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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 호박사탕 마녀와 태연이의 마법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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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이상한 가을 바람

가을이 깊어지던 어느 날, 태연이는 마당에 쌓인 낙엽을 밟으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바삭바삭 낙엽이 터지는 소리에 태연이는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때, 어디선가 달달한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엄마! 뭐 먹고 있어요?"
"아니? 아무것도 안 먹는데?"

하지만 향기는 분명 존재했다. 호박파이 같은 달큰하고 묘하게 끌리는 향기. 태연이는 향기를 따라 골목 너머로 걸어갔다. 그리고 골목 끝에서 아주 오래돼 보이는 사탕가게를 발견했다. 간판엔 *“잊혀진 맛, 호박사탕 가게”*라고 적혀 있었다.

문을 밀고 들어가자, 안엔 다양한 모양의 사탕들이 반짝이는 유리병에 담겨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가운데 있는 병에는 반짝이는 주황색 사탕이 들어 있었는데, 그것만은 유독 따뜻한 빛을 내고 있었다.

“그건 호박사탕이란다.”
작은 카운터 뒤에서 나타난 건, 커다란 뿔테 안경을 쓴 작고 마른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태연이를 가만히 보며 속삭이듯 말했다.
“마법을 부를 수 있는 사탕이야.”

제2장. 첫 번째 마법

태연이는 웃으며 사탕 하나를 손에 쥐었다.
“진짜 마법이 나올까요?”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진짜 믿는 사람에게만 열리는 세계가 있어.”

집으로 돌아온 태연이는 호박사탕을 조심스럽게 입에 넣었다. 사르르 녹는 순간, 주황빛 빛무리가 방 안을 가득 채우더니 태연이는 순식간에 다른 세계로 빨려 들어갔다.

그곳은 커다란 호박이 굴러다니고, 나무에는 호박사탕이 열리는 환상적인 나라였다. 하늘은 부드러운 주황색 구름으로 덮여 있었고, 바람에는 사탕 냄새가 섞여 있었다.

“여긴 어디지?”
태연이가 물었을 때, 노란 드레스를 입은 작은 요정 하나가 날아왔다.

“여긴 마법사탕왕국! 넌 ‘사탕의 불꽃’을 부른 사람이야!”

제3장. 사탕왕국의 비밀

요정의 이름은 바닐라핀. 그녀는 태연이를 궁전으로 데려갔다. 궁전은 사탕유리로 지어져 있었고, 왕좌에는 반쯤 녹은 사탕 모양의 왕이 앉아 있었다.

“호박사탕의 힘이 흔들리고 있다. 마법사탕나무가 시들기 시작했어.”
왕은 말하며 태연이를 바라보았다.
“네가 마지막 ‘진심의 사탕’을 고른 아이야. 우리를 구할 수 있을 거야.”

마법사탕나무는 이 세계의 심장이었다. 그 나무가 시들면 사탕왕국도 사라지고, 사람들의 꿈과 환상도 점점 사라져버린다.

태연이는 결심했다. “제가 구할게요. 이 아름다운 세계를 꼭 지켜줄게요.”

제4장. 마녀의 저주

모든 일의 원흉은 호박사탕 마녀 ‘멜로라’였다.
그녀는 한때 가장 강력한 사탕마법사였지만, 욕심에 사탕나무의 열매를 혼자 차지하려다 저주를 받았고, 이후 왕국을 뒤에서 망가뜨리고 있었다.

멜로라는 어둡고 텅 빈 사탕저택에서 사탕을 썩히고 있었고, 그 썩은 마법이 왕국 전체에 퍼지고 있었다.

태연이는 용기를 내어 그녀를 찾아 나섰다. 요정 바닐라핀과 꿀벌 경비대, 캐러멜기사단이 그녀와 함께했다.

제5장. 단맛과 진심

멜로라의 저택은 온통 검은색 사탕으로 덮여 있었다. 벽은 질척거리고, 사탕들이 울었다.
“왜… 모두가 나만 미워해…”
그녀의 목소리는 삐걱거렸지만 어딘가 외로웠다.

태연이는 멜로라 앞에서 가방을 열었다.
“이거 드셔보세요.”
호박사탕 하나를 꺼내 건넸다.

멜로라는 처음엔 거부했지만, 태연이의 따뜻한 눈빛에 결국 사탕을 입에 넣었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그 순간, 검은 사탕들이 녹아내리고, 저택 안의 벽에 금빛이 번지기 시작했다.

“따뜻해…”
멜로라는 눈물을 흘렸다.
“내가 잊고 있었던… 진짜 사탕의 맛이었어.”

제6장. 사탕의 불꽃

멜로라는 저주에서 풀려났고, 함께 태연이는 마법사탕나무 앞으로 돌아왔다. 나무는 아직 시들었지만, 태연이가 다가가자 잎이 조금씩 피어났다.

“태연이, 마지막 선택이 필요해.”
왕은 말했다. “돌아가면 이 세계는 사라질 수 있어. 하지만 여기 남는다면 너는 인간세계의 기억을 잊게 될지도 몰라.”

태연이는 한참을 고민했다. 그리고 웃으며 말했다.
“그럼, 이곳을 모두가 기억할 수 있게 만들어주세요. 저는 돌아갈게요. 대신, 이 세계를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다면 돼요.”

왕은 고개를 끄덕였고, 사탕나무는 화르륵 타오르듯 빛났다. 태연이는 그 불꽃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제7장. 다시 현실로

“태연아, 어디 갔었어?”
엄마의 목소리에 태연이는 눈을 떴다.

자신의 방. 창문 밖에는 여전히 가을 바람이 불고 있었다. 손에는 아직도 반쯤 녹은 호박사탕이 쥐어져 있었다.

태연이는 그것을 조심히 작은 병에 넣었다. 그리고 그날부터 친구들에게, 동생에게, 그리고 언젠가 자신의 아이에게 이렇게 말할 생각이었다.

“있잖아, 아주 신기한 나라가 있어. 사탕나무가 자라고, 마녀도 나오고… 근데 그건 정말 믿는 사람만 볼 수 있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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