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도 푸른 숲속, 울창한 나무들이 하늘을 가릴 정도로 빽빽한 곳에 작은 마을이 하나 있었어요. 이 마을에는 밝고 씩씩한 여자아이, 탱구리가 살고 있었어요. 탱구리는 호기심이 많고 용감한 아이였어요.
어느 날, 마을 어귀에 있는 개울을 건너기 위해 외나무다리를 지나가야 했어요. 그런데 그 다리는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았고, 마을 사람들은 다리를 건널 때마다 조심조심 발을 디뎠어요.
그날따라 탱구리는 다리 건너편에 있는 숲속 놀이터에 가고 싶었어요.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탱구리는 작은 가방을 메고 신나게 길을 나섰어요. 그런데 외나무다리에 거의 다다랐을 때, 건너편에서 무언가 커다란 그림자가 나타났어요.
"으르르르..."
탱구리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어요. 그곳에는 커다란 늑대가 서 있었어요! 황금빛 눈을 번뜩이며, 탱구리를 노려보고 있었죠.
"이 다리는 내가 먼저 왔어! 너는 돌아가!"
늑대가 으르렁거리며 말했어요. 하지만 탱구리는 쉽게 물러설 아이가 아니었어요.
"나는 친구들이랑 놀러 가야 해! 늑대야, 네가 먼저 길을 비켜 줄 수 없어?"
탱구리는 당당하게 말했어요. 하지만 늑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어요.
"안 돼! 난 배가 고파서 사냥하러 가야 해. 먼저 지나가야 하는 건 나야!"
탱구리는 한참 늑대를 바라보았어요. 그리고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그럼 우리 게임을 해서 이긴 사람이 먼저 지나가는 건 어때?"
늑대는 눈을 깜빡이며 탱구리를 쳐다봤어요.
"게임? 어떤 게임?"
탱구리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어요.
"서로 다리 위에서 균형을 잡고 서 있기! 먼저 떨어지는 쪽이 양보하는 거야!"
늑대는 자신만만하게 웃었어요.
"하하! 나는 숲속의 사냥꾼이야! 균형 잡기는 나에게 너무 쉽지!"
탱구리는 다리 한가운데로 성큼성큼 걸어갔어요. 늑대도 다리 위로 조심스럽게 올라왔어요. 두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서로 마주 보며 균형을 잡았어요.
바람이 스윽 불어왔어요. 다리는 살짝 흔들렸지만, 탱구리는 꿋꿋이 중심을 잡았어요. 하지만 늑대는 점점 불안해 보였어요.
그러던 순간!
늑대가 중심을 잃고 풍덩! 개울로 빠지고 말았어요!
"아야야! 차가워!"
늑대는 물속에서 허우적거렸어요. 탱구리는 깔깔 웃으며 늑대에게 손을 내밀었어요.
"괜찮아? 내가 도와줄게!"
늑대는 머리를 흔들며 한숨을 쉬었어요.
"에휴... 내가 졌어. 너 먼저 건너가도 돼."
탱구리는 손을 내밀어 늑대를 개울에서 끌어올려 주었어요.
"늑대야, 사실 배가 고프면 사냥보다는 마을에 가서 음식을 얻는 게 더 좋지 않아?"
늑대는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래... 나도 이제 싸우기보다는 도움을 받는 방법을 배워야겠어."
그날 이후로, 늑대는 마을 사람들과 조금씩 친해졌어요. 그리고 탱구리와도 좋은 친구가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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