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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기린 미끄럼틀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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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공원에서 만난 노란 목

파란 하늘에 솜사탕 같은 구름이 둥둥 떠 있는 어느 맑은 봄날, 태연이는 엄마 손을 잡고 동네 새 공원에 갔다. 새 공원은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아서 조용하고 깨끗했어.

그런데 공원 한가운데서 태연이는 놀라운 것을 발견했어.

“어? 기린이다!”

커다랗고 노란 기린 한 마리가 땅에 다리를 접고 앉은 듯한 자세로 있었어.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건 살아 있는 기린이 아니라... 기린 모양의 커다란 미끄럼틀이었지!

기린의 길다란 목이 곧게 뻗어 있었고, 그 목 위로는 반짝이는 노란색 미끄럼틀이 만들어져 있었어. 기린의 눈은 크고 다정하게 웃고 있었고, 귀도 진짜 귀처럼 생생했지.

“엄마! 나 저거 타볼래!”

태연이는 미끄럼틀 계단을 타고 올라갔어. 기린 목을 따라 내려오는 길은 무척 부드럽고 재미있었지. 하지만 이상하게도 미끄럼틀을 탈 때마다 이상한 목소리가 들렸어.

“후우... 나른해...”

“에? 누가 말했지?”

태연이는 주위를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어. 기분 탓인 줄 알고 태연이는 다시 한 번 미끄럼틀을 탔어.

이번에는 더욱 분명한 목소리가 들렸어.

“으으... 간지러워...”

태연이는 기린의 귀 쪽을 바라봤어. 순간, 기린 미끄럼틀의 눈이 살짝 깜빡였어!


2장. 살아있는 미끄럼틀

“기린이... 움직였어?”

태연이는 조심조심 미끄럼틀에 다가가 속삭였어.

“기린아... 너... 진짜 살아 있는 거야?”

기린 미끄럼틀이 천천히 눈을 깜빡이며 대답했어.

“쉿! 조용히 해줘... 아직 아무도 몰라. 나는... 살아 있는 기린이지만, 지금은 마법에 걸려 이 모습이 된 거야.”

태연이는 입을 가리며 깜짝 놀랐어.

“그럼, 어떻게 해야 마법을 풀 수 있어?”

기린 미끄럼틀은 작게 한숨을 쉬며 말했어.

“진짜 놀이의 즐거움을 기억하게 해주는 아이가 나타나면... 내 마법이 풀릴 수 있어. 요즘 아이들은 모두 핸드폰과 태블릿만 보느라 진짜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걸 잊었거든.”

태연이는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어.

“그럼 내가 도와줄게!”


3장. 기린 마을의 전설

기린은 미끄럼틀 아래에 있는 작은 비밀문을 열어주었어. 그 안에는 조그마한 황금빛 계단이 있었고, 태연이는 조심조심 내려갔지.

계단 아래에는 ‘기린 마을’이라는 놀라운 공간이 있었어! 온통 반짝이는 기린 장식들과 알록달록한 놀이터, 그리고 다른 동물 모양의 미끄럼틀 친구들이 굳어져 있었지.

기린은 말했어.

“여긴 원래 ‘미끄럼 마을’이었어. 진짜 웃음과 놀이가 넘치던 곳이지. 하지만 언젠가부터 아이들이 이곳을 찾지 않으면서, 모두 돌처럼 굳어버렸어. 나만 간신히 인간 세계와 연결된 상태로 버티고 있었던 거야.”

태연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

“그럼 내가 놀아줄게! 진짜 진짜 즐겁게 놀아서 모두 깨어나게 만들겠어!”

기린은 희미하게 웃었어.


4장. 진짜 놀이의 마법

그날 이후 태연이는 매일같이 기린 미끄럼틀을 찾아왔어. 혼자서도 기린과 이야기하며 놀았고, 그 모습을 본 다른 아이들도 조금씩 놀이터에 모이기 시작했지.

처음엔 핸드폰을 내려놓지 않던 아이들도 태연이를 따라 기린 미끄럼틀을 타기 시작했어. 기린 목을 타고 내려오며 웃음소리가 점점 커졌고, 기린은 점점 더 활기를 되찾았어.

어느 날, 미끄럼틀에서 내려온 태연이의 발밑이 반짝이며 흔들렸어. 그리고 기린이 드디어 완전히 움직이기 시작했지!

기린이 커다란 몸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어.

“태연아, 네가 내 마법을 풀었구나!”

기린 미끄럼틀은 눈부신 빛 속에서 진짜 살아 있는 기린이 되었고, 놀이터에 있던 다른 미끄럼틀들도 하나둘씩 깨어났어. 코끼리 미끄럼틀, 하마 그네, 원숭이 시소까지 모두 움직이며 아이들과 함께 놀았지!

놀이터는 다시 웃음소리로 가득 찼고, 마법은 완전히 풀렸어.


5장. 작별과 약속

“그럼 이제... 넌 가는 거야?”

태연이가 묻자, 기린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어.

“그래, 이제 내 마을로 돌아가야 해. 다른 곳에서도 아이들이 진짜 놀이의 즐거움을 알게 도와야 하거든.”

태연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기린을 꼭 안았어.

“고마워, 기린아. 정말 행복했어.”

기린은 목을 숙이며 웃었어.

“나도야, 태연아. 진짜 놀이라는 보물을 다시 알려줘서 고마워.”

기린은 황금빛으로 빛나며 하늘로 올라갔고, 구름 사이로 사라졌어. 하지만 놀이터에는 기린의 따뜻한 미소가 남아 있었지.

그날 이후 놀이터는 언제나 아이들로 북적였고, 태연이는 매일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며, 진짜 웃음을 잊지 않았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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