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어느 여름날, 탱구리는 가족과 함께 바닷가로 놀러 갔어요. 하늘은 맑고, 햇살은 반짝반짝 빛났어요. 바닷물은 시원하게 발끝을 간질였고, 모래는 포근하게 발을 감싸 주었죠.
"우와! 바다야!"
탱구리는 신이 나서 모래사장을 뛰어다니며 조개껍데기를 줍고, 작은 게를 잡으려고 따라다녔어요. 그러다 모래 사이에 작은 동그란 무언가를 발견했어요.
"어? 이게 뭐지?"
탱구리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었어요. 그런데 순간!
"앗!"
손끝이 따끔했어요. 깜짝 놀란 탱구리는 손을 홱 뺐어요. 손가락 끝에는 작은 붉은 점이 생겼어요. 그제야 탱구리는 모래 속에서 까만 가시들이 뾰족뾰족 튀어나온 작은 성게를 발견했어요.
"아야야... 성게였구나!"
탱구리는 손가락을 호호 불며 성게를 자세히 들여다봤어요. 성게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었어요. 마치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가시를 세우고 있는 것 같았어요.
"넌 왜 이렇게 뾰족한 가시를 가지고 있어?"
탱구리는 조심스럽게 성게에게 물어봤어요. 그러자 작은 목소리가 들렸어요.
"난… 날 지켜야 해."
깜짝 놀란 탱구리는 두 눈을 동그랗게 떴어요. 성게가 말을 하다니!
"네가 날 밟거나 잡으면 아프잖아. 난 내 몸을 보호해야 해."
성게의 목소리는 조그맣지만 단단했어요.
"그렇구나… 하지만 네 가시 때문에 사람들이 널 무서워할 수도 있어."
탱구리는 생각에 잠겼어요. 성게는 작고 귀여운 모양이지만, 날카로운 가시 때문에 만지기 어려웠어요.
"난 다른 존재들에게 해를 끼치고 싶진 않아. 하지만 내가 가시를 갖고 있지 않으면, 큰 물고기들이 나를 잡아먹으려 할 거야."
성게는 살짝 움츠러들며 말했어요.
"네 가시는 너를 지키기 위한 거구나!"
탱구리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러면서 자기 생각도 떠올랐어요.
"나도 가끔 내 기분이 나쁠 때 친구들에게 까칠하게 굴 때가 있어. 그러면 친구들이 나를 멀리하기도 하지… 하지만 사실 난 친구들과 싸우고 싶은 게 아니라, 그냥 속상해서 그런 건데…"
성게는 가만히 탱구리를 바라봤어요.
"그럼 넌 네가 정말 원하지 않는다면, 가시를 꼭 세울 필요가 없지 않을까?"
탱구리는 성게를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말했어요. 성게는 조용히 생각에 잠긴 듯했어요.
"나도 가끔은 내 가시를 조금 내리고 싶어. 하지만 그러면 너무 무방비해질까 봐 겁이 나."
"그럴 땐 네가 믿을 수 있는 존재들 앞에서는 살짝 가시를 내려보는 건 어때?"
탱구리는 환하게 웃으며 성게에게 조언해 주었어요.
그때, 바닷물이 찰랑이며 밀려오더니 성게를 살며시 감쌌어요. 성게는 부드럽게 떠올라 바닷물에 살짝 흔들렸어요.
"나도 이제 가시를 너무 세우지 않도록 해볼게. 대신, 정말 위험한 순간에는 다시 가시를 세울 거야!"
성게는 작게 웃으며 바다로 천천히 떠내려갔어요.
탱구리는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다짐했어요.
"나도 내 마음의 가시를 필요할 때만 세우고, 친구들에게 더 부드럽게 대해봐야겠다!"
그날 이후, 탱구리는 성게와의 특별한 만남을 마음속 깊이 간직했어요. 그리고 필요할 때만 가시를 세우는 법을 배우면서, 친구들과 더욱 좋은 관계를 만들어갔답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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