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 속, 안개가 자욱한 마을에는 오래된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었어. 그 전설은 바로 **'해골 신부'**에 대한 이야기였지. 마을 어귀에 있는 버려진 성에서 한밤중이면 슬픈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그 소리를 들은 사람은 반드시 악몽에 시달린다고 했어.
"그곳엔 해골 신부가 있어. 오랜 시간 동안 사랑을 기다리고 있지..."
마을 사람들은 그 성을 절대 가까이하지 않았고, 아이들에게도 절대 가지 말라고 경고했어. 하지만, 우리의 모험심 강한 탱구리는 달랐어.
"해골 신부라니... 대체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탱구리는 그저 무섭기만 한 이야기가 아니라, 뭔가 안타까운 사연이 있을 것 같았어. 그래서 언젠가 꼭 그곳을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지. 그러던 어느 날, 탱구리는 우연히 그 성에 얽힌 또 다른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
비밀의 성
"예전에 그 성에는 아름다운 공주님이 살았어. 하지만 마법에 걸려 해골 신부가 되어버렸지."
마을의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였어.
"그 마법을 풀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단다. 그래서 해골 신부는 지금도 외롭게 그곳을 떠돌고 있을 게야."
탱구리는 가슴이 두근거렸어. 마법을 풀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그래서 용기를 내어 그 성으로 향하기로 했지. 달빛이 환하게 비추는 밤, 작은 등불을 들고 성을 향해 걸어갔어.
성문은 삐걱거리며 열렸고, 안에는 거대한 샹들리에가 희미한 빛을 내고 있었어. 먼지가 가득 쌓인 방, 거울이 깨진 홀... 그리고 그곳에는 한 여인이 서 있었어.
하지만 그녀는 사람이 아니었어.
그녀의 얼굴은 해골이었고, 긴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었어. 그녀는 슬픈 눈빛으로 탱구리를 바라보았지.
"넌... 누구니?" 해골 신부가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어.
잊힌 사랑의 이야기
탱구리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말했어.
"안녕하세요, 저는 탱구리예요. 마을에서 당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당신은 누구시죠?"
해골 신부는 한숨을 내쉬었어.
"나는... 오래전 이 성의 공주였어. 이름은 에리엘. 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약속했지만, 질투심 많은 마녀가 나를 저주했어. 결국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지 못한 채 이 모습으로 남게 되었지."
"그럼... 저주를 풀 방법은 없나요?"
해골 신부는 고개를 저었어.
"나는 오랜 세월 동안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렸어. 하지만 그는 오지 않았어. 그리고 이제는 나도 그를 기다리는 이유를 잊어버렸어."
탱구리는 그녀의 슬픈 이야기에 마음이 아팠어. 그녀를 도와주고 싶었어. 하지만 어떻게?
그때, 성 안에서 희미한 빛이 반짝였어. 탱구리는 빛을 따라가서 오래된 일기장을 발견했어. 일기장에는 아름다운 글씨로 이런 말이 적혀 있었어.
"에리엘, 내가 늦어도 꼭 널 찾을게. 사랑해."
이건 분명 에리엘의 연인이 남긴 글이었어. 그런데 왜 그는 나타나지 않은 걸까?
사라진 신랑
탱구리는 일기장을 해골 신부에게 보여주었어.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일기장을 넘겨보았어.
"이건... 나의 연인, 루카스가 남긴 글이야. 하지만 그는 오지 않았어..."
탱구리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았어.
"어쩌면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지도 몰라요. 우리가 한 번 찾아볼까요?"
해골 신부는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결국 탱구리를 따라 성을 나섰어.
마을의 오래된 묘지로 간 두 사람. 그곳에서 탱구리는 오래된 비석을 발견했어. 비석에는 '루카스'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어.
"루카스...!"
해골 신부는 조용히 눈을 감았어.
"그는... 나를 찾아오려다 무언가에 의해 목숨을 잃은 거야..."
탱구리는 그녀를 위로했어.
"하지만 당신은 아직 남아있어요. 그리고 루카스도 당신을 잊지 않았을 거예요."
그 순간, 하늘에서 부드러운 빛이 내려왔어. 그리고 루카스의 형상이 나타났어.
"에리엘..."
그는 손을 뻗어 해골 신부를 바라보았어.
"이제... 함께 가자."
해골 신부의 마지막 선택
에리엘은 한참 동안 그를 바라보았어. 그리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지.
"이제... 기다릴 필요가 없겠구나."
그녀의 몸에서 해골이 점점 사라지고, 원래의 아름다운 모습이 드러났어. 그녀는 루카스의 손을 잡았고, 두 사람은 빛 속으로 사라졌어.
탱구리는 조용히 그 장면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어.
"이제야 해피엔딩이 되었네."
그리고 그날 이후, 마을에는 더 이상 해골 신부의 전설이 들리지 않았어. 성도 더 이상 음산한 기운을 내뿜지 않았지.
탱구리는 속삭였어.
"사랑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 존재하는 거야."
그리고 그녀는 또다시 새로운 모험을 떠날 준비를 했어.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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