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지는 어느 날, 탱구리는 마을에서 열리는 가을 축제를 구경하러 나섰어. 거리 곳곳에는 형형색색의 단풍잎이 흩날리고, 바람은 살랑살랑 기분 좋게 불었지. 축제에는 커다란 가마솥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호박죽, 달콤한 호박파이, 그리고 길게 늘어선 가게들이 한가득이었어.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바로 **"대왕 호박 대회"**였어! 마을 사람들은 각자의 정성을 들여 키운 호박을 가져와 자랑했는데, 정말 크고 둥근 호박들이 많았지.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정말로 "대왕"이라 부를 만큼 큰 호박은 보이지 않았어.
"흠… 진짜 대왕 호박을 보면 얼마나 클까?"
탱구리는 궁금해졌어.
그때, 축제의 한쪽에서 수상한 할아버지를 만났어. 허름한 망토를 두른 할아버지는 작고 이상한 씨앗을 손에 들고 있었지.
"이 아이야, 이건 마법의 호박 씨앗이란다. 땅에 심고 물을 잘 주면 아주아주 커다란 호박이 될 거야."
탱구리는 반신반의했지만, 뭔가 신비로운 기운이 감도는 씨앗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어. 그래서 할아버지에게 씨앗을 받아들고 집으로 돌아왔지.
마법 씨앗의 비밀
집에 도착한 탱구리는 정원 한쪽에 조심스럽게 씨앗을 심었어. 그리고 매일같이 물을 주고 정성스럽게 돌봤지.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
보통 호박은 서서히 자라는데, 이 씨앗에서 나온 덩굴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빠르게 뻗어나갔어. 하룻밤 사이에 덩굴이 담장을 넘고, 잎사귀는 거대한 우산처럼 커졌지. 그리고 며칠 뒤, 덩굴 한가운데에서 엄청나게 커다란 호박이 자라기 시작했어!
"우와! 정말 대왕 호박이 되려나 봐!"
탱구리는 점점 커지는 호박을 보며 신기해했어. 그런데 이 호박은 단순히 크기만 한 게 아니었어. 탱구리가 호박을 쓰다듬자, 호박이 반짝반짝 빛나더니… 갑자기 호박이 살짝 떠오르는 게 아니겠어?
"어, 어?! 호박이 떠오른다고?!"
호박은 점점 더 부풀어 오르며 공중에 둥둥 떠다녔어. 탱구리는 깜짝 놀라 손을 뻗었는데, 순간 바람이 세차게 불면서 탱구리를 호박 안으로 빨아들였어!
대왕 호박의 세계로!
눈을 뜨자, 탱구리는 신기한 곳에 와 있었어. 주변에는 하늘을 떠다니는 호박들이 가득했고, 거대한 호박 성이 눈앞에 펼쳐졌지.
"여기는… 어디지?"
그때, 호박 성에서 귀여운 호박 요정들이 뛰어나왔어.
"안녕! 우리는 호박 나라의 요정들이야!"
"넌 마법 호박을 키웠으니, 여기에 올 자격이 있어!"
요정들은 탱구리를 반갑게 맞아주었어. 그들은 호박 성으로 탱구리를 안내했고, 안에는 수많은 호박 음식과 신기한 마법들이 펼쳐지고 있었어.
"여긴 마법의 대왕 호박이 자라는 곳이야. 하지만 최근에 호박 도둑이 나타나서 우리의 대왕 호박이 사라졌어!"
"뭐? 호박 도둑?"
요정들은 걱정스럽게 이야기했어. 대왕 호박이 있어야 가을 축제도 열리고, 마법 호박 씨앗도 새롭게 만들어질 수 있는데, 누군가가 대왕 호박을 훔쳐가 버렸다는 거야!
탱구리는 요정들과 함께 도둑을 찾아 나섰어.
호박 도둑을 찾아서
탱구리는 요정들과 함께 호박 나라 곳곳을 돌아다녔어. 그러다 숲속 깊은 곳에서 거대한 그림자를 발견했지.
"저기! 무언가 움직였어!"
가까이 가 보니, 엄청나게 큰 호박 괴물이 대왕 호박을 품고 있는 게 아니겠어?
"하하하! 이제 이 대왕 호박은 내 거다!"
호박 괴물은 원래 평범한 호박이었는데, 욕심 많은 마법사가 이상한 주문을 걸어서 살아 움직이게 만든 거였어.
"안 돼! 대왕 호박을 돌려줘!"
탱구리는 용기를 내어 괴물에게 다가갔어. 그리고 생각했지.
'호박은 원래 따뜻한 가을 햇살과 정성으로 자라는 거야. 억지로 빼앗으면 안 돼!'
그래서 탱구리는 부드럽게 호박 괴물에게 말을 걸었어.
"호박아, 넌 원래 이렇게 무섭게 변하고 싶지 않았지?"
호박 괴물은 깜짝 놀라더니 서서히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어.
"나도… 원래는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자라고 싶었어…"
그때, 탱구리는 주머니 속에서 작은 호박 씨앗을 꺼내 괴물에게 보여줬어.
"이 씨앗을 심으면 다시 새로운 대왕 호박이 자랄 수 있어. 함께 도와줄래?"
호박 괴물은 순간 멈칫하더니, 조용히 대왕 호박을 내려놓았어. 그리고는 서서히 원래의 커다란 호박으로 돌아왔지.
"우와! 해냈어!"
요정들과 탱구리는 힘을 모아 대왕 호박을 다시 제자리에 두었고, 호박 나라는 원래의 밝은 모습으로 돌아왔어.
가을 축제의 대왕 호박
탱구리는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왔어. 그런데 놀랍게도, 마법의 대왕 호박이 축제 한가운데 놓여 있었지!
"와! 이렇게 큰 호박은 처음 봐!"
"정말 멋져!"
마을 사람들은 감탄했고, 대왕 호박 덕분에 가을 축제는 더욱더 풍성하게 열렸어.
탱구리는 씨앗을 준 할아버지를 찾아보았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어. 하지만 그의 따뜻한 미소는 마음속에 남아 있었지.
그날 밤, 탱구리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속삭였어.
"언젠가 다시 호박 나라에 갈 수 있겠지?"
그때, 하늘 위에서 반짝이는 호박 모양의 별이 살짝 빛났어.
탱구리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마법 같은 가을 밤을 맞이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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