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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겨울바다와 탱구리의 마법 같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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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깊어갈수록 바다는 더욱 차가워지고, 하늘은 더 맑아졌다. 사람들은 추운 바닷바람을 피해 집 안에 머물렀지만, 탱구리는 달랐다. 그녀는 겨울바다를 사랑했다. 차가운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 바람에 휘날리는 모래, 그리고 깊고 푸른 바다가 그녀를 부르는 듯했다.

어느 날, 탱구리는 두툼한 코트를 입고 털장갑을 낀 채 바다로 향했다. "오늘은 어떤 신비한 일이 펼쳐질까?" 그녀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다를 바라보았다.

겨울바다의 비밀

탱구리가 해변에 도착했을 때, 바닷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날렸다. 모래사장을 따라 걸으며 바닷가에 떠밀려온 조개껍데기와 작은 유리 조각들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문득, 파도 속에서 빛나는 무언가가 보였다.

"저게 뭐지?"

탱구리는 궁금한 마음에 천천히 다가갔다. 파도 속에서 반짝이는 것은 작은 유리병이었다. 조심스럽게 병을 주워 열어보니, 안에는 작은 쪽지가 들어 있었다.

‘겨울바다의 신비를 알고 싶다면, 바람을 따라가라.’

"이게 무슨 뜻이지?" 탱구리는 혼잣말을 하며 병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갑자기 바람이 강하게 불며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따라와..."

깜짝 놀란 탱구리는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컸다. 바람이 부는 방향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얼음성의 수호자

바닷가를 따라 걸어가던 탱구리는 점점 더 깊숙한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마침내, 커다란 얼음 동굴을 발견했다. 동굴 안에서는 푸른빛이 희미하게 새어나오고 있었다.

"이곳에 뭔가 있나 봐!"

탱구리는 용기를 내어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얼음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궁전이 있었다. 천장에는 반짝이는 얼음 결정이 매달려 있었고, 벽면은 마치 수정처럼 맑았다.

그때, 누군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드디어 네가 왔구나."

탱구리는 깜짝 놀라며 소리가 들리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아름다운 얼음의 여왕이 서 있었다. 그녀의 눈은 마치 바다처럼 깊고, 머리는 새하얀 눈꽃 같았다.

"저를 기다리셨나요?"

"그래, 탱구리. 넌 이 바다의 비밀을 찾으러 온 것이지?"

"네! 겨울바다는 왜 이렇게 아름다운 거죠? 그리고 왜 저를 부르셨나요?"

얼음의 여왕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겨울바다는 단순히 차갑고 쓸쓸한 곳이 아니야. 이곳에는 특별한 마법이 깃들어 있지. 용기 있는 이에게만 그 신비를 보여준단다."

"마법이요?"

"그래. 너는 겨울바다를 사랑하는구나. 그래서 내가 너에게 이곳을 보여줄 수 있었던 거야."

탱구리는 눈을 반짝이며 궁전을 둘러보았다. 모든 것이 빛나고, 얼음은 차갑지만 따뜻한 기운이 느껴졌다.

"하지만, 진짜 마법을 보고 싶다면, 네가 직접 선택해야 해."

겨울바다의 마법

여왕이 손을 흔들자, 궁전 한가운데에 작은 얼음 결정이 떠올랐다.

"이 결정을 바다에 던지면, 겨울바다는 네게 특별한 선물을 줄 거야."

탱구리는 조심스럽게 결정을 받아 들고 바깥으로 나왔다. 바다는 여전히 깊고 푸르렀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얼음 결정을 바다에 던졌다.

순간, 하늘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보통 눈이 아니었다. 눈송이들은 빛을 머금고 있었고, 하나하나가 별처럼 반짝였다.

"와...!"

그리고 파도는 부드럽게 밀려와 탱구리의 발끝을 적셨다. 물속에서 반짝이는 조약돌이 하나 떠올랐다. 그녀가 조심스럽게 조약돌을 집어 들자, 그것은 마치 손안에서 따뜻하게 빛나는 듯했다.

여왕이 다시 나타나 말했다.

"이제 너는 겨울바다의 수호자가 되었단다. 언제든 이 조약돌을 보며 오늘의 마법을 기억하렴."

탱구리는 미소를 지으며 조약돌을 가슴에 꼭 품었다.

"감사합니다! 저는 겨울바다를 더 많이 사랑할 거예요!"

여왕은 흐뭇하게 웃으며 사라졌고, 바람은 다시 부드럽게 탱구리의 곁을 감싸주었다.

그녀는 천천히 집으로 돌아가며 생각했다.

"겨울바다는 차가운 곳이 아니라, 마법이 깃든 따뜻한 곳이야."

그리고 그녀의 손 안에는 빛나는 조약돌이 따뜻하게 빛나고 있었다.

겨울바다는 언제나 우리 곁에

그날 이후, 탱구리는 겨울이 올 때마다 바닷가에 갔다. 그리고 언제나 그 신비한 조약돌을 손에 쥐고 바다를 바라보았다.

"겨울바다는 마법이 가득한 곳이야."

탱구리는 바다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그녀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따뜻한 겨울바다의 기억이 살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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