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날, 탱구리는 집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어요. "에이, 오늘도 비가 오네. 나가서 놀고 싶은데…" 탱구리는 볼을 부풀리며 바닥을 뒹굴었어요. 그런데 그때, 엄마가 방으로 들어와 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었어요.
"탱구리야, 이걸 써보렴." 엄마가 내민 것은 크고 예쁜 초록색 우산이었어요.
"우와! 이 우산 너무 예뻐요!" 탱구리는 반짝이는 눈으로 우산을 받아 들었어요. 우산은 깊고 신비한 초록색을 띠고 있었고, 손잡이에는 작은 네잎클로버 장식이 달려 있었어요.
"이 우산은 아주 특별한 거란다. 할머니께서 어릴 때 쓰시던 거야. 비 오는 날에는 이 우산을 쓰고 마음껏 나가서 놀아보렴."
탱구리는 신이 나서 우산을 펼쳐 보았어요. 초록색 천이 휙 펼쳐지면서, 마치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스며드는 듯한 기분 좋은 느낌이 들었어요.
비 속에서 시작된 신비한 모험
탱구리는 우산을 쓰고 문을 나섰어요. 바닥에 고인 물웅덩이를 퐁당퐁당 뛰어넘으며 신이 났지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
"어? 우산이 저절로 움직여!"
우산이 마치 탱구리를 어디론가 이끌 듯 바람을 타고 살랑살랑 움직였어요. 그리고 갑자기 초록빛 바람이 빙글빙글 탱구리를 감싸더니, 눈앞의 풍경이 순식간에 변해 버렸어요!
"앗! 여기 어디지?"
탱구리는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았어요. 방금 전까지는 익숙한 동네였는데, 지금은 거대한 나무와 알록달록한 꽃들이 가득한 신비로운 숲 속이었어요. 하늘에는 은은한 초록빛이 감돌고, 어디선가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왔어요.
"이 우산, 정말 마법이 있는 게 아닐까?"
탱구리는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앞으로 걸어 나갔어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커다란 연못가에 도착했어요. 연못 위에는 작은 개구리들이 잔잔한 빗방울을 맞으며 신나게 뛰어놀고 있었어요.
"안녕? 너는 누구야?"
갑자기 개구리 한 마리가 말하는 것이었어요!
"우와! 개구리가 말을 해!"
"당연하지! 여긴 초록 우산의 마법 세계야. 나는 초록 연못의 수호자, 개구리 왕자라고 해."
"초록 우산의 마법 세계?"
탱구리는 신기한 듯 개구리 왕자를 바라보았어요. 개구리 왕자는 깊은 초록빛 눈을 반짝이며 말했어요.
"이 우산을 가진 사람은 특별한 모험을 할 수 있어. 하지만 이곳에는 너의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이 많아!"
"내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
탱구리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어요. 그러자 개구리 왕자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어요.
"이 숲의 중심에는 마법의 나무가 있어. 그 나무는 숲의 생명을 지켜주는 존재야. 그런데 요즘 그 나무가 점점 시들고 있어."
"왜 그런 거야?"
"마녀 그림자가 숲에 나타나서 마법의 나무의 생명을 조금씩 빼앗아 가고 있거든. 우리가 힘을 합쳐 마녀 그림자를 물리쳐야 해!"
탱구리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어요.
"좋아! 내가 도와줄게!"
마녀 그림자의 저주
탱구리는 개구리 왕자와 함께 숲 속 깊은 곳으로 향했어요. 길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숲이 점점 어두워지고, 나무들은 앙상하게 마르고 있었어요. 그리고 숲 한가운데, 검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마법의 나무가 있었어요.
"어떡하지? 정말 많이 시들었어."
그때, 갑자기 검은 안개가 소용돌이처럼 몰려오더니, 그 속에서 음산한 웃음소리가 들렸어요.
"호호호… 또 누가 감히 내 영역을 침범하는 거지?"
검은 그림자가 모여들더니, 마녀 그림자가 나타났어요! 그녀는 긴 검은 망토를 두르고 있었고, 손에 들린 지팡이에서 어둠의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어요.
"네가 마녀 그림자구나! 마법의 나무를 다시 건강하게 돌려놔!"
탱구리는 용감하게 외쳤어요. 하지만 마녀 그림자는 콧방귀를 뀌며 비웃었어요.
"호오? 작은 아이가 나한테 명령을 하다니. 그래, 네가 그렇게 원한다면… 어둠의 저주를 맛보거라!"
마녀 그림자는 지팡이를 휘둘렀어요. 그러자 새까만 어둠의 바람이 몰아치며 탱구리를 덮치려 했어요. 하지만 그 순간, 초록색 우산이 빛을 내며 휙 펼쳐졌어요!
초록빛 바람이 탱구리를 감싸고, 마녀의 어둠을 튕겨냈어요.
"뭐?! 이 우산은 대체 뭐지?"
마녀 그림자가 놀란 눈으로 우산을 바라보았어요. 탱구리는 우산을 꼭 잡고 외쳤어요.
"초록 우산아, 숲을 보호하는 힘을 빌려줘!"
그러자 우산에서 눈부신 초록빛이 쏟아지며 숲을 감싸 안았어요. 그리고 마법의 나무에서 부드러운 녹색 빛이 피어나기 시작했어요.
"으아아! 이럴 수가!"
마녀 그림자는 초록빛 속에서 점점 작아지더니, 이내 한줌의 검은 연기가 되어 사라졌어요.
숲의 축제와 귀환
마녀가 사라지자, 시들어 있던 나무가 다시 푸르게 변했고, 숲은 생명을 되찾았어요. 개구리 왕자와 숲속 친구들은 환호성을 질렀어요.
"탱구리야! 정말 고마워!"
"네 덕분에 우리 숲이 다시 살아났어!"
탱구리는 밝게 웃었어요.
그날 밤, 숲에서는 큰 축제가 열렸어요. 초록빛 반딧불이 하늘을 수놓고, 나무들이 흔들리며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했어요. 탱구리는 맛있는 과일을 먹으며 신나게 춤을 추었어요.
그리고 아침이 밝아올 무렵, 초록 우산이 다시 부드러운 바람을 일으켰어요.
"이제 돌아갈 시간이야."
탱구리는 살짝 아쉬웠지만, 개구리 왕자와 친구들에게 손을 흔들었어요.
"안녕! 다음에 또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
순식간에 초록빛이 번지더니, 탱구리는 다시 자기 집 앞에 서 있었어요.
"어? 다시 돌아왔네?"
손에 들려 있는 초록 우산을 보며 탱구리는 환하게 웃었어요.
"이 우산, 정말 최고야!"
그리고 그날부터, 비가 오는 날이면 탱구리는 항상 초록 우산을 들고 신나는 모험을 떠났답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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