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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 태연이와 가을섬의 시간 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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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빛 나뭇잎 사이에 숨겨진 계절의 비밀 ―


프롤로그: 낙엽 편지

바람이 살랑살랑 불고, 나무들이 하나둘씩 옷을 갈아입는 계절. 태연이는 붉고 노란 나뭇잎이 가득한 공원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커다란 단풍잎 하나가 책 위로 떨어졌어요.

"어머, 이건...?"

단풍잎을 들춰보니 그 밑에는 작은 종이 조각이 있었어요. 거기엔 마치 시처럼 적혀 있었죠.

“잎이 지면, 문이 열리고
계절이 쉬는 섬이 깨어난다
늦은 오후 다섯 시, 그네가 멈춘 자리로 오렴”

태연이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공원 가장자리 오래된 나무 그네가 있는 곳으로 향했어요. 시계는 딱 다섯 시를 가리키고 있었죠. 갑자기 그네가 스르륵 흔들리며 멈추더니, 발밑의 땅이 부드럽게 열렸어요.

“우와...”

밝은 황금빛으로 물든 나뭇잎들이 빛처럼 흩날리는 통로가 나타났고, 태연이는 살포시 그 속으로 걸어 들어갔어요.


1장: 가을섬의 첫걸음

태연이는 눈을 떴어요. 주변은 말로 다 못할 만큼 아름다웠어요. 온 섬이 가을빛으로 물들어 있었죠. 하늘은 따뜻한 오렌지색으로 타오르고, 나무마다 잎들이 노랗고 주황빛으로 반짝였어요. 발 밑은 바삭바삭한 낙엽들이 깔려 있었고, 공기엔 구운 밤 냄새와 달콤한 사과향이 섞여 있었어요.

“여긴... 어디지?”

그 순간, 말하는 다람쥐 한 마리가 나타났어요. 귀엽고 통통한 몸에 작은 도토리 가방을 메고 있었죠.

"어서 와! 너는 태연이구나! 우리는 널 기다리고 있었어!"

"기다렸다고...?"

"그래! 여기는 ‘가을섬’이야. 사계절의 균형을 지키는 ‘시간 나무’가 있는 곳이야. 하지만 지금 섬에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


2장: 시간 나무의 이상한 침묵

다람쥐의 이름은 ‘밤이’였어요. 밤이는 태연이를 ‘시간 나무’가 있는 중앙 숲으로 안내했어요. 그곳엔 하늘까지 닿을 듯한 엄청나게 큰 나무가 있었지만, 신기하게도 나무의 나뭇잎이 전부 사라져 있었어요. 가지들은 메말라 있었고, 나무의 껍질에는 금이 가 있었죠.

“이 나무가... 계절을 관리한다고?”

“맞아. 시간 나무는 사계절의 기운을 저장하고, 해마다 균형을 맞춰줘. 그런데 몇 주 전부터 가을 기운이 멈춰버렸어. 이대로면 겨울이 오질 못하고, 세상이 혼란에 빠질지도 몰라.”

태연이는 작게 속삭였어요.

“그럼 내가 뭔가 해야 하는 거야?”

밤이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시간 나무의 ‘기억의 나뭇잎’을 되찾아야 해. 그것들이 사라지면서 나무가 잠들어버린 거야. 나뭇잎은 가을섬의 네 지역에 흩어져 있어. 각 지역을 지키는 ‘계절의 수호자’들이 네 시련을 내릴 거야.”


3장: 첫 번째 나뭇잎 - 구름계단 마을

첫 번째 장소는 하늘 가까이에 있는 ‘구름계단 마을’이었어요. 높은 언덕 위에 있는 그곳은 바람이 부는 언덕이라 나무들이 춤추듯 흔들렸어요.

수호자는 회색 털을 가진 말하는 부엉이 ‘운새’였어요.

“태연아, 바람의 기억을 되찾고 싶다면 이 구름 조각들을 모아 바람의 노래를 완성해보렴.”

태연이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구름 파편을 하나하나 모아 퍼즐처럼 맞췄고, 마지막 구름 조각을 맞추자 섬 전체에 잔잔한 바람 노래가 퍼졌어요.

그 순간, 황금빛 나뭇잎 하나가 태연이 손에 내려앉았죠.


4장: 두 번째 나뭇잎 - 호박 마을의 수수께끼

다음 장소는 온통 호박으로 가득한 마을이었어요. 이름하여 ‘호박골’. 마을 중심에는 살아 있는 호박들이 살고 있었고, 마을의 수호자는 수염 난 호박 할아버지 ‘구루구루’였어요.

“우리 마을엔 해마다 가을 축제가 열리지만, 요즘은 아무도 웃질 않아. 웃음을 되찾고 싶다면 호박 미로를 통과해 ‘웃음의 종’을 울려야 한단다.”

태연이는 끝없이 이어진 호박 미로 속을 헤매다 드디어 커다란 종을 찾았어요. 종을 울리자 마을 전체가 불빛으로 환해졌고, 호박들이 웃으며 춤을 췄어요.

그리고 두 번째 기억의 나뭇잎이 그녀의 가방 속으로 쏙 들어왔어요.


5장: 세 번째 나뭇잎 - 밤벌레 숲의 용기

세 번째 지역은 어둡고 깊은 ‘밤벌레 숲’. 태연이는 처음엔 겁을 먹었어요. 주황빛 반딧불이가 이끄는 대로 가다 보니 수호자인 커다란 여우 ‘루아’를 만났어요.

“용기가 없는 자는 빛을 찾을 수 없지. 너의 마음 속 어둠을 마주해보거라.”

태연이는 어둠 속에서 외로운 자신과 마주했어요. 혼자 있는 두려움, 실수할까 걱정하는 마음... 하지만 그녀는 말했어요.

“난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난 나니까!”

그 순간, 숲 속이 환해지며 세 번째 나뭇잎이 하늘에서 빛처럼 내려왔어요.


6장: 마지막 나뭇잎 - 낙엽 호수의 시간

마지막 지역은 ‘낙엽 호수’. 호수는 거울처럼 고요했고, 그 안엔 태연이의 지난 기억들이 반사되어 있었어요. 수호자인 작은 거북 ‘모도리’가 말했어요.

“마지막 나뭇잎은 너의 ‘기억’ 속에 숨겨져 있단다. 진짜 가을이란,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기억되는 것’이란다.”

태연이는 눈을 감고 자신이 겪은 가을을 떠올렸어요. 엄마와 함께한 사과 따기, 친구들과의 낙엽 싸움, 따뜻한 호박죽... 그 기억들이 호수 속에 비치자, 나뭇잎이 호수 위로 떠올랐어요.

“이건... 나만의 가을이구나.”


7장: 시간 나무의 부활

네 개의 기억 나뭇잎이 시간 나무에 돌아가자, 나무는 금빛으로 빛나기 시작했어요. 잎사귀들이 하나둘씩 피어났고, 사라졌던 새들이 날아들고, 가을의 멜로디가 다시 울렸어요.

“태연아, 네 덕분에 계절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단다.”
밤이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어요.

“내가 이렇게 멋진 일을 할 수 있을 줄은 몰랐어!”

시간 나무가 살며시 말을 걸었어요.

“넌 아직 많은 계절을 살아갈 거란다, 태연아. 그리고 그 계절마다 너만의 이야기가 생기겠지.”


에필로그: 다시, 가을 공원

눈을 뜬 태연이는 다시 공원의 벤치에 앉아 있었어요. 손엔 작은 나뭇잎 하나가 쥐어져 있었죠. 그런데 이상하게 그 나뭇잎은 네 가지 색으로 물들어 있었어요.

“이건... 네 계절의 색...?”

그때, 주머니에서 작은 종이 한 장이 흘러나왔어요.

“다음 계절은 겨울. 눈의 숲에서 만나자, 태연아.”

태연이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속삭였어요.

“좋아, 다음에도 꼭 갈게.”


🌟 이야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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