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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읽어줄 이야기

★🎠《인형공장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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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연이의 마음이 살아난 곳 —


1장. 유리창 너머의 소원

태연이는 언제나 인형을 좋아했어.
토끼 인형, 곰 인형, 공주 인형까지.
하지만 가장 아끼는 건 리본이 달린 코코 인형이었지.

코코는 엄마가 만들어 준 인형이었어.
“코코는 너를 지켜주는 친구란다,” 엄마는 그렇게 말했어.
하지만 요즘 태연이는 뭔가 허전했어.

“엄마는 너무 바쁘고…
아빠도 약속을 자꾸 잊고…
나랑 놀아주는 사람은 코코뿐이야.”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오던 길.
태연이는 골목 어귀에서 낡은 간판 하나를 발견했어.

🎠 인형공장 - 마음이 담긴 인형을 만듭니다 🎠

“이상하다, 여기에 이런 가게 있었나?”
호기심에 이끌린 태연이는 조심스럽게 문을 밀었어.

2장. 멈춘 기계와 말하는 곰인형

안은 어두컴컴했어.
하지만 안쪽에서 은은한 음악 소리와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났지.

“안녕하세요…?”

그 순간, 눈앞의 인형 하나가 눈을 깜빡였어.
“어서 와. 너, 태연이지?”

그 인형은 커다란 곰이었어.
부드러운 회색 털, 파란 목도리, 그리고 반짝이는 눈동자.

“너… 말할 수 있어?!”

“여긴 마법이 깃든 인형공장이야.
단, 마음이 진짜인 사람만 들어올 수 있어.”

“진짜 마음…?”

곰인형은 태연이의 손을 잡았어.

“너의 소원이 이 공장을 움직이게 했단다.”

3장. 공장의 중심, 기억의 실타래

곰인형은 태연이를 공장 안쪽으로 안내했어.
기계는 낡았지만 신비로웠고, 공기 중에는 작은 반짝임들이 떠다녔지.

기계 옆에는 커다란 실타래들이 있었어.
빨간 실, 파란 실, 금색 실, 분홍 실… 그리고 흑백의 실타래.

“이건 뭐야?”

“이 실은 ‘기억의 실’이야.
사람들이 잊어버린 감정, 소원, 사랑… 그 모든 게 여기에 담기지.
하지만 이 실이 엉키면 인형은 태어나지 못해.”

태연이는 엉킨 흑백 실타래를 보며 물었어.
“그럼 이 실은 누구의 거야?”

곰인형은 살짝 미소지으며 말했지.

“그건 바로 너의 실이야, 태연아.”

4장. 태연이의 마음이 실로 엉킨 까닭

“내 실이 왜 이렇게 엉켰어?”

곰인형은 태연이를 작은 극장 같은 방으로 데려갔어.
그곳엔 마법의 스크린이 있었고, 화면에 태연이의 기억이 비춰졌지.

— 엄마가 바쁜 얼굴로 “나중에 놀자”라고 말하던 순간
— 아빠가 약속을 까먹고 퇴근을 늦게 한 날
— 친구가 태연이의 그림을 비웃던 날
— 그리고… 코코 인형을 껴안고 조용히 울던 밤

“너는 자꾸 마음속 슬픔을 말하지 않고, 인형에게만 털어놨어.
그 마음이 모여서 실이 엉켜버린 거야.”

태연이는 눈을 동그랗게 떴어.

“그럼… 내가 이 실을 풀면 뭐가 달라져?”

“너의 인형이, 네 진짜 마음을 기억할 수 있게 될 거야.
그리고 너도 다시, 웃을 수 있을 거야.”

5장. 마음의 바늘을 쥐고

곰인형은 반짝이는 바늘 하나를 태연이에게 건넸어.

“이건 ‘마음의 바늘’이야.
슬픔, 용기, 기쁨… 모든 감정을 실로 꿰어야 해.
도망치지 말고, 기억을 직시해야 해.”

태연이는 고개를 끄덕였어.
그리고 실타래를 꺼내 한 가닥씩 풀어가기 시작했지.

처음엔 눈물이 났어.
“왜 엄마는 나랑 안 놀아줘?”
“왜 아빠는 자꾸 약속을 잊어버릴까?”

그러다 문득, 태연이는 다른 기억도 떠올렸어.

— 엄마가 몰래 편지를 써 코코 인형 주머니에 넣어둔 날
— 아빠가 퇴근하면서 사 온 작은 하트 초콜릿
— 친구가 다가와 “너 그림 진짜 잘 그린다”고 한 날

“나, 사랑받고 있었구나…”

6장. 다시 태어나는 인형들

하나둘 실이 풀리고, 태연이는 조심스레 실을 바늘에 꿰었어.
그 순간, 공장이 반짝이며 움직이기 시작했어!

기계는 덜컥덜컥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천장에서 빛이 쏟아졌어.

작은 인형들이 하나둘 태어나기 시작했지.
웃고, 안아주고, 노래하는 인형들.

그리고 마지막, 가장 끝에서 태어난 인형 하나.

“코코…?”

하지만 그 코코는 조금 달랐어.
살짝 눈물을 머금은 듯한 눈,
그리고 가슴엔 작은 하트 모양의 금실 자수.

“이제 넌 내 마음을 진짜로 알겠지…?”

코코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어.

7장. 다시, 집으로

곰인형은 말했어.

“공장은 네 마음 덕분에 다시 움직였단다.
이제, 너의 길로 돌아가야 해.”

태연이는 코코를 품에 안고 문을 나섰어.
문이 닫히자마자, 눈앞의 풍경은 다시 학교 앞 골목이 되었지.

“이게… 꿈이었을까?”

하지만 가방 안에 들어 있는 작은 인형 하나.
그리고 그 인형의 가슴엔 하트 자수가 또렷했어.

그날 저녁, 태연이는 엄마 아빠에게 말했어.

“나, 인형공장에 다녀왔어.
내 마음을 실로 꿰어서, 다시 웃을 수 있게 되었어.”

엄마 아빠는 놀라며 웃었지.

“우리 태연이, 오늘따라 더 어른스러워졌네.”

그리고 그날 밤, 코코 인형의 입이 아주 살짝 움직였어.

“고마워, 태연아.
이제 넌 혼자서도 충분히 용기 있는 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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