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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모래별 낙타, 카밀과 태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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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막에서 피어난 황금빛 우정 이야기 —


1장. 바람이 부는 날, 낯선 초대

그날 아침, 태연이는 커다란 트렁크를 끌고 공항에 서 있었다.
"진짜로 가는 거야? 진짜로 사막에?"

아빠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응! 이번 겨울방학은 조금 색다르게 보내보자.
우린 사막 투어 캠프에 참가하는 거야."

처음엔 실감이 안 났지만, 비행기를 타고 몇 시간을 날아가고, 다시 버스를 타고 모래 언덕을 달리며 태연이는 실감하기 시작했다.
끝없이 펼쳐진 황금빛 사막, 구불구불한 언덕, 그리고 파란 하늘 아래 반짝이는 신기루들…

"와아… 진짜 사막이야."

캠프는 작은 오아시스 옆에 세워진 텐트 마을이었고, 그곳엔 낙타, 염소, 작은 사막 여우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사막의 하늘은 태연이에게 낯설고도 아름다웠다.

그날 밤, 태연이는 모래바람 소리를 들으며 텐트 안에서 잠들었다.
하지만 밤중, 누군가의 속삭임에 눈을 떴다.

"…태연아… 태연아…"

바람 같기도 하고, 꿈 같기도 한 그 목소리는 계속 태연이를 부르고 있었다.


2장. 카밀과의 만남

호기심에 텐트를 벗어난 태연이는 어두운 사막에 나왔다.
별이 쏟아지는 하늘 아래, 오아시스 근처에 한 마리 낙타가 서 있었다.

“너… 나 부른 거야?”

낙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응. 네가 온다는 걸 알고 있었어. 나는 카밀.”

"헉! 말해?! 진짜 낙타야?"

"나는 '별낙타'. 인간과 말할 수 있는 능력은 모래별의 가호야."

태연이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낙타를 바라봤다.
카밀은 부드러운 눈동자를 가진 하얀 낙타였고, 등에 아주 작은 별 무늬가 반짝이고 있었다.

"내가 널 부른 건… 도움을 청하고 싶어서야."

"무슨 도움?"

카밀은 눈을 감고 천천히 말했다.
"사막에 숨어버린 '모래별'을 찾고 싶어.
그 별은 모든 사막 생명들의 빛이야. 사라지면… 사막은 죽어가게 돼."


3장. 모래 속의 모험 시작

다음 날 아침, 태연이는 텐트로 돌아와 조심스럽게 가족에게 말했다.
"나… 낙타 친구랑 같이 조금 사막 탐험하고 올게요!"

아빠는 태연이의 눈이 반짝이는 걸 보며 웃었다.
"낙타 타기 체험하고 싶었구나? 조심해!"

태연이는 다시 카밀을 만나 둘만의 사막 여행을 시작했다.
카밀은 사람처럼 말하며 태연이를 등에 태우고, 끝없는 사막을 누볐다.

낮에는 타오르는 태양을 피하며 바위 그늘에서 쉬었고, 밤엔 별이 쏟아지는 하늘 아래 작은 불을 피워 이야기꽃을 피웠다.

"너, 외롭지 않았어?"

"많이… 많이 외로웠지.
모래별이 사라지면서 내 친구들도 하나둘씩 떠났거든.
태연이가 와줘서… 정말 고마워."

그들의 우정은 모래알처럼 작고도 단단하게 쌓여갔다.


4장. 숨겨진 별의 지도

셋째 날 밤, 태연이는 바람결에 섞인 낡은 노래를 들었다.
"모래 속 별은 노래를 기억하네, 물 없는 별빛 속에 숨은 길을…"

카밀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그 노래… 설마?!"

그들이 찾은 건 오래된 바위의 그림.
그림 속엔 커다란 별, 사막의 봉우리, 바람이 도는 회오리의 장소가 그려져 있었다.

"이건… 별의 지도야!"

카밀은 설레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바람골짜기. 거기에 숨겨진 모래별이 있어!"

그날 밤, 태연이는 바위에 기대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모래별이 말했다.

"진심으로 사막을 사랑하는 이의 마음이 열쇠가 된다…"


5장. 모래폭풍과 낙타의 눈물

다음 날, 카밀과 태연이는 바람골짜기로 향했지만… 갑자기 거센 모래폭풍이 몰아쳤다.
황금빛 모래가 세상을 집어삼켰고, 카밀은 태연이를 감싸며 무릎을 꿇었다.

"괜찮아… 내가 지켜줄게."

몇 시간이 흐르고, 폭풍이 멈췄을 때 카밀의 털은 거칠게 뒤엉켜 있었다.

"너무 미안해… 나 때문에 다치지 않았어?"

태연이가 묻자, 카밀은 고개를 저었다.
"너와 함께 있는 게… 나는 제일 행복해."

그 말에 태연이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하지만 그 순간, 카밀의 눈에서도 투명한 무언가가 한 방울 떨어졌다.

"…낙타가 울 수 있다니…"

그리고 그 눈물이 바닥에 닿자, 땅이 흔들렸다.


6장. 모래별의 부활

카밀의 눈물이 닿은 모래 언덕에서, 갑자기 빛이 피어올랐다.
바람골짜기 중심부에서, 마치 잠들어 있던 보석처럼 빛나는 무언가가 솟아올랐다.

"저게…!"

모래별.
하늘의 별처럼 반짝이지만, 따뜻하고 부드러운 황금빛이었다.

그 순간, 사막 곳곳에 변화가 생겼다.
말라 있던 오아시스가 다시 차올랐고, 사막 꽃들이 피기 시작했다.

카밀은 힘없이 주저앉았다.
"이제… 내 사명은 끝났어."

"안 돼! 이제 막 친구가 됐는데!"

"모래별이 살아났으니, 난 별의 품으로 돌아가야 해."


7장. 안녕, 별낙타

다음 날 아침, 태연이는 카밀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잊지 않을게. 절대로."

"언젠가 별이 부를 때, 우리는 또 만날 수 있어."

카밀의 몸은 천천히 빛으로 변해갔고, 마지막엔 작은 별 하나만이 태연이 손 위에 남겨졌다.


8장. 다시 온 초대장

태연이가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그 별은 작게 반짝이며 빛났다.
그리고 어느 날 밤, 별이 다시 속삭였다.

"태연아, 또 놀러 와. 사막은 너를 기다리고 있어."

태연이는 웃으며 답했다.
"응! 다음엔 더 멋진 물병이랑 모래 케이크도 가져갈게!"

그녀의 마음속엔 언제나, 모래바람을 달리던 낙타 친구, 카밀이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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