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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탱구리와 검정 마스크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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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푸른 하늘 아래, 작은 마을에서 탱구리는 엄마와 함께 장을 보고 있었다. 시장에는 알록달록한 과일, 신선한 채소, 그리고 향긋한 빵 냄새가 가득했다.

"엄마, 저기 마스크를 파는 가게가 있어!"

탱구리는 시장 한쪽에 자리한 작은 가판대를 발견했다. 가판대에는 다양한 색깔과 모양의 마스크들이 줄지어 걸려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유독 시선을 사로잡는 마스크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새까만 검정 마스크였다.

"엄마, 저 마스크 예뻐! 나 저거 하나 사면 안 돼?"

엄마는 살짝 미소를 짓고는 탱구리에게 물었다.

"왜 하필 검정 마스크가 갖고 싶은데?"

탱구리는 고개를 갸웃하며 대답했다.

"그냥 멋있어 보여! 뭔가 신비롭고, 용사 같은 느낌이야!"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검정 마스크를 사주었다. 탱구리는 마스크를 받아들고 기뻐하며 얼굴에 썼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스크를 쓰는 순간, 주위가 잠깐 까맣게 변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 뭐지?"

하지만 이내 원래대로 돌아왔고, 탱구리는 그냥 기분 탓이겠거니 생각했다.


검정 마스크의 마법

집으로 돌아온 후, 탱구리는 거울 앞에서 검정 마스크를 다시 한 번 써보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확실히 뭔가 이상했다.

슈우우우욱—

마스크를 쓰자마자 몸이 가벼워지면서, 탱구리는 공중으로 떠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깜짝 놀라 마스크를 벗자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우와, 이 마스크… 마법 마스크야!"

탱구리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마스크를 다시 써보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공중으로 떠오르는 게 아니라, 엄청난 속도로 달릴 수 있게 되었다.

"대박! 이 마스크를 쓰면 엄청 빠르게 움직일 수 있어!"

탱구리는 마스크의 능력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마당에서 점프를 해보자 평소보다 훨씬 높이 뛰어올랐다. 그리고 골목길을 달려보니 바람처럼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다.

"이걸로 뭘 하면 좋을까?"

탱구리는 고민하다가, 이 마스크의 힘을 좋은 일에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도움을 주는 검정 마스크 소녀

다음 날, 마을에서 길을 잃은 강아지를 본 탱구리는 바로 마스크를 썼다. 그러자 눈이 더 밝아지고, 마을 지도를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강아지야, 걱정 마! 내가 집을 찾아줄게!"

탱구리는 마을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강아지의 주인을 찾아냈다. 주인은 눈물을 글썽이며 강아지를 꼭 안아주었다.

"정말 고마워! 그런데… 넌 누구니?"

탱구리는 멋지게 검정 마스크를 고쳐 쓰고 씩 웃으며 말했다.

"전 그저… 검정 마스크 소녀랍니다!"

그리고는 휙 달려가 사라졌다.

그날 이후, 마을에서는 검정 마스크를 쓴 신비한 소녀에 대한 소문이 퍼졌다. 길을 잃은 아이를 도와주고, 떨어진 지갑을 찾아주고, 고장 난 자전거를 순식간에 고쳐주는 신비로운 소녀!


마스크의 마지막 비밀

어느 날, 탱구리는 공원에서 한 할아버지가 무거운 짐을 들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았다. 탱구리는 당연히 마스크를 쓰고 할아버지를 도우려 했는데, 이번에는 평소처럼 힘이 나지 않았다.

"어? 이상하다?"

할아버지는 탱구리에게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가야, 힘을 내려고 하지 않아도 돼. 넌 이미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잖니."

그 말을 듣는 순간, 탱구리는 깨달았다. 마스크의 마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기가 스스로 돕고 싶다는 마음이 더 중요한 것이었다.

그날 이후로, 탱구리는 마스크 없이도 사람들을 돕기 시작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여전히 빠르게 달릴 수 있었고, 힘이 솟아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마법이 아니라, 바로 탱구리의 용기와 착한 마음이 진짜 힘이었던 것이다.


마을의 작은 영웅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검정 마스크를 쓴 소녀를 찾지 않았다. 대신, 평범한 모습의 탱구리가 언제나 사람들을 돕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마스크 없이도 넌 정말 대단한 아이야."

엄마는 탱구리를 꼭 안아주며 말했다.

탱구리는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응! 이제 마법 없이도 할 수 있어!"

그날 밤, 탱구리는 검정 마스크를 조심스럽게 서랍 속에 넣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언젠가 정말 필요할 때, 다시 꺼내 쓸게!"

그렇게, 검정 마스크 소녀는 마을의 작은 영웅으로 남아 사람들을 돕는 멋진 아이로 자라나게 되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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