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맑은 아침, 탱구리는 바람에 실려 온 신비로운 깃털 하나를 발견했다. 깃털은 마치 불꽃이 살아 숨 쉬듯 붉고 금빛으로 빛났다. “이건 평범한 새의 깃털이 아니야!” 탱구리는 깃털을 손에 쥐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 순간, 깃털이 부드럽게 빛나더니 공중으로 떠올랐다. 깜짝 놀란 탱구리는 깃털을 놓칠 뻔했지만, 신기한 광경에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그러자 깃털이 탱구리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나를 따라와.”
깃털은 공중에서 부드럽게 빛나며 숲속으로 향했다. 탱구리는 주저 없이 깃털을 따라 달렸다. 울창한 나무 사이를 지나자, 어느새 그녀 앞에는 거대한 황금빛 문이 나타났다. 문에는 이상한 문자들이 새겨져 있었고, 중앙에는 깃털 모양의 구멍이 있었다.
탱구리는 손에 들고 있던 깃털을 그 구멍에 맞춰 보았다. 순간, 문이 스르륵 열리며 눈부신 빛이 쏟아졌다. 탱구리는 두 눈을 감았다가 조심스레 떴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거대한 호수가 펼쳐져 있었고, 호수 한가운데에는 불타는 나무가 서 있었다. 나무의 가지마다 붉은빛이 감도는 깃털들이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그리고 그 나뭇가지 위에서 웅장한 날개를 펼친 한 마리의 거대한 새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불사조와의 만남
“오랜만에 인간이 이곳에 찾아왔군.” 새는 낮고도 웅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탱구리는 두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당신은… 혹시 불사조인가요?”
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는 영원의 불꽃을 지닌 존재. 불사조라고 불리지.”
탱구리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전설 속에서만 듣던 불사조를 직접 만나다니! 그녀는 불사조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불사조의 깃털은 살아있는 불꽃처럼 타올랐지만, 이상하게도 그 열기가 뜨겁지 않았다.
“왜 저를 부르셨나요?”
불사조는 깊은 눈으로 탱구리를 바라보았다. “네가 지닌 순수한 마음이 내 깃털을 깨웠다. 그리고 나는 네게 한 가지 시험을 주고 싶구나.”
“시험이요?”
불사조는 날개를 펼치며 말했다. “나는 새로운 생명을 얻기 위해 다시 불꽃 속에서 태어나야 한다. 하지만 나의 불꽃이 사라지기 전에 ‘불꽃의 꽃’을 찾아야만 한다. 그 꽃이 없으면 나는 다시 태어날 수 없지.”
탱구리는 주먹을 꼭 쥐었다. “그럼 제가 그 꽃을 찾아드릴게요!”
불사조는 미소 짓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하지만 불꽃의 꽃은 쉽게 찾을 수 없는 보물이란다. 강한 의지가 없다면 찾아낼 수 없을 거야.”
불꽃의 꽃을 찾아서
탱구리는 불사조의 안내를 받아, 불꽃의 꽃이 자란다는 ‘용암 계곡’으로 향했다. 그곳은 붉은 용암이 흐르고, 바람조차 뜨거운 곳이었다. 하지만 탱구리는 주저하지 않았다.
“조심해야 해. 불꽃의 꽃은 용암 괴물이 지키고 있거든.” 불사조가 경고했다.
탱구리는 용암 계곡을 따라 걸으며, 발아래에서 튀어 오르는 불꽃을 조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붉은 눈을 가진 용암 괴물이 그녀 앞을 가로막았다.
“누구냐! 감히 내 꽃을 노리는 자가!”
용암 괴물은 거대한 몸을 흔들며 포효했다. 하지만 탱구리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녀는 불사조가 준 깃털을 손에 쥐고 말했다.
“저는 불사조를 도와야 해요. 불꽃의 꽃이 필요해요!”
용암 괴물은 코웃음을 쳤다. “그렇다면 나를 이겨봐라!”
탱구리는 순간 고민했다. 싸움으로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그때, 그녀는 용암 괴물의 몸에서 흘러내리는 뜨거운 눈물을 보았다.
“당신은 이 꽃을 왜 지키는 거죠?”
용암 괴물은 멈칫했다. “이 꽃은 나의 유일한 친구였어. 하지만 아무도 나를 이해해 주지 않았지.”
탱구리는 조심스레 다가가 용암 괴물의 손을 잡았다. “그럼, 저랑 친구가 되어줄래요? 불사조도 당신을 원망하지 않을 거예요.”
용암 괴물은 놀란 듯 눈을 깜빡이더니, 곰곰이 생각했다. 그리고 이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네 마음이 진심이라면, 꽃을 가져가도 좋아.”
탱구리는 기뻐하며 불꽃의 꽃을 조심스럽게 받아 들었다. 꽃은 마치 불타는 듯한 빛을 내고 있었다.
불사조의 환생
탱구리는 다시 불사조에게 돌아갔다. 불사조는 꽃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
“고맙구나, 탱구리.”
불사조는 꽃을 날개로 감싸 안았고, 그 순간 거대한 불꽃이 타올랐다. 탱구리는 눈이 부셔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리고 불꽃이 잦아들었을 때, 새롭게 태어난 불사조가 그녀 앞에 있었다.
“이제 나는 다시 살아날 수 있어. 너의 용기와 따뜻한 마음 덕분이지.”
불사조는 탱구리에게 작은 불꽃이 담긴 구슬을 건넸다. “이건 너의 마음이 만들어낸 순수한 불꽃이야. 어려움이 닥칠 때, 이 불꽃을 사용하면 따뜻한 힘이 너를 도와줄 거야.”
탱구리는 구슬을 꼭 쥐고 말했다. “고마워요, 불사조!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불사조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며 말했다. “마음속에 따뜻한 불꽃이 있는 한, 우리는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단다.”
탱구리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손에 쥔 불꽃의 구슬을 바라보며,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모험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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