으악!"

다행히 천운 할아버지가 밑에서 줄을 잡아줘서 탱구리는 떨어지지 않았어.

"바람을 두려워하지 마라. 바람과 함께 춤을 추듯이 움직여야 한다."

탱구리는 다시 도전했어.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몸을 살짝 기울이고, 중심을 잡으며 발을 내디뎠어.

그리고 마침내!

"성공했어요! 바람을 타고 걸을 수 있어요!"

하늘을 걷는 소녀

몇 달이 흐르고, 탱구리는 줄타기의 대가가 되었어. 그녀는 줄 위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마치 하늘을 걷는 것처럼 보였지.

그리고 마을 축제가 다시 열렸을 때, 이번에는 탱구리가 무대의 주인공이 되었어.

사람들은 모두 숨을 죽이며 탱구리를 바라보았어.

탱구리는 천천히 줄 위를 걸어갔어. 한 발, 한 발. 그녀의 움직임은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이 가벼웠어.

그리고 마지막 순간, 그녀는 공중제비를 돌며 착지했어!

"와아아아!"

광장이 떠나갈 듯한 환호성이 울려 퍼졌어.

천운 할아버지는 흐뭇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 너도 진정한 줄타기 장인이 되었다."

그날 이후로, 사람들은 탱구리를 **'하늘을 걷는 소녀'**라고 불렀고, 그녀의 줄타기는 전설이 되었어.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