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와 함께한 모든 순간이, 나에겐 마법이었어 —
1장. 두 개의 그림자
태연이는 늘 혼자 노는 걸 좋아했다.
혼자가 좋았다기보다는, 친구가 없었다.
말수도 적고,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 탓에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기 어려웠다.
점심시간에도 늘 혼자 도시락을 먹고,
체육 시간에도 파트너 없이 구석에 앉아 있곤 했다.
그런 태연이에게, 어느 날 한 아이가 말을 걸었다.
“안녕, 난 태희야! 너 이름은?”
“…태연이.”
“우리 이름, 비슷하다! 친구 할래?”
그 순간, 태연이의 심장은 쿵 하고 뛰었다.
처음이었다. 누군가가 먼저 다가와준 건.
그날부터였다.
학교 운동장에 태연이의 그림자 하나가 더해졌다.
그림자는 작고 귀여웠고, 해가 질 때마다
두 그림자는 마치 하나가 된 것처럼 겹쳐졌다.
2장. 단짝이 되는 방법
태희는 정말 이상한 아이였다.
초콜릿은 먹기 전에 꼭 냄새부터 맡고,
하늘을 보며 “저 구름은 감정이 많아 보여” 같은 말을 자주 했다.
하지만 태연이는 그런 태희가 좋았다.
“태연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뭔지 알아?”
“뭔데?”
“네 옆에서 걷는 거야.
너랑 있으면 마음이 포근해져.”
태연이는 얼굴이 붉어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태희는 그런 아이였다.
소심한 태연이에게 늘 큰 용기를 주는 아이.
그 둘은 함께 도시락을 나눠 먹고,
비 오는 날엔 나란히 우산을 쓰고,
햇살 좋은 날엔 공원에서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매일 약속했다.
“우리, 언제까지나 친구하자.”
“응. 진짜 진짜 오래오래.”
3장. 사라진 친구
하지만 어느 날, 태희가 학교에 오지 않았다.
하루, 이틀, 삼일…
선생님은 짧게 말했다.
“태희는 몸이 좀 안 좋아서… 당분간 못 올 거야.”
그 말이 끝이었고, 누구도 태희를 더 묻지 않았다.
태연이는 밤마다 창밖을 보며 생각했다.
‘태희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왜 나한테 말도 안 하고 가버린 걸까?’
며칠 후, 우편함에 도착한 편지 한 통.
보낸 이는 태희였다.
태연아, 미안해. 병원에 오래 있어야 한대.
사실은 나, 예전부터 심장이 약했어.
너랑 놀면 가끔 너무 뛰어서 숨이 찼는데,
그래도 너무 즐거워서 멈출 수가 없었어.
편지 뒷장엔 두 아이가 나란히 그려져 있었다.
둘 다 웃고 있었고, 하늘에는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4장. 별 편지
그 후로 태연이는 매일매일 태희에게 편지를 썼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 오늘 먹은 도시락, 선생님이 새로 한 말…
하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
그리고 몇 달 뒤, 또 하나의 편지가 도착했다.
태연아, 병원에서 별을 자주 봤어.
별들은 우리를 보고 웃고 있었어.
나중에, 네가 하늘을 볼 때
꼭 날 생각해줘.
그 아래엔 작고 동그란 별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너는 내 가장 친한 친구야.”라는 문장이 있었다.
그 편지가 태희에게서 온 마지막 편지였다.
5장. 마법의 다락방
시간이 흐르고, 태연이는 더 이상 편지를 쓰지 않았다.
하지만 친구의 빈자리는 마음속에서 점점 더 커져갔다.
어느 비 오는 날, 태연이는 집 다락방을 정리하다
태희와 함께 만든 “비밀 우정 상자”를 발견했다.
그 안엔 둘이 찍은 사진, 같이 만든 팔찌, 그리고
태희가 만든 “우리의 우정 지도”가 있었다.
그 지도는 온갖 상상의 장소로 가득했다.
‘별빛 숲’
‘웃음의 강’
‘마음의 놀이터’
‘비밀 편지 나무’…
그리고 지도 가장자리에 작은 글씨로 쓰여 있었다.
이 지도를 따라오면,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어.
그 순간, 다락방 한쪽 벽에서 은은한 빛이 흘러나왔다.
6장. 마음의 세계
태연이는 빛을 따라 걸어 들어갔다.
그곳은 현실이 아니었다.
마치 꿈과 같은, 상상과 같은 세계.
하늘은 무지개였고, 땅은 말랑말랑한 젤리처럼 부드러웠다.
사방엔 태희와 함께 그렸던 세계들이 살아 있었다.
‘별빛 숲’에선 노란 별들이 낮에도 반짝이고,
‘웃음의 강’에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물결처럼 흘러갔다.
그리고, ‘비밀 편지 나무’ 앞에
태희가 서 있었다.
“태연아… 보고 싶었어.”
태연이는 눈을 크게 뜨고 달려가 안겼다.
“정말… 너 맞아?”
“응. 여기선 우리가 마음으로 만날 수 있어.
너의 진심이 날 이곳으로 데려왔어.”
7장. 너는 내 마음의 별
태희와 태연이는 마음의 세계를 함께 누볐다.
눈을 감으면 어디든 갈 수 있었고,
웃을 때마다 하늘엔 새로운 별이 생겼다.
태희는 말했다.
“이 세계는 네가 날 그리워한 마음에서 생긴 곳이야.
우정은 사라지지 않아.
그건 시간과 공간을 넘어… 계속 살아 있어.”
태연이는 울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 너 안 잊을게.
우리의 약속… 언제까지나 친구하기, 기억하고 있을게.”
태희는 마지막으로 팔찌를 손목에 걸어주며 속삭였다.
“나는 언제나 네 마음에 있어.”
8장. 현실의 아침
다음 날 아침, 태연이는 다락방에서 깨어났다.
손목엔 반짝이는 팔찌가 걸려 있었고,
벽엔 새로운 별 모양의 빛이 떠 있었다.
태연이는 조용히 창문을 열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별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다른 별보다 유난히 반짝이고,
마치 웃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안녕, 태희야.”
그날부터 태연이는 더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친구가 옆에 없더라도,
마음속엔 늘 가장 빛나는 별이 함께였으니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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