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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 옥탑방의 다람쥐 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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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연이와 하늘 아래 작은 비밀 ―


프롤로그: 옥탑방으로 이사 온 날

“와, 진짜 하늘이랑 가까워!”

태연이는 이사 온 새집 옥탑방 창문을 활짝 열고 크게 외쳤어요.
서울 도심 속 낡은 다세대주택, 그 맨 꼭대기 옥탑방이 바로 태연이의 새 보금자리였어요.

엄마는 웃으며 말했죠.
“햇살이 가득하니까 식물도 키우고, 멋진 공간이 될 거야.”

하지만 태연이는 내심 걱정도 있었어요.
친구도 없고, 학교도 멀고, 옥탑방은 작고 오래돼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자꾸 들렸거든요.

그날 밤, 바람이 유난히 세차게 불고, 옥탑방 벽장에서 작은 무언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어요.
사각사각... 딸깍... 또각...

태연이는 겁이 났지만, 이불을 목까지 덮고 살짝 중얼였어요.

“...혹시... 도깨비라도 사는 걸까...?”


1장: 벽장 속의 갈색 털뭉치

다음 날 아침. 태연이는 밤새 들었던 소리가 머릿속에 맴돌아, 벽장을 조심스럽게 열어보았어요.

텅— 비어 있었어요.
하지만 바닥에는 이상한 것들이 흩어져 있었죠. 호두 껍질, 도토리 조각, 그리고... 쪽지가 하나.

“넌 발소리가 크니까 조용히 다녀. 부탁이야.”

“...엥?”

태연이는 깜짝 놀랐어요. 누가 이런 걸 놓고 갔을까? 분명 사람 글씨는 아니었고, 조그만 발자국이 벽장 벽을 따라 나 있었어요. 발자국은 천장 쪽 환풍구로 이어져 있었죠.

“정말 뭐가 살고 있는 걸까...?”


2장: 도도와의 첫 만남

그날 밤. 태연이가 벽장 앞에 의자를 놓고 몰래 앉아 있었을 때였어요.

또각또각—사각사각—

그리고 정말, 갈색 털뭉치 하나가 환풍구에서 쏙! 하고 나왔어요.

작은 가방을 메고, 동그란 안경을 쓴... 다람쥐였어요!
“앗, 들켰다!”

태연이는 깜짝 놀라 뒤로 넘어질 뻔했고, 다람쥐는 잽싸게 도망치려다가 태연이와 눈이 마주쳤어요.

“잠깐만! 도망가지 마!”

“...네가 태연이구나? 글씨 읽었구나... 난 도도야.”

그렇게 태연이는 옥탑방에 사는 비밀 친구 도도를 알게 되었어요. 도도는 인간과 말을 할 줄 아는 아주 똑똑한 다람쥐였고, 도시 속 자연을 지키기 위한 ‘비밀 임무’를 수행 중이었어요.


3장: 다람쥐들의 도심 정원

도도는 태연이를 몰래 따라오라고 했어요.
옥탑방의 환풍구를 지나 옆 건물 옥상으로 이동하자, 눈앞에 펼쳐진 건... 놀라운 풍경이었어요.

낡은 옥상 곳곳에 작은 정원들이 펼쳐져 있었어요. 화분마다 새싹이 자라고 있었고, 다람쥐, 새, 고양이, 심지어 고슴도치까지 각자의 일을 하고 있었죠.

“여긴 우리가 만든 ‘도심 생태 비밀 정원’이야. 인간들 몰래, 동물들이 만든 세상.”

“우와...!”

도도는 설명했어요. 이 도시는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 다람쥐들은 사라져가는 나무와 식물을 위해 도시 위에 작은 숲을 만들고 있다고요.

하지만 요즘,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어요. 정원의 식물들이 점점 말라가고, 무언가 어둠 같은 게 퍼지고 있었어요.


4장: 사라지는 식물들, 침묵하는 새들

태연이는 며칠 동안 도도와 함께 다니며 정원들을 도왔어요. 물도 주고, 씨앗도 심고, 햇볕이 잘 드는 방향으로 화분을 옮기기도 했죠.

하지만 이상한 일은 계속됐어요.

  • 밤마다 정원 곳곳에서 이상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 식물은 물을 줘도 자라지 않고,
  • 참새들은 하나둘 말을 잃고 조용해졌어요.

“무슨 일이야, 도도?”

도도는 조용히 말했어요.

“‘공기 괴물’이 깨어나고 있어... 오래전부터 도시 위에 숨어 있었던 존재야. 우리가 숨 쉬는 공기 속 마음을 먹고 자라는 괴물이래.”

그 괴물은 사람들의 무관심, 분노, 피로 같은 감정을 먹고 자라난다고 했어요.


5장: 태연이의 따뜻한 노트

도도는 말했어요.

“그 괴물을 막기 위해선... 인간의 따뜻한 마음이 필요해.”

그래서 태연이는 결심했어요. 자신이 가진 가장 따뜻한 이야기들을 써서, 공기 괴물이 깃든 곳에 두기로요.

태연이는 하루하루 노트를 쓰기 시작했어요.

  • 이사 오던 날 엄마가 안아준 순간,
  • 처음으로 도도와 인사한 날,
  • 친구처럼 다가온 햇살과 바람의 기억들.

그리고 그것들을 종이비행기로 접어 도도와 함께 옥상 곳곳에 날렸어요. 밤이 되자, 검은 연기가 스르르 사라지고, 공기는 다시 맑아졌어요.


6장: 도심 위의 새 아침

몇 주 후, 옥상 정원엔 다시 꽃이 피기 시작했어요.
새들은 노래를 부르고, 다람쥐들은 신나게 뛰어다녔어요.

“태연아, 덕분에 우리는 다시 숨 쉴 수 있게 됐어!”

도도는 웃으며 말했어요.
“이젠 너도 우리 비밀 조직의 일원이야. ‘하늘정원 지킴이’!”

태연이는 자랑스럽게 고개를 끄덕였어요.


7장: 계단 아래 또 다른 방문자

어느 늦은 봄날, 옥탑방 창가에서 바람을 맞고 있던 태연이는 발소리를 들었어요.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작은 발소리.

도도인가...?

하지만 계단엔 도도가 아닌, 작고 귀여운 토끼가 있었어요.
목에 작은 목걸이를 한 채, 노트를 입에 물고 있었죠.

“다음 임무는 여름 정원이에요!”


🌟 이야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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