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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호랑이와 곶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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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깊고 울창한 산속에 호랑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어요. 이 호랑이는 산속에서 가장 무섭고 강한 동물로 알려져 있었죠. 날카로운 이빨과 커다란 몸집, 번쩍이는 눈을 가진 이 호랑이를 산짐승들은 모두 두려워했어요.

그런데 이 호랑이는 심술궂고 욕심도 많았어요. "내가 세상에서 제일 강하니까 아무도 나를 이길 수 없지! 하하하!" 호랑이는 늘 자신만만하게 산속을 활보하곤 했답니다.

어느 날, 호랑이는 산을 내려오다가 마을 근처를 지나게 되었어요. 호랑이는 항상 마을 사람들이 얼마나 겁쟁이인지 확인하러 내려오곤 했죠. 그런데 마침 그날은 날씨가 추워서인지 마을이 조용했어요. 집집마다 문이 꼭 닫혀 있었고, 사람들은 따뜻한 집 안에 모여 있었답니다.

"음? 왜 이렇게 조용하지?" 호랑이는 어리둥절했어요. 그러다가 저 멀리 어떤 집에서 아이 우는 소리가 들려왔죠.

"으아아앙! 싫어! 싫어!" 아이는 뭔가가 마음에 들지 않아 크게 울고 있었어요. 호랑이는 그 소리를 듣고 살금살금 그 집 쪽으로 다가갔답니다. 호랑이는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생각했어요. "이 집에 겁쟁이 아기가 있나 보군. 내가 가까이 가면 더 크게 놀라겠지? 하하하!"

그런데 호랑이가 창문 밑에 숨어서 귀를 기울이고 있을 때였어요. 그 집 안에서 아이의 엄마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아이야, 울지 말거라. 울지 않으면 호랑이가 와도 널 잡아가지 않을 거야."

이 말을 들은 호랑이는 어깨를 으쓱하며 생각했어요. "그래, 그렇지! 사람들은 날 두려워하니까. 아이도 내가 무섭다고 생각하는구나!"

하지만 아이는 여전히 울음을 멈추지 않았어요. 그러자 엄마는 다시 아이를 달래기 위해 말을 이어갔죠. "그럼 울지 않으면 밖에 있는 저 커다란 호랑이가 널 잡아가지 않을 거야. 정말 무서운 호랑이란다."

호랑이는 이 말을 듣고 조금 우쭐했어요. "역시 나 호랑이는 무시무시한 존재야. 사람들이 내 이름만 들어도 겁을 먹는다니까!"

하지만, 아이는 여전히 울음을 멈추지 않았어요. 그러자 엄마는 조금 더 다정하게 말했어요. "그래도 울면 안 돼, 곶감을 줄 테니 조용히 하렴."

호랑이는 그 순간 멈칫했어요. "곶감? 그게 뭐지?" 호랑이는 곶감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 새로운 단어에 호기심이 생겼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곶감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아이의 울음소리가 뚝 그쳤어요. 아이는 엄마가 내민 곶감을 받아들고 아주 맛있게 먹으며 조용해졌어요.

"뭐야? 호랑이인 나보다 곶감이라는 게 더 무서운 건가?" 호랑이는 충격을 받았어요.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고 생각했던 자신이 아니라, 곶감이라는 것이 아이를 울음을 멈추게 했으니까요.

그때 문득 호랑이 머릿속에 이상한 생각이 떠올랐어요. "곶감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 물건이길래, 그 말만 듣고도 울음을 멈추는 거지? 나보다 무섭다니! 꼭 한번 확인해 봐야겠어!"

호랑이는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조용히 뒷산으로 올라갔어요. 그런데 그날 밤, 우연히 뒷산의 나무에 올라가 있던 도둑을 만나게 되었답니다. 이 도둑은 산속에서 밤중에 몰래 마을의 닭들을 훔치려다 호랑이를 보고 나무 위로 급히 올라간 것이었어요.

도둑은 나무 위에서 벌벌 떨고 있었고, 호랑이는 그 밑에서 계속 중얼거렸죠. "도대체 곶감이 뭘까? 그게 날 이길 정도로 무섭다니...!"

도둑은 깜짝 놀랐어요. 호랑이가 곶감 얘기를 하며 산책 중인 줄 알았거든요. "어떡하지? 나를 곶감이라고 착각하게 해야겠다!" 도둑은 호랑이가 자신을 공격하지 않게 하려고 일부러 몸을 흔들며 소리를 냈어요.

"뭐야? 곶감이 이 나무에 있었던 거야?" 호랑이는 크게 놀라며 도망치기 시작했답니다. 그리고 숲 속 깊은 곳으로 달아난 호랑이는 그 뒤로 곶감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게 되었답니다.


이렇게 해서, 호랑이는 곶감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고 착각하게 되었고,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호랑이의 습격을 걱정하지 않게 되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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