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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 태연이와 숨겨진 방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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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집에서 시작된 작은 문 너머의 세계 ―


프롤로그: 새로운 집, 낯선 느낌

햇살이 부서지듯 쏟아지는 봄날. 태연이는 커다란 이삿짐 트럭을 따라 새 집 앞에 서 있었어요. 두 층짜리 낡은 양옥집. 오래된 붉은 벽돌과 아이보리색 창틀이 고풍스럽고 멋져 보였지만, 왠지 모르게 조금 쓸쓸한 느낌도 들었죠.

"엄마, 여긴… 진짜 우리가 사는 거야?"

엄마는 웃으며 태연이의 머리를 쓰다듬었어요.

“그럼, 이제 여기가 우리 집이야. 앞으로 좋은 일들이 가득할 거야.”

태연이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집 안으로 들어서자 어디선가 살짝 식은 밀크티 냄새가 나는 듯했어요. 그리고 2층으로 올라가자 오래된 나무 바닥이 삐걱— 소리를 냈죠.

새 집. 새 방. 새 가구들. 모든 게 낯설고 신기했지만, 태연이는 무언가 이상하게 익숙한 느낌이 들었어요.


1장: 쿵! 쿵! 벽 너머에서 들리는 소리

밤이 되자, 태연이는 새 방의 창문에 커튼을 달고, 고양이 인형 ‘나비’와 함께 침대에 누웠어요. 그런데... 그때였어요.

쿵... 쿵...

“...응?”

태연이는 눈을 크게 떴어요. 소리는 벽 너머에서 들려오고 있었어요. 벽 뒤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 그냥 두꺼운 벽일 뿐인데... 왜?

쿵... 툭... 톡톡...

“나비야, 들었어? 저거... 무슨 소리지?”

태연이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무서움과 호기심 사이에서 고민했어요. 그리고 결심했죠.

“내일, 저 벽을 조사해보자.”


2장: 벽장 뒤의 작은 문

다음 날 아침. 엄마가 시장에 간 사이, 태연이는 방을 이리저리 살피다 옷장이 벽에 완전히 붙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왜 이 옷장은 다른 벽면에 안 있고, 딱 여기만 막고 있을까...?”

태연이는 가구를 밀어내기 시작했어요. 무겁고 힘들었지만, 삐걱삐걱, 옷장이 조금씩 움직였고... 그 뒤에는 낡고 작은 나무문이 하나 있었어요. 열쇠 구멍은 없었고, 문 손잡이는 동그란 황동 손잡이.

태연이는 숨을 들이쉬고 손잡이를 돌렸어요.
끼이이익—

문 안에는 계단이 있었고, 그 끝엔 무언가 희미하게 빛나는 공간이 보였어요.


3장: 낡은 집 속의 또 다른 집

계단을 따라 내려간 태연이 앞에 펼쳐진 건, 믿을 수 없는 공간이었어요. 아주 작은... 작은 사람들이 사는 집이 있었어요.
작은 탁자, 티컵, 벽난로, 미니어처 식탁, 그리고 그 안에서 움직이는 아주아주 작은 생명체들.

그들은 키가 연필만 했고, 이끼로 만든 옷을 입고 있었어요.
그 중 하나가 태연이를 보자 깜짝 놀랐어요.

"어? 드디어 인간 아이가 왔어! 나는 피코야!"

"인간 아이? 나를 기다렸어?"

피코는 방긋 웃으며 말했어요.

"여긴 오래된 시간들이 모여 사는 ‘잊힌 방’이야. 너희 집은 우리 ‘소곤족’의 고향이기도 했거든. 근데 시간이 멈춰버렸어. 너만이 여길 살릴 수 있어!"


4장: 멈춘 시계탑과 사라진 빛

태연이는 소곤족의 마을을 천천히 살펴보았어요. 벽에는 작고 귀여운 벽화가 그려져 있었고, 집마다 나무 잎으로 만든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어요. 하지만 마을 중심의 시계탑은 멈춰 있었어요.
그리고 공기는 아주아주 느리게 흐르는 느낌.

“여긴 시간이 너무 늦게 가는 것 같아…”

피코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맞아. 마을 시계탑이 멈추면, 이 방의 시간도 멈춰. 우리도 점점 움직이기 힘들어지고 있어. 원래는 ‘빛의 구슬’이 시간을 돌려줬는데, 몇 년 전부터 구슬이 사라졌어.”

태연이는 무언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어요. 그리고 말했어요.

“그럼 내가 찾아줄게. 이 방을 살리려면 꼭 필요하잖아!”


5장: 기억을 먹는 그림자

피코는 말했어요.

“빛의 구슬은 ‘기억 그림자’가 훔쳐갔어. 그 그림자는 이 집에 사는 사람들의 잊힌 기억 속에 숨어 있거든. 넌 그 기억의 조각들을 모아야 해.”

그렇게 태연이는 마법처럼 바뀐 집 안의 공간들을 탐험하게 돼요. 엄마의 낡은 사진첩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할머니의 오래된 오르골 안에 들어가기도 해요. 각 공간마다 숨겨진 기억의 조각을 찾고, 퍼즐을 맞추며 빛의 조각을 모으는 여정.

기억 그림자는 항상 태연이를 방해했어요.
“기억은 사라지는 게 당연해. 붙잡지 마...”

하지만 태연이는 외쳤어요.

“기억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남는 거야! 그 안에 마음이 있어!”


6장: 돌아온 빛, 다시 흐르는 시간

드디어 태연이는 마지막 기억의 조각을 시계탑 꼭대기에 가져다 놓았어요.
그 순간, 빛의 구슬이 다시 떠오르며 시계 바늘이 딱— 하고 움직였어요.

마을 전체에 시간의 숨결이 불어왔고, 소곤족은 모두 손을 맞잡고 기뻐했어요.
꽃이 피고, 티컵에 차가 다시 따뜻해지고, 작고 작던 방은 따뜻한 생명으로 가득 찼어요.

“태연아, 너 덕분에 우리가 다시 살아났어!”

피코와 소곤족이 웃으며 말했어요.
“넌 이 집의 진짜 주인이야. 우리와 이 집을 연결해주는 마음의 다리.”


7장: 다시, 태연이의 방

태연이는 다시 작은 문을 지나 돌아왔어요. 옷장을 다시 원래대로 밀어놓고, 방을 둘러봤어요. 창문 사이로 봄 햇살이 부드럽게 들어오고 있었어요.

“이제... 낯설지 않아.”

그날 밤, 태연이는 웃으며 잠이 들었고, 꿈속에서 피코와 친구들이 손을 흔들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사한 지 한 달쯤 지난 어느 날, 엄마가 말했어요.

“이 집, 이상하게 포근하지 않니?”

태연이는 조용히 웃으며 속으로 중얼였어요.

“응, 누군가 지켜주는 느낌이 들어.”


에필로그: 또 다른 문

여름이 다가올 무렵, 태연이는 방 청소를 하다 천장에서 이상한 찰칵 소리를 들었어요.
고개를 올려보니, 천장 한쪽 구석에 조그만 문이 새로 생겨 있었어요.

그 문엔 이렇게 적혀 있었죠.

“다음 모험은 ‘여름의 다락방’입니다.”


🌟 이야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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