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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영원이 반짝이는 건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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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한 태연이와 영원히 반짝이는 건전지
1. 어느 날 아침, 태연이의 고민
따스한 햇살이 창문을 넘어 태연이의 방 안으로 부드럽게 쏟아지던 어느 아침이었어요. 핑크색 토끼 인형 ‘몽실이’를 꼭 껴안고 잠에서 깬 태연이는 침대 머리맡에 놓인 알람시계를 바라봤어요. 시계의 작은 디지털 숫자는 ‘8:00’을 가리키고 있었지만, 어쩐지 희미하게 깜빡거리는 것 같았죠.
“어, 왜 이러지?”
태연이는 시계를 손에 들고 흔들어 보았지만, 화면은 여전히 불안정하게 빛나기만 했어요.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또렷하게 시간을 알려주던 시계였는데 말이에요. 태연이는 시계 뒷면의 건전지 덮개를 열어 건전지를 꺼내 보았어요. 은색의 작은 건전지에는 희미하게 ‘AAA’라는 글자와 함께 알 수 없는 그림 몇 개가 그려져 있었죠.
“건전지가 다 된 건가?”
태연이는 서랍을 뒤져 새 건전지를 찾아보았지만, 아쉽게도 집에는 여분의 건전지가 하나도 없었어요. 오늘 아침에는 제일 좋아하는 만화 영화를 봐야 하는데, 시간을 알 수 없으니 답답하기만 했죠. 몽실이를 품에 안고 시무룩해진 태연이는 엄마에게 달려갔어요.
“엄마, 시계 건전지가 다 됐나 봐요. 새 건전지 사러 가야 할 것 같아요.”
엄마는 태연이의 이야기를 듣고 웃으며 말했어요. “우리 태연이 시계가 고장 났구나. 그런데 건전지는 물건에 힘을 불어넣어 주는 아주 신기한 존재란다. 마치 우리 몸에 밥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야.”
엄마의 말에 태연이는 건전지에 대해 조금 더 궁금해졌어요. ‘어떻게 저 작은 쇠붙이가 시계를 움직이게 하는 걸까? 그리고 왜 이렇게 빨리 힘이 없어지는 걸까?’
2. 할아버지의 오래된 라디오
그날 오후, 태연이는 할아버지 댁에 놀러 갔어요. 할아버지 방 한쪽에는 오래되어 보이는 나무 상자 모양의 라디오가 놓여 있었죠. 태연이는 할아버지가 틀어 놓으신 잔잔한 음악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가 문득 라디오 뒤쪽에 있는 건전지 덮개를 발견했어요.
“할아버지, 이 라디오는 건전지로 작동하는 거예요?”
태연이의 질문에 할아버지는 빙긋 웃으시며 라디오를 쓰다듬었어요. “그렇단다. 이 라디오는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진 건데, 신기하게도 아직까지 튼튼하게 작동하고 있지.”
태연이는 라디오 뒤편의 건전지 덮개를 조심스럽게 열어보았어요. 그 안에는 태연이의 시계 건전지와는 조금 다르게 생긴, 큼직하고 네모난 건전지 두 개가 들어 있었죠. 건전지 표면에는 낯선 글씨와 그림들이 새겨져 있었어요.
“할아버지, 이 건전지는 제 시계 건전지랑 다르게 생겼어요. 그리고 엄청 오래된 것 같은데, 어떻게 아직도 작동하는 거예요?”
할아버지는 태연이의 궁금증에 찬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시작하셨어요. “옛날에는 지금처럼 작고 빨리 닳는 건전지 말고, 이렇게 크고 오래가는 건전지를 많이 사용했단다. 이 건전지 안에는 오랫동안 힘을 낼 수 있는 특별한 물질들이 들어 있거든. 마치 오랫동안 천천히 타는 장작불처럼 말이야.”
할아버지의 설명을 들으니 태연이는 더욱 신기해졌어요. ‘오래가는 건전지라니! 내 시계에도 그런 건전지를 넣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매번 건전지를 갈아 끼우지 않아도 될 텐데.’
3. 건전지 박사님을 찾아서
집으로 돌아온 태연이는 책상에 앉아 건전지에 대한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오래가는 건전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죠. 답답해진 태연이는 몽실이에게 속삭였어요.
“몽실아, 나는 오래가는 건전지에 대해 더 알고 싶은데, 어디 가서 물어봐야 할까?”
그때, 태연이의 눈에 방 한쪽에 놓인 과학 잡지 한 권이 들어왔어요. 잡지 표지에는 하얀 가운을 입고 환하게 웃는 할아버지 그림과 함께 ‘에너지 박사’라는 글자가 크게 쓰여 있었죠. 태연이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잡지를 펼쳐 보았어요. 잡지 속에는 다양한 에너지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했고, 마지막 페이지에는 ‘궁금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편지를 보내주세요!’라는 에너지 박사 할아버지의 연락처가 적혀 있었어요.
태연이는 망설임 없이 종이와 연필을 꺼내 에너지 박사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어요. 자신의 시계 건전지가 빨리 닳아서 불편했던 이야기, 할아버지 댁 라디오의 오래가는 건전지가 신기했던 이야기, 그리고 오래가는 건전지에 대해 더 배우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편지를 완성했죠.
며칠 후, 태연이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에너지 박사 할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의 답장을 기다렸어요.
4. 에너지 연구소에서의 만남
얼마 지나지 않아, 태연이의 집으로 커다란 상자 하나가 배달되었어요. 상자를 열어보니 그 안에는 알록달록한 그림이 그려진 책과 함께 에너지 박사 할아버지의 따뜻한 답장이 들어 있었죠. 편지에는 태연이의 궁금증에 대한 친절한 설명과 함께, 태연이를 에너지 연구소로 초대한다는 놀라운 내용이 담겨 있었어요.
태연이는 뛸 듯이 기뻐하며 엄마 아빠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주말에 온 가족이 함께 에너지 연구소로 향했어요. 연구소는 커다란 유리 건물로, 안에는 신기한 기계들과 반짝이는 장비들이 가득했어요. 하얀 가운을 입은 에너지 박사 할아버지는 환한 미소로 태연이네 가족을 맞이해 주셨죠.
에너지 박사 할아버지는 태연이에게 다양한 종류의 건전지와 에너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건전지 안에서 전기가 만들어지는 원리, 건전지의 수명을 늘리는 방법, 그리고 미래에는 더욱 오래가고 환경 친화적인 건전지가 개발될 것이라는 희망찬 이야기도 해 주셨죠.
특히 태연이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할아버지 댁 라디오에서 보았던 것과 비슷한 커다란 건전지였어요. 에너지 박사 할아버지는 그 건전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셨어요.
“이 건전지는 ‘니켈-철 축전지’라고 불리는 건데, 아주 튼튼하고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지. 물론 지금 나오는 작은 건전지들보다 크고 무겁지만, 옛날에는 중요한 기기나 오랫동안 사용해야 하는 곳에 많이 사용되었단다. 태연이 할아버지의 라디오도 아마 이 건전지 덕분에 오랫동안 작동하는 걸 거야.”
태연이는 니켈-철 축전지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건전지들을 직접 보고 만져보면서 건전지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어요. 에너지 박사 할아버지는 태연이의 끊임없는 질문에도 친절하게 답해 주셨고, 태연이는 건전지와 에너지에 대한 새로운 꿈을 키울 수 있었죠.
5. 태연이의 작은 발명
연구소 방문 이후, 태연이는 오래가는 건전지에 대한 생각을 멈추지 않았어요. ‘작고 가벼우면서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건전지는 없을까?’
어느 날, 태연이는 몽실이의 털을 쓰다듬다가 문득 신기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몽실이의 부드러운 털처럼, 오랫동안 에너지를 간직할 수 있는 아주 작은 물질들을 건전지 안에 넣으면 어떨까?
태연이는 에너지 박사 할아버지에게 다시 편지를 썼어요. 자신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함께, 작은 물질들이 에너지를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담았죠.
이번에도 에너지 박사 할아버지에게서 놀라운 답장이 도착했어요. 할아버지의 편지에는 태연이의 아이디어가 매우 흥미롭다는 내용과 함께, 실제로 아주 작은 나노 물질을 이용하여 에너지 저장 효율을 높이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었죠.
태연이는 크게 감동했어요. 자신의 작은 생각이 과학자들의 연구와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신기하고 뿌듯했죠. 그 후로 태연이는 더욱 열심히 과학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언젠가 자신만의 오래가는 건전지를 발명하겠다는 꿈을 키워나갔답니다.
시간이 흘러 태연이는 훌륭한 과학자가 되었어요. 어린 시절의 꿈을 잊지 않고, 작고 가벼우면서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건전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죠. 태연이가 만든 건전지는 스마트폰, 시계, 장난감 등 다양한 기기에서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해 주었고, 덕분에 사람들은 건전지를 자주 교체해야 하는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답니다.
태연이는 어린 시절, 건전지 때문에 겪었던 작은 불편함과 할아버지의 오래된 라디오에서 얻었던 신기한 경험을 통해 세상을 더욱 편리하게 만드는 놀라운 발명을 하게 된 것이죠. 그리고 그 시작에는 작지만 소중한 궁금증과 그것을 해결하려는 씩씩한 마음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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