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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마을에서 가장 이상한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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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구리가 사는 마을에는 모든 사람이 수군거리며 신기해하는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마을에서 가장 이상한 아저씨, '구봉 아저씨' 였다.

구봉 아저씨는 언제나 허름한 모자를 눌러쓰고, 커다란 망토를 휘날리며 마을을 돌아다녔다. 낮에는 마당에서 나뭇가지로 이상한 문양을 그리곤 했고, 밤이면 달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그리고 가장 이상한 건, 항상 낡은 유리병을 들고 다니면서 그 안에 무엇인가를 모으고 있었다는 것 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이상한 사람이라며 피했고, 아이들은 무서워하며 멀찍이서 바라보곤 했다. 하지만 탱구리는 달랐다.
"저 아저씨,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
탱구리는 호기심을 참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탱구리는 몰래 구봉 아저씨를 따라가 보기로 했다. 그날 밤, 아저씨는 조용히 숲으로 들어갔다. 탱구리는 잔뜩 긴장한 채 멀리서 지켜보았다. 아저씨는 커다란 돌 위에 앉아 유리병을 꺼내더니, 병 뚜껑을 열고 밤하늘을 향해 휘휘 흔들었다.

그러자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병 안에서 반짝이는 빛이 쏟아져 나오더니, 마치 작은 별들이 춤을 추듯 하늘로 날아가는 것이었다!

"으아아?! 저, 저게 뭐야?"
탱구리는 놀라서 나뭇가지를 밟아버렸다. "똑!" 소리가 나자, 구봉 아저씨가 고개를 홱 돌렸다.

"누구냐!"
탱구리는 잔뜩 겁이 나서 덤불 뒤에 몸을 숨겼지만, 이미 늦었다.

"나와 보렴. 그렇게 몰래 숨어서 볼 생각이었다면, 용기 있게 나와야지."
구봉 아저씨는 부드럽게 말했다. 탱구리는 조심스레 모습을 드러냈다.

"그, 그 병… 대체 뭐예요?"
탱구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구봉 아저씨는 웃으며 병을 들어 보였다.
"이건 별빛 병이란다."

"별빛 병이요?"

"그래. 난 매일 밤 별빛을 모으지. 그리고 그 별빛을 다시 하늘로 돌려보내는 일을 해."

"……네? 별빛을 모았다가 돌려보낸다고요?"

"맞아. 밤하늘의 별들은 사실 쉽게 사라질 수도 있거든. 사람들이 별을 보며 소원을 빌면, 별빛이 점점 희미해지지. 나는 그 희미해진 별빛을 다시 모아서, 하늘로 돌려보내는 일을 하고 있어."

탱구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저씨를 바라보았다.

"그럼 아저씨는… 진짜 마법사예요?"

구봉 아저씨는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마법사는 아니야. 하지만, 별을 사랑하는 사람이란 건 맞지."

그날 밤, 탱구리는 구봉 아저씨와 함께 별빛을 모으고 돌려보내는 신비로운 경험을 했다. 그리고 그 후로 마을 사람들에게 말했다.

"구봉 아저씨는 이상한 게 아니야! 엄청 멋진 사람이야!"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쉽게 믿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았다. 탱구리는 이제 마을에서 가장 이상한 아저씨가, 사실 가장 특별한 사람이란 걸 알았으니까.

그리고 그날 이후, 밤하늘의 별빛은 더욱더 반짝이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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