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욕조에 빠진 고요
태연이는 유난히 목욕을 오래 하는 아이였어요.
다른 아이들은 거품 놀이로 신나게 시간을 보내지만,
태연이는 항상 조용히 물속에 들어가 있는 걸 좋아했죠.
어느 날, 거품 속에서 묘한 반짝임을 발견했어요.
“이게 뭐지?”
그것은 비늘 같기도 하고, 조각 유리 같기도 한 작고 검은 무언가였어요.
그걸 건드리는 순간, 욕조 물 전체가 조용히 소용돌이쳤어요.
제2장: 푸른 눈의 물고기
“여긴… 어디지?”
물속이 깊어졌고, 태연이는 욕조 아래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
눈을 떴을 땐 아주 낯선 곳에 있었어요.
넓은 동굴, 반짝이는 수면, 그리고…
“너, 누구야?”
푸른 눈을 가진 커다란 물고기가 말을 걸어왔어요.
“나는 렌이야. 욕조 속 물의 수호자.”
“욕조에… 수호자가 있어?”
렌은 웃으며 말했어요.
“네가 그걸 찾았기 때문에 여길 들어올 수 있었지.”
렌은 태연이가 만졌던 검은 비늘 조각을 가리켰어요.
제3장: 사라진 조각의 정체
렌은 설명했어요.
“이곳은 욕조바다, 모든 욕조가 연결되는 세계야.
그리고 너는 첫 번째 인간 방문자야.”
태연이는 깜짝 놀랐어요.
“그럼 여긴 집 욕실 욕조가 아니야?”
“아니, 여긴 훨씬 더 커. 그리고 이 바다는 위험해졌어.”
렌은 중요한 사실을 털어놨어요.
“우리 바다의 마음 조각이 사라졌어.
네가 발견한 그 조각은 마음의 파편이야.”
태연이는 렌과 함께, 사라진 마음 조각을 되찾는 여정을 시작했어요.
제4장: 다섯 개의 물문
욕조바다에는 다섯 개의 물문이 있었어요.
각 문은 서로 다른 욕조로 연결됐죠.
첫 번째 문을 지나자, 유치원 욕실의 작은 욕조로 나왔어요.
거긴 조그만 물고기들이 모여 ‘놀람의 조각’을 찾고 있었죠.
태연이는 아이들과 같이 거품 속을 뒤져 조각 하나를 얻었어요.
두 번째 문은 할머니 집의 커다란 욕조.
그 안엔 물속 그림자 괴물이 살고 있었어요.
태연이는 용기를 내어 괴물을 쓰다듬고,
괴물 안에 숨겨져 있던 ‘두려움의 조각’을 되찾았죠.
제5장: 눈물의 욕조
세 번째 문은 병원에 있는 조용한 욕조였어요.
그곳에는 슬퍼 보이는 작은 인어 소녀가 혼자 있었어요.
“나… 친구가 없어…”
태연이는 소녀와 손을 잡고,
자신도 가끔 외롭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그러자 물속에서 ‘외로움의 조각’이 반짝였어요.
이후 두 개의 문을 더 지나
‘분노’와 ‘기쁨’의 조각까지 전부 찾은 태연이.
마지막 조각을 렌에게 주자,
욕조바다는 눈부신 빛으로 가득 찼어요.
제6장: 다시 돌아온 욕조
렌은 말했어요.
“태연, 네가 욕조바다를 구했어.
이젠 어디서든 마음만 있으면 이곳을 다시 찾을 수 있어.”
태연이는 눈을 감고 욕조 속으로 조용히 몸을 담갔어요.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자기 방 욕조에 있었어요.
렌은 떠났지만, 태연의 손에는 조그만 비늘이 남겨져 있었어요.
작지만 단단한 파란빛 비늘 하나.
제7장: 욕조 물결 너머의 세계
그날 이후로 태연이는 욕조에 들어갈 때마다
작은 물고기들이 주위를 맴도는 걸 느꼈어요.
어떤 날은 물 위에 조용히 별 모양의 거품이 떠오르기도 했죠.
엄마가 물었어요.
“욕조가 그렇게 좋아?”
태연이는 씩 웃으며 대답했어요.
“응, 여긴 내가 모험을 다녀온 바다야.”
그 말에 엄마는 웃고 말았지만,
태연이는 알고 있었어요.
욕조는 그냥 욕조가 아니었어요.
그건 마음을 여는 바다로 향한 작은 입구였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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