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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시금치 마법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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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1. 기묘한 점심시간

태연이는 점심시간이 가장 두려웠다. 이유는 하나, 시금치. 반찬으로 시금치가 나오면 밥맛이 뚝 떨어졌고, 초록색 물컹한 그 식감은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았다. “으악, 또 시금치야…” 오늘도 점심 트레이 위에 어김없이 시금치무침이 있었다.

“태연아, 시금치 안 먹으면 커서 힘이 없어.” 선생님이 말했지만, 태연이는 억지로 한입 베어 물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씹으면 씹을수록 씁쓸한 맛이 입안에 퍼졌다. “엄마는 왜 이걸 좋아하지?” 태연이는 속으로 궁시렁거렸다.


챕터 2. 수상한 씨앗

그날 오후, 유치원 마당에서 흙놀이를 하던 태연이는 반짝이는 작은 주머니 하나를 발견했다. 안에는 초록빛이 도는 작은 씨앗이 들어 있었다. ‘이게 뭐지?’ 호기심 많은 태연이는 선생님 몰래 그 씨앗을 자신의 화분에 심었다. 그리고 잊었다.

며칠 뒤, 태연이는 이상한 꿈을 꾸었다. 자신의 화분에서 초록빛을 내뿜는 커다란 시금치가 자라나더니, 갑자기 말을 걸었다. “안녕, 나는 시금치 요정이야!” 요정은 머리에 잎사귀를 얹고, 망토처럼 줄기를 두른 귀여운 모습이었다.


챕터 3. 시금치 나라의 초대

“태연아, 너에게 시금치의 진짜 맛을 알려주러 왔어!” 시금치 요정은 손을 내밀었고, 태연이가 그 손을 잡자마자 반짝이는 초록빛과 함께 두 사람은 ‘시금치 마법의 정원’으로 순간이동했다.

정원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거대한 시금치 나무들이 하늘을 찌르고, 푸르른 언덕마다 초록빛 요정들이 바쁘게 날아다녔다. 하늘에는 시금치 잎사귀로 만든 구름이 떠 있었고, 바닥엔 시금치 샘물이 졸졸 흘렀다.

“와… 여기 진짜 시금치 나라야?” 태연이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맞아! 이곳에서는 시금치가 얼마나 다양하고 맛있게 변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어.”


챕터 4. 시금치 아이스크림부터 피자까지!

시금치 요정은 태연이를 데리고 ‘시금치 마법 요리 대회장’으로 갔다. 그곳에는 각양각색의 시금치 요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첫 번째는 초록빛 시금치 아이스크림! “에이, 아이스크림에 시금치라니…”라고 태연이는 생각했지만, 한입 먹자마자 눈이 번쩍! 달콤하고 시원한 맛 속에 은근히 상쾌한 풀내음이 어우러져 너무나 맛있었다.

다음은 시금치 피자! 바삭한 도우 위에 녹색 시금치 소스가 올려져 있었고, 치즈가 흘러내리듯 녹아들어 군침이 절로 났다. 태연이는 두 조각을 순식간에 해치웠다.

“시금치도 이렇게 맛있을 수 있어?” 태연이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고, 요정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챕터 5. 시금치의 힘

“이건 단지 맛만이 아니야, 태연아. 시금치에는 마법이 숨겨져 있거든. 바로, ‘힘과 에너지’의 마법이지!”

그 말과 함께 요정은 태연이의 손을 잡고 시금치 언덕 꼭대기로 데려갔다. “이걸 봐.” 언덕 꼭대기에는 마법망원경이 있었고, 그걸 통해 보니 시금치를 자주 먹는 친구들이 운동장에서 힘차게 뛰어놀고, 집중력도 좋아 공부도 잘하고 있었다.

“시금치에는 철분과 비타민이 가득해서 피도 맑아지고, 몸속에서 힘이 솟아나.” 요정은 말하며 태연이의 손에 빛나는 시금치 브로치를 달아주었다.


챕터 6. 초록빛 변화

그날 밤 꿈에서 깬 태연이는 침대 옆에 진짜로 시금치 브로치가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꿈이 아니었어?”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니 얼굴빛도 한결 밝고, 몸이 가뿐했다.

“엄마, 나 시금치 먹을래!” 갑작스러운 말에 엄마는 깜짝 놀라 물었다. “태연아, 무슨 일이야?”

“그냥… 시금치가 진짜 맛있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 그리고 시금치 요정이 말했어, ‘힘과 에너지의 마법’이 있다고!”

엄마는 웃으며 태연이에게 시금치 계란말이를 만들어주었고, 태연이는 맛있게 한입에 쏙쏙 먹어치웠다.


챕터 7. 시금치 챔피언

그날 이후 태연이는 시금치를 안 먹는 친구들에게도 시금치의 마법을 전했다. “이 브로치는 시금치를 좋아하는 사람만 가질 수 있어!”라고 말하며 시금치 브로치를 자랑하자, 친구들도 하나둘 시금치를 먹기 시작했다.

유치원에서는 ‘초록빛 시금치 챔피언’이라는 상까지 만들어 태연이에게 수여했고, 시금치를 소재로 한 연극에도 태연이는 주인공 시금치 요정으로 출연했다.

그리고 가끔 밤에 잠이 들 때면 시금치 요정이 다시 꿈속에 찾아와 새로운 시금치 요리를 함께 만들곤 했다. 요즘 태연이의 최애 메뉴는 시금치 스무디와 시금치 치즈 쿠키!


챕터 8. 마법은 계속된다

“시금치는 싫은 음식이 아니라, 나에게 힘을 주는 초록빛 마법이야!” 그렇게 말하며 태연이는 오늘도 접시에 담긴 시금치를 망설임 없이 먹었다.

그날도 반찬으로 시금치가 나왔고, 친구들은 태연이를 따라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어? 생각보다 괜찮네?”라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그 순간, 태연이의 브로치가 반짝였다. 시금치의 마법은 오늘도 누군가의 식탁 위에서 조용히 퍼지고 있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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